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영덕 여행(2)

(2021-04-14)안동댐과 영덕시장

by 이재형

여행을 할 때마다 시간계획을 짜지만, 항상 그 계획보다는 늦어진다. 봉정사는 작은 절이리 머무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니 시간이 잘 간다. 다음은 안동댐이다. 안동댐으로 가다 보니 도로표시판에 어느 가문 종택, 어느 가문 고가 등 여러 표시가 보인다. 과연 안동은 옛 명문가들이 즐비하게 모인 유서 깊은 지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3. 안동댐과 월영교


한참 가다 보니까 길 한쪽에 큰 주차장이 보이고 <월영교>란 안내판이 나온다. 안동댐이라 생각하고 내렸다. 저 멀리 댐이 보이고, 강을 가로질러 나무 데크로 만든 도보 다리가 걸려있다. 그리고 다리 가운데는 작은 정자가 하나 물빛을 받으며 서 있다. 월영교를 건너며 갑자기 생각이 떠오른다. 댐이라면 물의 높낮이가 상당히 심할 텐데, 어떻게 다리를 관리하지? 그렇다. 여긴 댐 안이 아니고 댐 밖, 그러니까 물이 배출되는 곳이다. 또 의문이 든다. 대부분의 댐은 물 방출량이 아주 작기 때문에 댐 아래의 강엔 물이 거의 없다. 그런데 이곳은 댐 바로 아래지만 푸른 물이 강 가득 넘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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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영교를 걸어서 강 가운데 정자 쪽으로 갔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 좀 더운 편인데, 불어오는 강바람이 더없이 시원하다. 강 가운데 정자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 나왔다. 이왕 온 김에 댐과 안동호까지 구경하자! 그런데 전망대가 잘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댐 근처 도로 옆에 차를 세우고 안동호의 경치를 보았다. 안동호는 대청호보다는 좀 작은 듯 보였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다른 큰 댐보다는 연륜이 오래되지 않은 탓인지 댐 주위가 아직 완전히 자연화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앞으로 세월이 지나면 이 댐도 자연스러운 모습을 찾아가겠지.


4. 영덕시장


안동호를 출발하여 바로 영덕행이다. 영덕은 누구나 알다시피 영덕대게의 본향이다. 오늘 저녁은 휴양림에서 먹는다. 영덕에서 회를 사 가지고 가서 휴양림에서 저녁과 함께 먹을 예정이다.


영덕에서 가장 유명한 시장은 <강구시장>이다. 강구시장은 영덕대게 판매소와 영덕대게 음식점이 집중되어 있는 곳으로써 전국적으로 유명한 명소다. 나도 이전에 두 번 정도 가본 적이 있다. 나도 영덕대게를 좋아한다. 그렇지만 둘이서 십만 원 이상을 주고 먹을 만큼은 좋아하진 않는다. 그보다 훨씬 싼값에 더 맛있는 회도 얼마든지 많다. 나는 회를 좋아하기 때문에 바다 근처에 가면 거의 회를 먹는다. 그런데 내가 기장 좋아하는 생선회 시장은 부산의 자갈치 시장, 통영 중앙시장, 포항 죽도 시장이다. 이 세 시장은 회 좋아하는 술꾼들로서는 가히 천국과 같은 곳이다.


나는 전라도의 바닷가 도시의 수산시장에도 많이 가보았다. 그런데 그곳들은 값이 비싸다. 오히려 가락동이나 노량진 수산시장이 더 싸다. 자갈치 시장이나 죽도 시장의 경우도 수족콴을 갖춘 활어 가게는 서해안이든 동해안이든 가락 시장이든 다른 시장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자갈치 시장이나 죽도 시장, 중앙시장엔 난장에 좌판을 벌이고 싼 값에 회를 파는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많다. 여기서는 상상도 못 할 싼 값으로 맛있는 회를 살 수 있다. 단돈 5,000원으로 소주 한 병 안주를 살 수 있다. 이것을 기대하고 강구시장보다는 영덕시장으로 향했다.


오후 6시가 좀 못되어 영덕 시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시장은 이미 파장 분위기이다. 한두 가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문을 닫았으며. 죄판은 거의 눈에 뜨이지 않는다. 누가 부르길래 돌아보니 판을 걷는 어떤 좌판 할머니가 매운탕 거리 생선 한 상자를 2만 원에 가져 가란다. 만원을 주고 반을 산 뒤 왜 이리 시장이 한산하냐고 물으니 내일이 휴무일이란다. 막회를 사고 싶다고 하니 어느 횟집을 가르쳐 주면서 둘이면 만원 어치로 충분할 거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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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을 찾아 막회 만원 어치를 달라니 '미주구리'와 '히라스'를 섞어서 주겠다고 한다. 미주 구리? 그게 뭐냐고 물으니 가자미라고 한다. 가자미가 왜 미즈 구리지? 이리저리 생각해보았다. 그렇구나. 미즈는 '물', 가자미는 일본어로 '가레이'이니까, 물가 재미는 미즈 가레이, 이것이 와전되어 미주구리로 된 것이구나라고 이해가 갔다. 그리고 히라스는 많은 사람들이 방어를 가리키는 일본어라고 알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 알고 있는 거다. 방어의 사촌쯤 되는 부시리를 일본어로 '히라마사(平政)'라 하는데, 지역에 따라서는 사투리로 '히라스'라고 하기도 한다. 시장을 나오는 길에 청어 막회를 5천 원에 사가라는 좌판 할머니가 있어 그것도 샀다.


5. 칠보산 자연휴양림


이젠 칠보산 휴양림으로 간다. 큰 도로에서 갈라져 나와 휴양림 가는 길은 길게 길게 계속된다. 지금껏 이렇게 산 속 깊이 들어가는 휴양림을 가 본 적이 없다. 산이 깊어지니 길 주위로 벚꽃이 만발해있다. 벚꽃을 비롯한 갖가지의 꽃나무와 흰 자작나무 가로수를 즐기면서 휴양림에 도착하였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니 저 멀리 동해바다가 펼쳐져 보인다.


이번에 예약한 숲 속의 집은 3인용이다. 정말 코딱지만 한 통나무집이다. 면적이 5평 남짓 될까? 지난번 진도 휴양림의 집과 비교해 면적이 1/4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 방에 들어가니 좁은 방에다 한켠에 조리대가 놓여있다. 배가 고프다. 집사람은 밥을 하고 생선 매운탕을 끓인다. 밥을 기다리며 사온 막회를 안주로 막걸리와 소주를 한잔 한다. 나는 생선회를 좋아하지만, 그중에서 특히 값싼 잡어회를 좋아한다. 병어, 밴댕이, 멸치, 준치, 전갱이 등등 모두 좋아한다, 오늘 사온 막회들, 내 입에 꼭 맞는다. 집사람과 함께 회를 배불리 먹었지만 반도 못 먹은 것 같다.


난방을 했더니 방이 지글지글 끓는다. 이부자리 둘을 까니 온 방이 가득 찬다. 내일 일출을 볼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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