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 있지만, 스웨덴에 없는 2탄의 이것은 우리 부부가 한국에서 살며 가장 감사한 것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건 바로 겨울의 해!
내가 스웨덴에서 살며 괴로웠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우중충한 날씨였다.
유럽의 썸머타임이 끝나면, 10월 중순부터 본격 스웨덴 겨울이 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보통 아침 8시가 일출시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처럼 해가 쨍! 하고 뜨는 건 아니다. 하루가 시작돼도 하늘은 여전히 어둠침침하다.
하루가 아직 시작도 안된고 같은데, 4시가 되면 밖은 이미 깜깜하다.
그러니 하루에 해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은 고작 몇 시간이 안된다.
이렇게 해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겨울에는 비타민D 영양제를 별도로 섭취하는 게 필수이다.
스웨덴에 유명한 말이 있다 - 나쁜 날씨는 없다. 단지 나쁜 옷이 있을 뿐! (Det finns inget dåligt väder, bara dåliga kläder.)
하여 아무리 흐린 날이어도, 비가 오는 날이어도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또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논다.
스웨덴의 겨울은 해가 귀하다 보니, 겨울이면 집안 곳곳에 캔들을 놓고 실내를 아늑하게 만드는데도 큰 공을 들인다.
우리가 스웨덴에서 처음 만나기 전, 남편은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했었다.
그때 남편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사랑에 빠지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 음식, 편리함 등을 모두 제치고 바로 '해' 때문이었다.
남편은 한국의 겨울을 'crispy cold'라고 혼자 정의한다. 영하의 칼바람에 아무리 추워도, 쨍쨍 비추는 햇살 덕분에 융화(?)된다고. (재밌는 건 겨울에 한국을 왔던 스웨덴 친구들이 다 박수를 치며 동의했다)
한국의 겨울은 영하 10도는 거뜬히 내려갈 정도로 춥지만, 낮시간대에는 충분한 광합성을 즐길 수 있다.
남편이 한국 겨울의 햇살에 대해 얘기하기 전까진 크게 공감하지 못했는데, 스웨덴에서 겨울을 보내고 나니 무릎을 탁 치게 됐다.
햇살이야 말로 하늘에서 쏟아지는 공짜 영양제가 아닌가! 자, 그럼 이제 밖을 나가 공짜 영양제를 즐겨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