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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이 피터가 되어가는 과정

ADHD 아이 육아기

내가 회사에서 퇴근하면 아내는 기분이 자주 상해있다.

왜 이렇게 기분이 안좋냐고 물어보면


"아이가 공부에 흥미가 없어"


또, 아이들과 한바탕 했구나 싶다.




아이가 ADHD라는 것을 알고 우리 부부는 아이의 공부하는 습관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우선, 아이가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아이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더 이상 공부 습관을 미룰 수는 없었다.

이제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우리 아이를 밀어 넣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쉽게 그 버릇이 잡힐리가 없었다.


아이는 여전히 자기가 꽂힌 무언가를 한다.

학원 숙제도, 학교 숙제도 아이에게는 뒷전이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면 다른 부모와 같이 걱정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저러다 공부 못하는 아이가 되면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패배자로 낙인 찍힐텐데"

"이민을 적극적으로 생각해봐야 하나"


그럴때마다 나의 머리 속에는 이민, 아이의 미래라는 단어로 매일 혼란스럽다.


그러다가도 언젠가 속을 차리겠지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그러나, 학원에서 시험을 통과못해 나머지 공부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또 다시 혼란 속에 빠진다.


어떻게 해야 하나

화를 내야 하나

타일러야 하나

나는 매일 선택의 기로에 서서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할지 고민한다.


 



아이가 행복하기만 하면 된다


아이가 어릴 때는 이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우리 나라 사회처럼 갈라치기, 남 무시하기, 오지라퍼들이 많은 사회에서 공부를 못한다고 낙인 찍힌 아이가 행복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로 많이 혼란스럽다.


좀만 더 열심히 공부하면 좋겠는데, 아이는 오늘도 후다닥 공부를 해버리고 게임, 스톱모션 영화만들기 등 본인이 꽂힌 놀이에만 집중한다.


이게 ADHD 아이의 특징이라서 ADHD가 나아지면 공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걸까..

아니면 그냥 공부에 관심없는 아이인걸까..


어제보다 오늘이 나아지면 된다. 조금씩 조금씩이라도..




ADHD 아이의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그 과정이 순탄치않을 거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네버랜드에서 영원히 크지 않던 피터팬이 삶에 찌든 피터가 되어가는 과정이 쉬울리가 없다. 

<피터팬이 어른이 된 상황을 그린 영화 후크>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준비를 해야 한다.

이제는 어른이 될 날이 얼마 안남았기에 자신의 힘으로 무엇인가를 성취하고 그걸 성취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학생이 그걸 느낄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중 하나가 공부일 수 있다.

공부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그걸 또 다시 느끼기 위해 열심히 한다면 그게 바로 선순환!!


또한, 내가 아이의 공부에 신경쓰는 이유는 공부를 못하면 나중에 사회에 나가 선입견과 싸워야 한다.

그걸 피하게 해주고 싶다.


그래서 이 과정이 중요하고, 이 과정을 훌륭히 이겨나가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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