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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보름 Jul 12. 2023

마흔에 다시 시작한 독서

마흔.. 이 들어간 책들이 주변에 보면 많이 있다. 

<40대 강해져야 한다>, <마흔 수업>, <40대에 도전해서 성공한 부자들>.. 등등


20대 때는 서른이 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함이 있었다. 그때는 서른만 보였다. 그 뒤에 찾아올 마흔은 내 머릿속에 없었다. 그렇게 30대가 되고 30대 후반이 지나 40이 다가오니 이제는 마흔만 보인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역시 40대가 되는 것에 대한 겪어보지 못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함이 찾아온다. 그러나 이번에는 하나가 더 같이 딸려온다. 지금 해내지 않으면 앞으로 내 인생에서 무언가를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조급함'이라는 놈이다. 두렵고 불안한데 급하기까지 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이는 먹었는데 무언가 이뤄놓은 것이 없다는 마음에 더욱 조급함과 두려움이 강해진다. 급할수록 호흡을 가다듬고 나에게 더 집중해 본다. 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가 진정 나의 인생에서 이루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공자는 자신의 40대에 권력자들의 유혹에도 무릎 꿇지 않고 자신만의 학문의 길을 계속 추구하며,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아 40대를 '불혹'이라 하였다. 나는 내 나이 40에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

아직 답은 모르겠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이대로는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몇 달 전, 온몸이 너무 아파 앉을 수도 누울 수도 없는 극심한 근육통이 찾아온 적이 있었다. 열이 38.7이었다. 코로나 때 근육통이 심해 온몸이 엄청 아팠었는데 이것은 코로나 때보다 훨씬 더 심했다. 정말 말 그대로 너무 아파 움직일 수도 앉을 수도 누울 수도 없었다. 설상가상 나를 데리고 병원에 가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아니 아무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선택을 해야 했다. 혼자 이 악물고 어떻게 해서든 아픈 몸을 끌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것 인지, 하루종일 이 고통을 안고 누군가 와줄 때까지만 기다리며 집에 있을 것인지.. 

이전 같으면 누군가에게 연락이 올 때까지 그저 기다리고 있을 나였다. 그렇지만 이번엔 너무나 큰 고통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움직이기까지 엄청난 정신력이 필요했다. 결단을 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병원까지 가자. 할 수 있다.'

그렇게 나는 몸을 이끌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왔다. 그다음 날, 나는 침대에 누워 브런치글들을 보던 중 어느 글 하나에 눈이 아니 온 영혼이 꽂혔다. 


인생은 선수촌이다.
나는 늘 초보인데 인생은 나에게 프로를 원한다. 
선수촌은 선수를 키운다. 그래서 자꾸만 내게 더 큰, 더 센, 더 강한 역할을 부여하며 초보딱지를 떼게 하고 선수가 되게 한다. 우리가 그곳에서 피하면 살아날 수가 없다. 선수촌인 인생에서 살아남으려면 방법은 한 가지 내가 힘을 키워 선수가 되어야 한다.

   

 그래, 나는 지금 나에게 새로이 부여된 역할인 엄마로서의 역할을 해내지 못해 헉헉대고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고 주저앉아 있지만 이것은 나에게 새로이 부여된 또 하나의 역할일 뿐이다. 이것을 이겨내지 못하면 그다음에 나를 더 키우기 위해 어떤 더 큰 역할이 부여될지, 어떠한 더 큰 시련이 올 지 알 수 없다. 그것을 이겨내려면 나는 주저앉아 울고 싶을 만큼 다 놓고 싶은 만큼 힘들어도 일어나서 힘을 키워야만 한다. 이 사실을 온몸으로 깨닫고 글로도 깨닫고 나니 나는 내적, 외적으로 모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40에 내 인생 처음으로 독서모임에 가입했다. 그 독서모임은 기존에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일반적인 책 읽기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양서, 철학서들 위주로 체계적인 독서를 하고 읽은 내용을 토론하고 공유하고, 코칭까지 받으며 책의 내용을 내 삶에 적용하여 내 삶을 더 나은 방향,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그런 모임이었다. 


 누군가의 삶이 아닌 자기 자신의 삶을 살고 싶고,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고 그러기 위해 나부터 변화해야 함을 느끼기에 나를 발견해 나가는 그런 책 읽기를 하는 곳이었다. 그렇게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책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던 나는 처음으로 다른 누군가와 함께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는 독서모임에 가입하게 되었다. 



* 글 출처, 지담님의 글 https://brunch.co.kr/@fd2810bf17474ff/411

* Photo by Aaron Burde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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