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김장하는 날
엄마가 아침부터 분주하셨다. 더불어 언니도 합세해서 엄마를 도왔다. 내가 늦잠을 잔 사이 엄마와 언니는 장을 보고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었다. 아빠로부터 문자가 와 있었다. "엄마를 부탁해. 아빠 대신 엄마 김장하는 거 도와주렴"라고. 매번 힘들 때 글감을 얻어 썼는데 오늘은 기분이 좋아서 글을 쓰고 싶었다. 그렇게 나도 기지개를 켜면서 서둘러 학교 조별과제를 하면서도 엄마를 도울 준비를 마쳤다. 내가 한 일은 짜장면 포장 가지러 가는 일. 그리고 저녁때 남동생이 마트에 들러 엄마가 드시고 싶은 음식과 남은 가족들이 먹고픈 음식을 사러 갔다. 그렇게 가족들이 저마다 하나씩 역할을 맡았다.
김치 양념은 빨갛고 양이 아주 많아 보였다. 멸치 액젓 향이 났고 양념의 맛은.. 짜면서 약간 매콤했다. 엄마가 양념을 버무릴 때마다 철퍼덕, 철썩철썩 소리가 들려왔다. 김장의 하이라이트, 바로 보쌈에다 새로 담은 김치 싸 먹기! 우리의 저녁식사였다.
여느 주말처럼 아니 어떤 주말보다도 정겹고 편안한 주말이었다. 잠시 치워둔 나와 언니의 미래. 언니는 언니고, 알바를 구하고 있는 난 사실 알바 하나 제대로 잘 못한다. 그런 나는 과연 직장생활을 잘할 것인가. 요란한 분위기 속 내 마음은 이 걱정들을 잊어버렸다.
내일이 되면 김장은 끝날 것이다. 1년 동안 두고두고 먹을 양식이자 계속 이 날을 생각할 것이다. 그러므로 최대한 돕고 미운털 박히면 끝장이다! 엄마가 1년 동안 두고두고 우려먹을 테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