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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사 Aug 12. 2023

효리 언니가 이 책도 보시려나

안리타의 <리타의 일기>를 읽고

이 책을 만난 날, 효리 언니 인스타그램에 안 작가님의 다른 저서 <모든 계절이 유서였다>가 아무 멘트 없이 올라왔다. 괜히 혼자 심쿵했는데 이 책도 보시려나~


본론으로 넘어가서 이 책은 마니아를 다수 보유한 안리타 작가의 신작이자 10번째 에세이로 그녀의 글쓰기 철학이 오롯이 드러난다.


안리타 작가 본인 표현에 따르면 그녀는 '누구보다도 자신을 들키는 일에 익숙지 않는 사람'이다. 오죽하면 전업 화가 시절에도 본인 그림이 걸려있는 전시장에 누군가를 초대한 적이 아예 없고, 본인조차 전시 종료 후 작품을 철수할 때나 전시장에 갔다고...


숨어 있는데도 숨고 싶은 마음과 싸우느라 대부분의 삶을 소모했다는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깊숙한 내면까지 전부 드러내는 글을 쓰고 있는 걸까.


내면의 깊은 곳에서 발성되는
 괴물의 외침 소리는 끝이 없었다.
 그것은 커다란 의견을 피력하며
 이명처럼 나를 점령했다.
나는 계속해서 말하고 싶었고,
발설하고 싶었고,
그리고 손을 번쩍 들거나
두 다리를 흔들며 마음을 표출하고 싶었다. (중략) 밝혀지는 모든 것은
여전히 나를 두렵게 한다.
그러나 두려움은
나를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 준다. (중략) 누군가 꼭꼭 숨기느라
 발설하지 못한 문장을
대신해서 말해주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에 나는 더는 숨지 말자고
 용기 내어 보는 것이다.-p.112~116



역시 글은 안 쓰면 안 될 것 같은 사람,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이 쓰나 보다.


작가님과 난 엄격한 환경에서 자랐고 사회가 규정한 것들이 불편하며 민감하단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많이 공감했는데 내가 나보다 더 민감하고 섬세한, 어딘가 유리 같은 감성을 (일종의 생존 욕구로 ) 좀 버거워하는 편이라 그런지 작가님의 일기가 편치만은 않았음을 고백한다. 어쩌면 당연한 것 아닐까. 우린 우리이기 이전에 나니까. 그래도 나를 주저앉게 하는 문장을 더러 만났음에 작가님의 글쓰기가 지속되길 바란다.



다만 하나, 오타를 바로 잡는 작업은 굉장히 중요하 견해를 밝히고 싶다. 별 문제가 되지 않을 때도 많지만 때로 오타는 보는 사람들의 몰입을 방해하고 감성도 파괴한다. 나아가 독자의 국어능력과 문해력까지 저하시킨다. 애고 어른이고 틀린 줄 모르고 따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창작자가 책임감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예능 프로그램 자막이라 해도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맞춤법 좀 지켰으면 하는 이유와 같다.


>>> 책사가 한 말

 " 우리말 좋잖아요~ 지켜주자고요."


어떤 대화는 어긋난 계절 같아서 서서히 꽃잎이 가장자리에서 말라가는 기분을 느끼곤 한다. 그때, 물 주는 마음 같은 것에 집중한다. (중략) 하나의 세계가 하나의 세계를 살리는 장면을 떠올린다. 물주는 마음으로-p.22


문장이 비로소 문장이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마음이 필요하다. 쏟아내려는 마음에는 대상이 필요하다.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다.-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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