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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chungr May 15. 2022

다음 단계는 뭔가요?

아쉬탕가 100일 도전기 28일차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 100일(번) 챌린지 중 28일째가 지나갔다. 매일 하려 했지만 저번 주에는 월경이 겹쳐서 이틀에 한 번씩 진행했고, 풀 시퀀스가 아닌 하프 시퀀스로 진행했다. 5월에는  루틴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를 따라서 아침 6시 기상/ 밤 10시 취침 목표를 세웠고 이에 아침에 일어나서 요가를 하였다.


아침 요가는 저녁 요가보다 더 힘들다. 더 뻣뻣하고 힘도 더 없는 것 같다. 저녁에 할 때 잘 되던 동작들이 안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냥 아예 마음을 놓고 하고 있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지금 현재의 상태에 맡기고 요가를 한다. 마음이 편하다. 전체 시퀀스가 끝나고 사바아사나까지 하고 나면 식사하고 일을 시작한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아침에 가지고 나면, 하루가 더 단단해진다. 일하면서 생기는 여러 상황과 부딪히는 사람들 속에서 조금 더 중심을 잡고 갈 수 있다. 꼭 요가를 하지 않아도 하루 중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라면 하루를 조금 더 평온하게 보낼 수 있는 것 같다.


요가를 꾸준히 하다 보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계속해서 배워야 하는 것/혹은 깨닫는 것들이 생긴다. 차투랑가 단다아사나 (푸시업 하는 자세와 비슷한데, 하이 플랭크 자세에서 팔꿈치를 몸통에서 벌어지지 않게 스치듯 닿으며 90도까지 내려가는 동작으로 양손과 양발로만 몸을 지탱하는 자세)를 이제는 그래도 나름 모든 시퀀스에서 뺴지 않고 할 수 있다고 느꼈는데, 이번 주에 요가하다가 갑자기 나의 자세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있었다.   


하이 플랭크에서 내려가서 몸을 지탱할 때,  팔꿈치는 90도까지 내려가고, 몸은 단다(막대기)처럼 일직선으로 뻗어있어야 한다. 그런데 자세가 힘들다 보니깐 어깨 쪽에 많은 힘이 쏠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깨를 끌어내려 어깨 대신 겨드랑이 아래 전거근을 잡아본다. 느낌이 다르다. 다시 차투랑가 단다아사나가 힘들어지는데, 더 곧은 자세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존 스콧 선생님의 영상으로 연습을 하다 보면 항상 말씀하는 것이 있다. 판차 반다. 판차는 산스크리트어로 숫자 5를 뜻하고, 반다는 (아직 반다의 진정한 의미는 모르지만 지금의 내가 생각하기에는) 요가에서 몸에 흐르는 에너지(기)를 잠가(끌어올려) 에너지가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것으로, 아쉬탕가를 할 때 자세들에서 반다를 잡아야 깊은 호흡을 할 수 있게 된다.   


판차 판다에는 우리가 아는 물라 반다(회음부 쪽), 우디아나 반다(배꼽 아래쪽), 잘란다라 반다(목 아래쪽)와 함께 손바닥에서 연결되는 암핏 반다(전거근)와 발바닥에 연결되는 그로인 반다(서해부)가 있다. 수련을 하다 보면 이 5가지 반다가 정말 중요하게 느껴지고 항상 생각하며 자세를 취한다.   


이 중에서 나의 차투랑가 단다아사나에는 암핏 반다가 빠져있었다. 내 차투랑가 자세를 보면 손은 엄지 검지 쪽이 아니라 새끼손가락 쪽에 무게가 실려있다. 이렇게 되면 손바닥의 힘 겨드랑이 아래 전거근(암핏 반다)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다시 엄지 검지에 힘을 주고, 차투랑가에서 내려가면서 암핏 반다를 작동시키며 연습하고 있다.


이렇게 깊어지고 깊어지는 것 같다. 끝이 없다.  비단 요가를 할 때만이 아니다. 삶에서도 내가 배워야 할 것들이/ 가야 할 길이 계속 나타난다. 작년 요가 지도자 자격증 과정을 들을 때는 중심이 "나"였다. 나는 누구인가, 나를 더 이해하고 싶고, 내가 더 행복하고, 평온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에 집중하였다.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보다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고, 인정하고 있으며 가장 중요하게는 나를 많이 사랑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이 포인트가 내가 아니라 타인으로 연결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나에서 시작된 질문과 경험들과 이해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여야겠다고 이어지고 있다.


꿈과 비전등을 생각해볼 때 내가 가고 싶은 길은 항상 그것이 요가이던 다른 형태이던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함께 나누고 싶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동일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최근까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사람들과 소통과 상호작용을 하고 싶어 하는 건 항상 알고 있었는데, 한 번도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있지 않다는 걸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이것에 대해 앞으로 많은 생각과 경험들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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