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축복이었다.
너무나 좋은 사람들이 있어 출근길이 행복했던 회사였지만,
어느 날 던져진 차가운 말 한마디가 내 마음을 무너뜨렸다.
받아들일 수 없는 지적, 이해할 수 없는 말투...
작년 이맘때 느낀 번아웃 때문에
모든 것이 지쳐만 갔다.
그 순간 스친 생각.
‘나는 여기서 계속 일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질문은 시간이 갈수록 더 선명해졌다.
게다가 나는 계약직이었다.
누구보다 책임감 있게 일하고 있었지만,
내 자리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위치였다.
그 불안은 늘 마음 한편에 자리를 잡고 있었고,
내가 쏟아붓는 모든 노력들이
‘언젠가는 끝날지 모르는 유효기간 안의 일’처럼 느껴지게 했다.
일이 늘어날수록, 역할이 커질수록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제대로 대우받고 있는 걸까?’
내가 하는 업무는 계약직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였다.
단순한 오피스 어드민이 아니라,
오피스 전체를 책임지는 운영자이자
HR과 총무를 아우르는 실무자였다.
그런 나에게, 또 다른 질문이 떠올랐다.
‘이 일을 계속해도 나에게 남는 게 있을까?’
‘경력을 쌓아도, 내 미래는 지금보다 더 안정적일 수 있을까?’
계약이 연장될 때마다
“언젠가는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더욱 짙어졌고,
그 불안은 내 일상을 조금씩 갉아먹었다.
그래서 생각하게 됐다.
더 늦기 전에, 나에게 맞는 환경을 찾고 싶다고.
열심히 일한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고 싶었고,
사람보다 시스템이 앞서는 구조 속에서
내 삶을 소모하지는 말아야겠다고.
그래서, 이직을 고민하게 되었다.
지금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다 보면
어떤 길이든 나타날 것이라 믿는다.
다만, 그 길이 눈앞에 나타났을 때
머뭇거리지 않고 걸어갈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나를 돌보고, 나를 단단히 세우는 중이다.
명확한 기준은 아직 없다.
아직도 나를 알아가는 중이기에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하나씩 찾아가는 중이다.
다만 하나,
분명해진 기준이 있다면 이것이다.
“내가 나다울 수 있는 곳.”
노력에 걸맞은 존중을 받을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커리어를 그릴 수 있는 곳.
그 기준을 마음 한가운데 두고,
나는 지금 조금씩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