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영덕 여행(3)

(2021-04-15) 메타세쿼이아 숲과 해맞이 공원

by 이재형

아침 일출을 본다고 일찍 일어난다고 일어났으나, 오전 7시가 지나 해는 이미 중천에 떠버렸다. 휴양림이 높은 산 위에 있어 해가 바닷가보다 훨씬 일찍 뜬다. 어제저녁 자기 전에 스마트 폰으로 오전 5시 반에 알람을 예약해 놓았으나 알람이 작동하지 않았다.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보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는데, 스마트 폰이 요 밑으로 들어갔던 모양이다.


난방이 과도하게 잘 되어 방바닥이 저글 저글 끊는 바람에 스마트 폰이 과열되어 앱들이 전혀 작동을 못했던 것이다. 스마트폰을 냉장고에 넣어 20분 정도 식히니까 그제서야 앱들이 작동을 한다. 스마트폰은 지나치게 뜨거워지면 기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스마트폰이 고장 나지 않았나 걱정되었지만 다행히 식고 나니 큰 문제는 없었다. 어제저녁 먹다 남은 매운탕을 반찬으로 아침을 먹은 후 잠시 휴양림을 산책하였다. 휴양림은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어져 있었다.


6. 유금사


첫 행선지는 이곳 칠보산 안에 있는 <유금사>(有金寺)라는 절이다. 인터넷에서도 영덕을 대표하는 사찰로서 소개되어 있고, 또 휴양림에서 받은 안내서에도 가볼 만한 곳이라 추천되어 있었다. 유금사까지는 5킬로 정도로 차로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유금사는 휴양림보다도 좀 더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것 같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휴양림보다 좀 더 높은 것 같다.


자동차로 가다 보니 벚꽃이 만발해있다. 벚나무가 많지 않아 많은 나무 가운데 한 그루씩 서 있으나, 하얀 꽃을 화려하게 피우고 있어 금방 눈에 뜨인다. 다른 곳에서는 이미 벚꽃이 대부분 졌다고 생각되는데, 여기는 이렇게 늦게까지 벚꽃이 만개한 것을 보니 아마 산이 높아 기온이 평지보다 낮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곧 유금사에 도착하였다. 유금사는 아주 조그만 절이다. 작은 대웅전이 있고, 그 양 옆으로 역시 작은 건물이 몇 개 들어서 있다. 최근에 지은 절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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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새로 지은 듯이 보이는 건물과는 달리 그다지 크지 않은 삼층석탑이 있는데, 이것은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알고 보니 유금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지은 유서 깊은 절이었으나, 조선 중기 이후 사세가 크게 퇴락하였다고 한다. 이후 법당이 무너지기도 하여 방치되어 있다가 최근에 다시 중건을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신흥 사찰처럼 보였다. 오래되어 보이는 삼층석탑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삼층석탑 속에서 금동불이 나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겼다고 한다. 유금사는 비구니 도량이라고 하는데, 절에서는 일을 하는 아주머니를 한 분 뵈었을 뿐 승려들은 보지를 못하였다.


유금사를 나와서 영덕읍 쪽으로 달렸다. 가는 도중에 바닷가에 효심사라는 경관 좋은 절이 있다고 하여 찾았는데, 좁은 골목 안에 주차할 곳도 제대로 찾을 수 없다. 밖에서 절 모습을 보니 최근에 지은 절인 것 같아 여기는 그냥 패스.


7. 벌영리 메타세쿼이아 길


이번엔 <벌영리 메타세콰이어 길>로 간다. 몇 년 전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에 가 본 적이 있다. 도로 양쪽으로 큰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늘어 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메타세콰이어는 원래 표준말로는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라고 하는데, 발음이 쉽지 않아 이를 일반적으로 메타세쿼이아라고 하는 것 같다. 세콰이어 나무는 미국 록키산맥 인근에서 자라는 삼나무 종류로서, 자라면 그 키가 거의 10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이다. 이 세콰이어를 개량하여 크기를 줄인 것이 메타세콰이어이다. 그렇지만 메타세콰이어도 자라면 높이가 35미터 정도나 되는 큰 나무이다.


우리나라는 요즘 여러 곳에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만들어 도시의 명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몇 년 전 중국 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중국에서도 메타 세콰이어 가로수 길이 유행하고 있는 듯했다. 벌영리 메타세콰이어길을 찾아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좁은 마을길과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날 것 같은 농로처럼 보이는 길을 이리저리 돌아서 간다. 그런데 나중에 나올 때 알고 보니 그래도 어느 정도 편안한 길이 있었는데, 네이버 지도가 그 길을 두고 불편한 길로 안내한 것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네이버 지도>나 <T 맵> 등이 길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는 경우를 몇 번이나 경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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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세콰이어 길에 도착하니, 이곳은 메타세콰이어 길이라기보다는 메타세콰이어 숲이라 하는 편이 좋았다. 가로수가 아니라 계획적으로 식목한 메타세콰이어가 산속에 가로 세로 가지런히 줄을 맞춰 자라고 있었다. 전체 넓이는 크게 넓지는 않았지만 일정한 간격으로 빽빽이 도열해 있는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은 장관이었다. 키는 이미 상당히 컸지만 나무 굵기나 가지 등을 보니 나이가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개인이 조성한 숲이라 하는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숲에는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어 숲에서 나오는 상쾌한 공기를 호흡하며 나무 사이로 걷는다.


그 큰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잘 관리되어 있다. 높이 5-7미터 아래는 가지들이 깨끗이 정리되어 있다. 이 숲을 조성한 산주가 직접 하였는지, 아니면 산림조합을 통해 국가의 보조를 받아 나무를 관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이 사재를 들여 이렇게 나무를 관리하였다면, 웬만한 재력가가 아니고는 어려울 것이다. 여하튼 누군지 모르는 산주가 이렇게 메타세콰이어 숲을 조성하고 잘 관리한 덕에 나는 공짜로 이 멋진 경치와 공기를 즐긴다.


8. 해맞이 공원


동해안은 남해와 서해와 큰 차이가 있다. 서해안은 바다를 끼고 드라이브할 수 있는 곳이 드물다. 바다를 찾으려면 육지 안 쪽을 달리다가 자기가 목표로 한 바닷가로 나가 바다를 볼 수 있다. 남해도 서해안보다는 그래도 좀 나은 편이지만 바다를 끼고 달리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다도해인 만큼 바다에는 섬과 섬이 겹쳐 있어 바다라는 느낌도 좀 덜나는 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동해안은 해안선이 거의 곧으므로, 줄곳 바다를 낀 도로를 달릴 수 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섬 하나 없고, 바닷물로 푸르므로 어디서나 망망대해를 바라볼 수 있다. 그런 만큼 자신이 시간만 맞춘다면 어디서나 해 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동해안은 모든 곳이 해맞이 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동해안에서 해맞이 공원이라는 곳이 있다. 처음에는 잘 조성된 큰 공원인가 생각했는데, 막상 찾아가 보니 도로 한쪽에 주차시설을 해두고 좁은 전망대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곳이다. 해맞이 공원이라기보다는 해맞이 전망대라고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은 그런 곳이다. 어쨌든 모처럼 찾아갔으니 차에서 내려 바다를 감상한다. 그동안 동해안에는 여러 번 왔었지만, 이번 여행에서 이렇게 바닷가 가까운 곳에서 바다를 내려다 보기는 처음이다. 역시 동해이다. 망망대해 넓은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다. 멀리 푸른 바다 수평선과 푸른 하늘이 맞닿아 있다. 가슴이 탁 트인다. 역시 바다를 감상하려면 동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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