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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로 떠나는 서해섬여행E3

(2020-06-03) 함평자연생태공원과 해제반도

by 이재형

어제 무리를 한 탓에 늦잠을 잤다. 숙소를 나오니 오전 10시가 넘었다. 먼저 영광 불갑산에 있는 <불갑사>로 향했다. <불갑사>는 불갑산 자락에 있는 절인데, 4세기 백제에서 지었다고 하기도 하고, 8세기 통일신라기에 지었다는 설도 있으며, 고려 초기에 지은 것이라는 설도 있어 확실치는 않은데, 아무튼 오래된 절임에는 틀림없다. 나는 처음 들어본 이름의 절이라 평범한 조그만 절이라 생각했는데, 불교신자인 집사람의 말로는 아주 유명하고 큰 절이라고 한다.


절로 올라가는 널찍한 길에 먼저 <불갑사>(佛甲寺)라 적인 웅장한 문이 나온다. 기와집으로 된 문인데, 아주 날아갈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절로 가는 길도 넓고, 길 주위의 공간도 넓다. 그리고 넓은 길과 공간들이 깨끗이 잘 정돈되어 있다. 잘 가꾼 꽃밭이 여기저기 보인다. 절이 아주 크다. 절집 건물이 아주 많을 뿐만 아니라, 건물 하나하나가 크고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


대웅전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 외에 팔상전, 칠성각, 일광당, 명부전, 만세루, 범종루, 향로전, 천왕문 등이 전남 유형문화재 159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절 앞에는 나이가 700년 정도 된 큰 참식나무가 서있는데, 천연기념물 112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다른 절들과 달리 <불갑사>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큰 절집과 주변시설을 어떻게 이렇게 깨끗이 잘 관리하고 있는지 놀랍다. 내가 쓸데없는 걱정을 하나보다. 내가 최근에 가본 절 가운데는 가장 훌륭한 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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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갑사

다음은 <함평자연생태공원>으로 향했다. 이 공원은 <나비 축제>로 전국에서 유명하게 된 곳이다. 생태공원은 불갑사에서 함평 쪽으로 자동차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공원 입구에는 <양서류, 파충류 전시관>이 있고, 여기서 계속 들어가면 생태공원 입구가 나온다. 평일이고 코로나 19 탓으로 관람객은 아주 적다. 우리 외의 관람객은 잘 보이지 않는다. 매표소 앞에 인공폭포가 있는데, 조경을 잘해놓아 생태공원의 얼굴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발열체크를 한 후 공원에 입장하였다.


함평이라는 시골의 조그만 군에서 운영하는 테마공원이라길래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보통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테마공원이라든가 공공시설에 가보면 대개는 초라하기 그지없고 또 콘텐츠도 엉망이다. 대부분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시작하였을지 모르겠지만, 내용이 없다 보니 관람객도 없고 해서 결국은 방치되어 폐허화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렇지만 <함평자연생태공원>은 <나비축제>로 이미 전국적으로 잘 알려져 있어, 어느 정도 수준은 되겠지만, 역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우선 생태공원의 크기부터가 나의 기대를 엄청 초과한다. 우선 공원 전체의 디자인이 괜찮았고, 여러 종류의 꽃들과 수목이 잘 가꾸어져 전시되어 있다. 공원 순도(順道)를 따라 곤충, 난초, 수석, 분재 등 다양한 테마의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으며, 전시내용도 괜찮았고, 또 전시관이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었다. 전시관의 경우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전시물의 엉망이 되어버리는데, 그렇진 않는 것 샀다. 그리고 야외에도 다양한 꽃과 나무들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특히 아이들을 데려오면 놀이에도 좋을뿐더러 교육효과도 클 것 같았다.


전시시설로는 <한국춘란분류관>, <나비/곤충표본전시관>, <풍란관>, <동양란관>, <아열대식물관>, <자생란관> 등이 있다. 특히 <자생란관>은 화분에서 자라는 다른 난초 전시관과 달리 인공의 작은 바위 절벽 틈새 이곳저곳에서 자라고 있는 난초를 보여주고 있어, 자연에서 자라는 난초의 느낌을 조금은 보여준다. 체험시설로는 <곤충야외학습장>, <장수풍뎅이체험장>, <생태연못>, <나비/곤충애벌레생태관> 등이 있다. 이외에도 여러 관람시설, 편의시설, 그리고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들이 공원 여기저기에 산재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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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자연생태공원

공원에 입장하여 계속 걸어가다 보면 큰 저수지로 연결된다. 저수지 위로는 나무로 만든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고, 또 이 산책로는 저수지 안에 있는 조그만 섬에 만들어진 어린이 놀이공원과도 연결된다. 산책로는 여러 코스로 만들어져 있고, 산책로 주위에는 다양한 종류의 수생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좋은 경치를 즐기며 편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친구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공원이다. 특히 아이를 가진 사람들에게 꼭 한번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하루 정도는 아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이라이트가 될 만한 결정적인 한 가지가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나보고 그럼 어떡하면 좋겠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나도 모르겠다. 공원의 평점을 100점 만점이라면, 가기 전에는 60점 정도를 예상했는데, 관람하고 보니 90점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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