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아이의 친구 사귀기
아빠 나 친구 생겼어
학교를 갔다 온 아이의 목소리가 밝다.
"오! 벌써? 어떤 아이인데?"
"나처럼 외국에서 살다가 이번에 전학왔대"
한국 학교에 빠르게 적응하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하기만 했다.
더욱이, 같은 반 친구 중에 마음에 맞는 친구가 있다니.
우리 아이는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만나는게 정말 힘든 아이였다.
정말 착한 아이인데, 친구들은 우리 아이에게 접근을 하지 않았고 나는 그게 항상 안타까웠다.
그러다보니 아이는 항상 날카로웠고, 자기가 상처입을까봐 항상 방어적인 모습이었다.
친구들에게 톡톡 쏘는 말을 잘하지만, 그게 자기가 상처입지 않게 하는 말인걸 우리 부부는 잘 알았다.
캐나다에서도 비슷했다.
항상 우리 아이는 우리들에게 친구 욕을 많이 했다.
"반 친구들 나빠"
"왜?"
"내가 힘들 때도 신경 안써줘"
"네가 먼저 다가가봐"
"했는데도 그래"
이러한 대화를 할 때면 항상 가슴이 아팠다.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 간 학교에서 우리 아이는 조금씩 변했다.
"여기 애들 착하더라"
"왜?"
"내가 넘어지면 애들이 다가와서 괜찮냐고 물어봐"
"친구들 좋아?"
"응 친구들 좋아"
그리고 이제는 마음에 맞는 친구까지 생겼다.
더욱이, 같이 외국에 있다 온 친구라 더 마음에 맞는 것 같았다.
8시40분에 집 앞에서 보자
아이가 등교를 위해 집을 나서기 전 그 친구와 전화통화를 한다.
시간을 맞춰서 같이 학교에 가자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는 날이 오다니, 아이가 조금은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많이 기뻤다.
물론, 아직도 충동성 장애로 공부와 관련하여 나와 다툴 때가 있다.
그러나 사회성은 많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았다.
더욱이, 한국에 돌아와서 더 안정을 찾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아이와 그 친구는 같은 농구학원을 다니기에 그 아이의 아빠와는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 아이의 아빠도 차분하고 아이를 위해 헌신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런 부분도 나는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 아이가 농구하자고 연락이 오면, 우리 아이가 공부를 하고 있더라도
"같이 가서 농구해. 공부는 나중에 하고, 그 친구랑 친하게 지내"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하고는 한다.
아이가 친구 때문에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는지 잘 알기에 우리 부부는 아이의 교우관계에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아이의 마음병원에서 의사선생님도 아이가 크게 이상하지 않다는 말을 한다.
아직은 완전하지 않은 아이
아침에 눈뜨면 타잔이 되고, 공부하라고 하면 울먹인다.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울면서 문제를 푼다
아직도 ADHD의 성향이 많이 남아있기는 하다.
이 싸움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걸까 하다가도 아이가 친구와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그래도 어제보다는 나아지고 있어 하며 아주 가끔은 안도의 한숨을 쉰다.
이 싸움의 끝이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우리 부부는 지금처럼 가끔은 울기도 하며 저벅저벅 앞으로 걸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