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진행 중..
어릴 적부터 나 스스로 애정결핍일 거란 확신이 강했다. 애정결핍이란 어린 시절 부모가 자식에게 채워줘야 할 사랑의 "총량"같은 것이 존재하고 그게 과거에 채워지지 않았을 경우, 성인이 된 이후로도 항상 결핍된 상태라 계속해서 애정을 상대로부터 갈구한다는 개념이다(사실 의학적으로 이런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튼, 난 자라오면서 받아야 할 애정이 부족해서 내가 이러한 사람이 되었으니 이걸 충족시켜 줄 누군가를 만나야만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고 핸디캡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https://youtu.be/YkNReIcwlaI?si=kJ57ROGGeoJiUAQ9
해당 영상 내용을 잘 보면 우리는 이성과 사고를 지닌 개개인이 만들어 낸 "자아"가 존재하고 그 자아의 정체성에 사로잡혀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라 여기지만 실은 모든 게 "좌뇌"가 만들어 낸 개념이라는 것이다.
즉, 한마디로 요약하면 우리의 자아=생각이고, 그저 세상을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우리는 존재할 뿐이다.
한 예로, 인간은 죄를 짓고 살아선 안된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만 한다. 돈이 많을수록 행복하다. 등등 우리가 가진 이 고정관념들이 사실 아무것도 아니란 거다. 실질적으로 지금이 원시시대라고 치면 세상에 먹고 자는 것만이 전부인데 그 그 이상의 어떤 가치도 존재하기란 힘들다. 물론 지금은 세상이 바뀌고 사회가 규범 한 틀 안에서 살다 보니 어느 정도의 규칙을 따라 살아가야 하는 게 맞지만 근본적으로 아무것도 아니란 거다(물론 이 또한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이러한 개념을 이해하고 수용하자 내가 가진 고민들이 하찮게 느껴졌다. 그리고 허무함이 밀려왔다. 어차피 인간은 죽고 생은 짧으며 내가 내일 죽어도 누가 날 기억이나 할까 라는 마음이 밀려올 때면 우울하기까지 하다.
잠시 길을 샌 거 같지만 결국 이게 내 애정결핍 극복을 향한 사고방식이다. 남에게 사랑을 받아야만 하고 어째야 하고 저째야 하고 하는 생각 또한, 그저 내가 만들어 낸 하나의 집착이니 내려놓게 되었고 마음이 편해졌다. 물론 다른 사람과 애정을 주고받는 감각이 무가치하거나 매력적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건 내 맘대로 될 일이 아니다. 극단적인 예로 길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아서 연락처를 물어봐서 어찌어찌 사귄다고 치자(그럴 확률도 낮지만) 그저 외적인 부분만 보고 사귀었는데 성격이 나랑 안 맞을 확률은 반이 넘어간다. 어차피 이런 관계는 애정결핍을 악화시킨다. 그래서 내가 낸 결론은...
누군가 만나는 것도 내 맘대로 안 되는 일이고 애정결핍이라 해도 해결해 주는 약도 없으며 해결하지 않는다고 해서 죽지 않는다. 죽을 만큼 괴로울지 언정 안 죽는다. 무책임한 결론이지만 내가 가진 모든 생각에 먹이를 주는 일을 삼가는 것도 필요하다. 모든 고민에 해결책을 제시할 순 없다. 본인의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답으로 삼고 살면 어떨까 싶다. 그 답이 무엇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