진정한 휴식, 멍 잘 때리는 법

by 나무둘

[1분 인생 힌트] 진정한 휴식, 멍 잘 때리는 법


잘 쉬고 계십니까?

잘 쉬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스마트폰 보고, 유튜브 보고, 넷플릭스 보고, 맛있는 것 먹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주말 동안은 잘 쉬셨습니까?

월요병에 허덕이고 있다면 글쎄요. 그렇게 잘 쉬지는 않았는지 모릅니다. 심리상담을 하면서 수도 없이 듣는 질문. 어떻게 하면 잘 쉬어요? 그 이야기를 나누어 봅니다.



지금 죽어도 좋을씨고, 멍 때리기 최고의 기술


심리상담을 하면 스트레스에 대해 많은 이야기합니다. 일이 어때서 스트레스고 그 인간이 어때서 스트레스고 온갖 스트레스 이야기로 넘치는 공간이 심리상담실입니다. 허걱. 이러고 보니 직업을 바꿔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스트레스 더미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심리상담사의 숙명. 심리상담사에게도 쉼은 아주, 정말, 매우 중요합니다.


심리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에 한 가지. 어떻게 하면 잘 쉬어요? 심리상담은 쉬는 기술을 가르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심리상담 자체가 쉬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평소에 하지 않던 방식으로 나를 바라보고 내 삶을 돌아보며 멈추어 있는 시간. 내담자들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중독성이 있다고 합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데 은근하게 깊은 맛,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든, 뚝배기 장맛 같은 심리상담. 다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그리도 좋은 줄 미처 몰랐던 것입니다.


잘 쉬기 위해서는 심리상담에 오듯이 일상에서 잠시 멈추어 서야 합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는 말처럼 멈추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일상의 관성에서 잠시 떠나와야 합니다. 잘 쉰다는 것은 평소에 하던 짓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평소에 하던 짓, 그게 무엇인가요?


핸드폰 손에서 놓지 않기, 블로그나 HTS에 자꾸 접속하기, 남의 SNS 탐방하기, 유튜브나 넷플릭스에 심취하기, 끊임없이 일 벌리기, 계속 더 멋진 미래를 구상하고 계획하기, 맛집 찾아다니기, 해도 소용없는 고민 계속하기, 퇴근 후에 회사일 계속 떠올리기 등등. 적어보세요. 내가 평소에 하는 짓을 적어놓으면 흠칫, 적다 말고 펜을 집어 던지고 싶을지 모릅니다.


어떤 기계도 24시간 연속으로 가동시키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 머리를 24시간 가동시키려고 합니다.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뚝딱뚝딱 거리면 금세 뭐라도 이루어질 것 같이 멈출 줄을 모릅니다. 그래서 탈진합니다. 그리고는 자기가 왜 그렇게 무기력해졌는지 알지 못합니다. 어허 이럴 수가!


그래서 중요한 것은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잘 쉬는 것인가, 그냥 심리상담 때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차 한 잔 마시면서 멍 때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또 질문합니다. 멍이 잘 안 때려져요. 그렇지요. 때려본 적이 있어야 멍을 잘 때리겠지요. 맞아본 적이 없는 멍은 잘도 도망갑니다. 요놈의 미꾸라지 같은 멍!


이제 멍 때리는 법까지 알려드려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좋은 심리상담사는 그런 것까지 알려드립니다. 여기 있어요. 좋은 심리상담사! 지금 그 비기를 공개합니다.



지금 이 순간 죽는다.



멍 잘 때리는 법의 최상위 기술은 '지금 이 순간 죽는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뭐라? 죽는다? 잘못 읽은 것 아닌가? 제대로 읽으셨습니다. 지금 이 순간 죽는 것입니다. 한 달 뒤도 일주일 뒤도 내일도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죽는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일동 묵념, 지금 나의 장례식을 나 스스로 거행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즉시 죽었으니 더 이상 할 일이라는 게 없습니다. 내 책임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내 의무라는 것이 없습니다. 권한을 행사하기 위해,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기 위해 용 쓸 것도 없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나는 죽었기 때문입니다. 인풋할 것도 없고 아웃풋할 게 없습니다. 스마트폰도 유튜브도 넷플릭스도 블로그도 주식도 맛집도 멋진 미래도 오늘 회사일도 집안의 잔소리도 다시 떠올리고 찾지 않아도 됩니다. 말 그대로 그냥 아무것도 안 해도 됩니다.



이미 죽은 자의 홀가분함



아직 죽지 않은 채로 산다면 나는 제대로 살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할 일에 치이고 할 일에 대한 생각에 답답해하고 조급해하고 할 일에 대한 근심 걱정의 더미에 깔려 숨막혀 한다면 진정으로 사는 것이 어떤 맛인지 알 수 없습니다. 죽기 전에는 어떻게든 지금 짊어진 모든 것을 짊어지고 잘 살아보려고 용을 쓸 것입니다.


바로 지금 죽어야 합니다. 지금 죽고 지금 즉시 새로워져야 합니다. 지금 죽을 수 있다면 그 어떤 감각적 쾌락이 가져다 준 쾌감보다 더 큰 자유를 맛볼 수 있습니다. 그 자유는 최근에 본 어떤 드라마나 영화보다 쫄깃하고 생생하고 탱글탱글하니 맛있습니다. 완전히 살아있는 자유!


이해하시겠지만 정말로 내 몸이 죽는 것은 아닙니다. 내 생각, 내 고민, 내 근심이 죽는 것입니다. 내가 이 자리에서 죽어도 좋다는 마음으로 멍을 때리니까요. 멍은 그렇게 때리는 것입니다. 멍을 잘 때리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 모든 것을 다 했을 때보다 만족감이 듭니다 내면에서 솟구치는 기쁨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나에게서 나온 기쁨. 아무 조건이 없이 온전히 내 것입니다. 오호!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도는 홀가분한 자유. 이 진귀한 맛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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