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앙종은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불교의 모습은 아닙니다. 우리는 예불도 다르고, 법문 시간의 분위기도 다르고, 선 명상도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합니다. 10여 년 전 미국에서 선 명상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이런 모든 것들이 나를 망설이게 했었습니다. 왜냐면 한국에서 익숙한 목탁과 염불 소리, 전통 사찰의 이미지, 고요할 것만 같았던 명상 시간 등을 미국 절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명상을 배운 것은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좋은 선택이었고, 나 자신뿐 아니라 내 주변 모든 이에게 가장 큰 즐거움과 혜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한국에 도량이 생긴 이후로 우리는 매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이제 돌이켜보니 불교의 가장 큰 아름다움이자 매력은 정해진 모양이 없다는 겁니다. 그걸 배우고 수행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모인 사람들에 어떠냐에 따라서 우리는 계속해서 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했지만, 이미 미국보다 한국의 승가는 훨씬 더 커져버렸습니다. 수행하고자 하는 인원과 열정도 한국이 더 큽니다. 그래서 이제 미국에서 온 위앙종이라 부르기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한국 조계종 스님들도 많이 합류하였고, 함께 수행하는 유럽인도 계속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수행하고자 찾아오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위앙종이 탄생한 바로 그곳, 중국에서 한국까지 찾아온 그들과 함께 하는 겁니다.
미국에서 온 스승님을 모시고, 영어로 법문을 듣습니다. 한국땅에서 한국스님들이중국의 승복을 입고, 중국 목탁과 여러 법기로 중국식 염불 멜로디에 맞춰서 한국말로 예불합니다. 20여명의 중국인은 자기네 나라에서 시작된 위앙종의 가르침과 수행법을 미국인 스승에게 배우고, 한국인 스님과 수행하며, 한국어에 따라서 예불합니다. 중국어로 해주지도 않는데, 불평은 커녕 직장에서 주는 모든 휴가를 한국에서 수행하기 위해서 사용합니다. 큰 여행용 가방에 선물을 잔뜩 사와서 수행해주게 해줘서 고맙다고 눈물도 흘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