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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피터팬과 함께 사는 게 좋다.

ADHD 아이의 장점

ADHD 아이 키우느라 힘드시겠어요


우리 아이가 ADHD라는 걸 알았을 때 주위에서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다.

또는 우리 아이가 자기 남동생과 노는 모습을 볼 때도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아이는 아직도 초등학교 저학년처럼 논다.


소리 지르기, 장난치기, 놀리기, 말 안 듣기

누가 봐도 자기 동생과 노는 우리 아이의 모습은 영락없는 초등학교 3학년의 모습이다. 


장난꾸러기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 둘이 논다고 생각해 보자

그냥 죽음 그 자체다.


그런 것을 우리 부부는 매일 겪어야 했다.

그것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끝이 있을까


너무 지칠 때 내가 내 와이프에게 이따금씩 하는 말이다.

어쩔 때는 두려울 때도 있다.

끝나지 않으면 어쩌지


노력을 하는데도 아이의 태도가 항상 똑같을 때 다가오는 두려움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그래서 이것저것을 해봤고, 조그만 차이에서 희망을 엿보려 했다.

그러나, 그 차이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다가오는 그 이상의 절망감은 이루어말 할 수가 없다.


또는 그 차이가 약의 힘을 빌어 나타난 것임을 깨달았을 때


두 배 세배로 다가오는 지침과 절망감은 때로 분노를 일으킬 때도 있었다.


그러함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아이의 순수함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피터팬이 왜 피터팬이겠는가

순수하기 때문에 피터팬이다.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순수하고, 아이 같다.

지금 저 정도 나이면 여자에 대한 호기심도 있을 수 있고, 나쁜 아이들의 유혹도 있을 수 있을 텐데


우리 아이는 전혀 그런 것을 모른다.


그냥 자기보다 몇 살 어린 남자아이들과 장난치고 노는 것이 최고의 기쁨이고 삶의 목표이다.


지금도 캐나다에서 어떤 친구가 제일 보고 싶어라고 물어보면,

자기보다 3살 어린 자기 친구의 남동생이라고 한다.


그 아이와 맨날 포켓몬 카드와 포켓몬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너무 좋았나 보다.

지금도 우리 아이가 친구를 선정하는 기준은 포켓몬 대화가 통하는 아이여야 한다.


그만큼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내가 퇴근하면 아빠 하며 안기고 뽀뽀하고 그러니 누가 그런 아이를 예비 청소년이라 부르겠는가


이 길의 끝이 어디일지 몰라도


나는 우리 아이에게 때로는 실망하고 때로는 지치기도 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또 아이가 아빠하고 안기면 스르르 풀리겠지


누가 또 아나

그러다 어느 날 진지한 목소리로 아빠가 아버지로 바뀔지


그러면 이제 끝났구나 하는 안도감과 동시에 순수한 피터팬을 그리워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지 않을까 


피터팬이 모든 여정을 끝 마치고 네버랜드를 떠나 자신의 부모에게 돌아갔을 때 그 아이의 눈에는 행복함만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네버랜드를 떠나 이제는 더 이상 아이로 살지 못하는 그리움과 아쉬움이 남아있지 않을까.


나 역시 그런 눈빛으로 아이를 쳐다보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지금이 힘들지라도 우리 아이의 순수함을 즐기고 싶다.


나의 피터팬이 피터가 되기 전까지 말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우리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


네가 어른이 될 준비를 끝마치고 
네버랜드에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때까지
엄마와 아빠는 항상 너를 기다릴게
나의 피터팬, 아빠와 엄마는 항상 너를 사랑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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