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onchungr Jan 01. 2023

‘현재’는 내가 경험해야 할 모든 것이 존재하는 순간

치앙마이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 알베르토!

에너지는 정말 굽이굽이 이어지고 통해져 내가 나를 비추게 하는 사람을 지금 만나게 한다.


치앙마이에 12/23 금요일 밤에 도착해, 크리스마스이브 토요일 낮 한적하게 올드타운을 거닐고 핫하다는 님만 해만으로 넘어가서 마켓을 구경하며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냈다. 돌아오는 길에 North Gate라는 재즈바에 들렸다.


여름의 크리스마스가 익숙하지 않았지만, 밴드의 캐럴과 연말 분위기 물씬 나는 홀리데이 연주 덕분에 크리스마스가  실감 났다. 주변사람들과의 잠깐의 인사와 대화들 그리고 멋진 연주를 들으며 한 시간이 훌쩍 가고 첫 번째 세션이 끝났다. 나도 이만 슬슬 숙소로 들어가려 택시를 기다리다가, 색소폰 연주자인 폴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나:연주 너무 멋졌어요!!

폴: 우리 엄마도 매일 그 말해요!!

아하하하하하


그렇게 대화가 오가다 폴이 North Gate에서 불과 100미터 떨어진 Rahoree City of Music이라는 다른 재즈바에서 바로 연주를 하러 간다며 보러 오라고 청했다. 크리스마스이븐데 그럴까..라는 마음이 올라와 sure! 를 외치며 같이 나섰다.


노스 게이트가 좀 더 인터내셔널 하고 캐주얼하고 빈티지한 분위기라면 라호리는 조금 더 젊고, 로컬 (물론 인터네셔녈도 많지만!) 바이브가 가득한 곳이다. 들어가자마자 폴은 연주를 준비하러 무대로 향했고, 이미 자리가 꽉 차 복도에서 스탠딩으로 맥주 한잔을 홀짝거리며 연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상황이 너무 재밌어서 무작정 옆에 있던 사람에게 어떻게 여기에 오게 되었는지 들어보라며 지금의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이놈의 오지라퍼...하지만 나는 나의 오지랖을 사랑한다)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렇게 만난 사람이 알베르토이다.


이탈리아에서 온 알베르토. 내가 사랑하는 이탈리아에서 왔다니! 거기서부터 반가워서 나의 이탈리아 사랑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나는 이탈리아를 여러 번 방문했으며 나의 좋은 친구들의 고향이자 내가 이탈리안 음식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등등 끝이 없었다) 그렇게 대화는 치앙마이에서 뭐 하는지로 이어졌고 알베르토는 치앙마이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으며 요가원에서 요가를 매일하고 있다고 했다. 


'오 마이갓! 나도 요가 수련을 하고 있고 진심으로 요가를 좋아해!!' 이제 막 요가 의 길로 들어선 나는 너무 신이 났다. 연달아 하이파이브를 하며 그렇게 우리의 요가 대화는 폴의 멋진 색소폰 연주와 함께 끝없이 흘렀다. 노래와 대화와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떠들며 24일의 시끌벅적한 밤이 지나갔다.


25일 오전 템플 방문 마치고 저녁에 알베르토와 만나서 또다시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알베르토는 아헹가 요가를 15년간 수련했으며, 7년간 매년 2달씩 인도를 방문하여 수련하였으며, 이탈리아 어떤 산 (이탈리아에서 스키로 6번째로 유명한 산이라고 말해줬는데 까먹었다..)에 리조트를 운영하는 사업가이자 자기 성장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자유 영혼이다. 이탈리아에 요가 센터도 설립해 아헹가 certificated 티쳐가 그곳에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아쉬탕가를 수련하고 있지만 아쉬탕가빈야사요가와 아헹가 요가의 뿌리는 두 구루지의 같은 스승님인 크리슈나 마챠리야에게서 나왔기에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한다. 아헹가 요가를 기회가 된다면 꼭 배워보고 싶었는데, 알베르토가 다니는 치앙마이 요가원인 Tadasan yoga Chiang Mai는 아헹가 공인 티쳐가 가르치는 곳이라고 하여 26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수련을 하게 되었다. (타다산 요가에 대해서는 다른 편에서 다룰 예정이나 치앙마이에서 요가를 수련하고 싶다면 꼭 추천한다!)


자신을 올드패션이라고 하지만 이 50대의 알베르토의 에너지는 무한하다.  장난도 웃음도 많고, 그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가볍고 산뜻함 그러나 깊고 흔들리지 않은 단단함으로 언제나 자기 자신으로 머무른다.


타다산 요가에서 - 존경하는 산손 선생님과 아름다운 영혼 알베르토와 함께


한동안 자기 성장과 삶에 대해 깊게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그리고 어떻게 요가와 자기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어떤 길을 가야 할지 한참 고민하고 있었다. 


지금 내가 가진 질문과 의문, 고민들을 함께 나누려고 나타나기라도 한 듯 알베르토와 삶에 대해 많은 것을 나눴다. 타다산 요가에서 매일 함께 수련하고, 수련 뒤 주스 바에서 매일 1-2시간씩 나눈 대화들은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요가로 시작해 삶, 여행, 관계, 영적 성장을 위한 워크숍과 리트릿, 마인드셋, 삿구루, 무지, 오쇼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어졌다. 



우리가 가장 많이 했던 말은 Let go와 intention이다.


명확하게 삶이 의도를 잃지 않되 모든 것에 열린 마음과 놓아버림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갈 것. 그 순간순간마다 필요한 것들이 반드시 찾아오고 길이 열릴 것. 그러니 현재에 집중할 것. 


너무 감사하게도 그의 롤모델이자 선생님인 빌리도 우연히 만나게 되어 많은 영감을 받았다. 


여행은 경험을 선물한다. 그리고 그 경험은 내가 되어 나의 삶을 더 나답게 만들어 준다. 모두 각자의 길이 있고 각자의 방식이 있다.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여행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면서 나는 나의 길을 찾아간다. 내가 여행을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 날 요가 후 치앙마이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템플과 아웃도어 내추럴 사우나에 함께 갔는데, 그때 알베르토가 해준 말이 마음에 남는다.


문, 세상에는 정말 많고 다양한 물길, 강이 있지만 결국 모두 바다로 흐르고 있어. 모든 사람도 각자만의 방법으로 마음수련과 영적 성장을 추구하고 따르지만 결국 다 같은 길로 가고 있는 거야. 자신을 믿고 의도를 잃지 말고 그 길을 가다 보면 언젠가 반드시 때가 올 거야. 항상 즐겁지만은 않아 정말 힘들 때도 있고 집중하지 못할 때도 있어.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잘되고 있는 거야. 침착하게 기다리면 언젠가는 반드시 와. 난 네가 잘 가고 있다고 믿고 잘 갈 거라고 믿어. 


‘현재’는 나의 길에서 내가 만나야 하는 right person을 만나게 해 준다. 우리는 곧 또 이탈리아에서 보겠지. 그때까지 Ciao 



작가의 이전글 아쉬탕가의 좋은 기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