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편안하고 자유롭나요?
어제 내 삶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내 삶을 인정하면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고, 자기주도적인 삶은 자기 사랑으로 이어진다고 했지요. 내 삶을 인정하면 다른 모든 일이 쉬워진다고도 이야기했습니다.
오늘은 그 후속편 같은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 내 삶을 인정하는 것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았습니다.
내 마음이 편안하고 자유로우려면 남에게 기대지 않아야 합니다. 남에게 기대려고 하면 그만큼 남이 나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부분만큼 내 마음이 흔들릴 여지가 생깁니다. 그러니 마음 편안하고 자유롭고 싶다면 남에게 기대는 부분이 적을수록 좋겠지요.
남에게 기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이럴 때 보면 인생의 문제는 몹시 복잡한 듯 보여도 해결책은 단순합니다. 남에게 기대는 마음을 줄여야겠지요. 남에게 무언가 원하는 마음을 줄여야 합니다. 그러면 남에게 얻어낼 것이 없으니 남이 뭘 어떻게 하든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저 내 삶을 묵묵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게 있습니다. 요새 심리학 콘텐츠를 보면 자주 생각하게 되는 바, 그건 심리학이라는 명분으로 의존심을 키운다는 것입니다. 아마 본인들은 전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사람들이 심리학에 의지하게 만드는 콘텐츠가 많습니다. 내면아이가 어떻다느니 어릴 때 애착 형성이 어떻다느니 그럴듯한 이론으로 문제의 원인을 분석해서 이야기해 줍니다. 그럼 어떻게 되나요? 전에 없던 안목을 갖추게 된 우리는 정말 그 이론과 학설이 말한 바대로 그 옛날 그것이 문제였다고 '믿게' 됩니다. 그리고 '집착'하게 됩니다.
궁극의 심리학은 어떤 심리학일까요? 심리상담의 묘미는 만남보다 헤어짐이 즐겁다는 것입니다. 만날 때보다 훨씬 마음이 건강해져서 떠나는 것. 우리의 헤어짐은 섭섭함만으로 가득하지는 않습니다. 새장 속에 갇혀 있던 새가 자유롭게 날게 되었을 때 기분이 어떨까요? 우리는 그렇게 이별조차 축하할 수 있습니다. 모름지기 떠날 때 아름다운 것이 진정 아름답습니다. 그대 박수칠 때 떠나라!
심리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의지하고 기댔던 그 이론과 학설도 언젠가 내 삶에서 떠나보내야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그 이론과 학설이 나에게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그런 주장과 논리를 믿을 필요가 없고 집착할 필요가 없게 되면 어떨까요? 내면아이가 문제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큰 문제가 안 되고, 애착 형성이 문제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꼭 그게 핵심은 아닌 것 같다면? 내면아이가 생각보다 튼실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애착 형성이 문제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나만 유별난 것이 아니었고 그게 꼭 애착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면?
그 이론과 학설은 정말로 나를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맞나요?
믿지도
집착하지도
기대지도 않기
그 어떤 옳게 들리는 설명도 타당해 보이는 해석도 지지대가 아니라 족쇄가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믿고' '집착하고' '기대려고' 하면 나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가두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적당한 해석을 원합니다. 현상을 설명할 그럭저럭 괜찮은 논리를 원합니다. 그래서 과학적인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내 삶을 분석해서 해석해주는 것들에는 혹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해되지 않던 것들이 이해가 되는 것 같을 때 우리는 이해받은 듯한 느낌을 받지요. 그건 사실 자기 자신을 그토록 이해하고 싶었던 마음이 내 안에 있었다는 진실을 드러내주었을 뿐인데 말이지요.
우리는 떠나야 합니다. 심리학을 비롯해 내가 의지하려고 하는 어떤 것에서도 떠나야 합니다. 자유롭고 편안한 마음을 얻고 싶다면 종국에는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해야 합니다. 지금의 지지대는 물속으로 다이빙하기 위한 스프링보드일 뿐. 떠나기 위해 잠시 발을 딛고 서 있을 뿐. 지지대가 없는 곳을 향해 자유롭게 날아오를 힘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발을 디딜 곳이 없을 때 우리는 스스로 날갯짓을 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리고 알게 됩니다. 내 안에 어떤 지지대나 믿음이나 집착이 없이도 내가 안전하게 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어디에서부터 나온 것이고 어디서부터 날아오른 걸까요? 내가 지지대로 삼고 있던 족쇄는 무엇일까요? 이 글의 제목이 그 지점입니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마음.
타인에게 인정받지 않아도 되는 마음은 자유입니다. 내 삶을 인정하는데 타인의 승인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타인에게 인정받으려 하지 않으면 내 삶을 인정하는 것은 보다 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