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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간호사 Jan 09. 2021

신생아도 기흉이 생겨요.

#호흡곤란 #신생아 #기흉

                                                                                                                                                                                                                                                                                                                                                                                                                                                                                                                                                          

 아기가 숨을 빨리 쉬어요.

 아기의 호흡이 이상하다는 말을 듣고 불안한 마음에 아기에게 갔다. 담당 환아가 숨을 힘들게 쉬고 있었다. 보통의 신생아보다 가쁘게 숨을 쉬고 있었다. 빈호흡(숨을 빠르게 쉬는 호흡)이 있다고 알려온 아기는 80~90회/분의 속도로 숨을 쉬고 있었다. 호흡의 빈도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양쪽 갈비뼈가 드러나고 콧구멍이 벌렁벌렁 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2가지 다 호흡을 충분히 하지 못하기 때문에 갈비뼈 근처의 근육과 콧구멍을 크게 해서 최대한의 호흡을 하려는 아기의 안타까운 모습이다.







 담당 아기는 출생 주수 35주 1950g으로 출생한 아기였는데, 아쉽게도 체중이 2kg이 안돼서 신생아 집중치료실에 입원한 아기였다. 분만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었기에 단순히 엄마의 뱃속에서 아기가 크지 못한 어떤 이유가 있었고 열심히 키워서 퇴원을 해야겠다라고만 생각하던 아이였다.

 그런데 갑자기 호흡을 힘들게 쉰다고 하니 갑작스럽게 벼락 맞은 충격이었다. 출생한 지 2~3시간 밖에 안됐기 때문인가 싶기도 했지만 혈액검사상에서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x-ray 사진을 통해 확인하기 위해 이동용 x-ray를 불렀다. 산소포화도는 90 이상을 유지했지만 힘들어 보이는 아기의 모습을 보니 찰나와 같은 1분이 마치 1시간 같이 느껴졌다. x-ray를 통해 확인해본 아기의 가슴 x-ray에서는 우측 아래 폐에 작은 공기 음영이 보였다. "아! 걱정하던 대로 공기구나."






정상적인 만삭아에서도 자발적인 기흉이 발생

 가슴 x-ray 상에서 공기가 보이는 경우 공기 누출 증후군이라고 부르는데 그 종류는 생기는 부위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쉽게 말해 기흉이라고 하는 것이 공기노출증후군중에 하나이다. 정상적인 만삭아에서도 약 0.07%에서 자발적인 기흉을 보일 수 있다고 책에 써져있었는데, 운이 나쁘게도 이 아이가 그런 경우였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크기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기흉의 경우 심한 경우 가슴에 관을 넣거나 바늘로 찔러서 공기를 제거하기도 하지만, 아기의 경우에는 혈액검사가 안정적이었고 혈압이나 활력징후가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산소치료로 호흡곤란을 해결하면서 조금 더 지켜는 치료를 계획했다. 아기의 호흡 증상은 산소를 투여하면서 호흡이 안정화되었고 4시간 정도 간격으로 찍은 x-ray에서도 공기의 크기가 늘어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아기의 상태는 나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x-ray 찍을 때마다, 혹시나 기흉이 더 커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방금 아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뒤돌아섰는데 아기의 상태가 안 좋아지지 않았을까 또 가서 살펴봤다. 기흉이 완전히 좋아지지 않은 아기의 상태를 뒤로하고 인계 후 퇴근하는 나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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