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 첫 순위에 뽑을 수 있는 질문.
저 안 이상한가요?
제가 정상인가요?
내가 이상하지는 않은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은 참 뿌리가 깊습니다. 정상은 도대체 누가 규정하는 것인지, 심리상담실까지 와서 정상 여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을 만날 때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정녕 우리는 누군가에게 정상, 비정상을 확인받아야만 하는 것일까.
이 괴로운 질문을 한번 곱씹어 봤습니다.
본론부터 이야기합시다. 심리상담에 찾아와서까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를 묻는 것을 보면 그대는 분명 정상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니 애먼 심리상담 1회기의 시간과 비용을 날리지 말고 확신을 가집시다.
맙소사, 나는 정상이다!
일단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내가 정상인이 아니라면 나 자신을 성찰하는 능력을 잃었을 것입니다. 내가 정상인지 정상이 아닌지 물을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을 성찰할 능력이 있는 것입니다. 분명히 그렇지요? 내 생각과 감정, 태도가 어딘가 좀 이상한 구석이 있더라도 그게 이상한 것 같다고 감지하고 있다는 것은 내가 정상이라는 증거입니다.
한데 정상 여부가 대체 뭐가 그리 중요할까요? 심리상담 중에 이런 질문을 들으면 힘주어서 답하곤 합니다. 저도 이상해요! 사람은 다 이상해요! 정말 그렇습니다. 심리학의 거장께서 대충 이런 말씀을 하기도 하셨다죠. 정상인은 약간의 강박과 약간의 편집과 약간의 히스테리가 섞여 있는 사람이라고. 심리치료의 아버지라고도 할 수 있는, 심리학의 큰 획을 그은 거장께서 그리 말씀하셨답니다. 그러니 믿어봅시다.
나무둘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정상이지만 세간에서 말하는,
당신이 원하는 수준의 정상은 아닐 수 있다.
나는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관점에서는
비정상이다.
나는 이상하지만
이상하기에 정상이다.
사람들은 다들 이상하니까.
(이런 명언을 남기다니!)
이상한 상담사와 이상한 내담자. 우리는 썩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세상에 모든 사람은 정상인이며 동시에 이상한, 아이러니. 이 아이러니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유념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확신은 나 자신에게서 와야 한다는 점입니다. 내가 정상이든 비정상이든 그것을 규정하고 판가름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입니다. (이 글을 읽고 제대로 이해하고 계신 분이라면 그럴 자격이 있음이 분명합니다.)
남에게 내 존재가 이상한지 이상하지 않은지 묻는 것은 유효하지도 않고 하등 쓸모도 없는 짓입니다. 심리상담에 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심리상담은 내 존재를 판가름하기에 적합한 시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 존재가 있는 그대로 있을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지요. 그런 질문으로 그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참 슬픈 일입니다. 타인에게, 심리상담사에게, 정신과 의사에게 나를 판별한 권한을 이양하지 맙시다. 참 마음이 아픕니다요.
자 가정 하나 해볼까요? 복잡한 심리검사를 한 뒤에 결국 내가 이상하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속상하겠지요. 애초에 내가 정상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물은 것이지 내가 이상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서 질문한 것이 아니잖아요. 내가 이상한 게 맞다니, 속상한 것도 문제지만 더 문제는 이것입니다. 내가 이상하다는 것이 확인된 뒤에는 어떻게 하나요? 대책이 있을까요?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내가 이상한 것에 대해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저 자기 성찰 능력을 키워나가는 수밖에요. 자기 성찰 능력은 한두 시간에 커지는 것이 아니지요. 내 삶 속에서 오랜 시간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결론은 단순합니다.
나는 정상일 가능성이 아주, 매우, 현저히 높습니다. 괜한 의심으로 자기를 괴롭히는 것이야말로 이상한 일입니다. 정상이든 이상이든 잘 살고 싶다면 결국 자기를 성찰해야 합니다. 그러니 헛된 질문을 할 시간에 나를 돌아보며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키워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 성찰하면서 자기 확신을 키워나가기
내가 정상인지 안 이상한지 질문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고 값진 것은 이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