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5) 후포항과 스카이워크, 월송정
만세시장을 나와 북으로 달린다. 배를 든든히 채운 탓인지 지쳤던 다리에 새 기운이 돋는다. 차를 달리다 보니까 이제 영덕군을 빠져나와 울진군으로 들어선다. 한참을 달리니 오른쪽에 후포항이 나타난다.
12. 후포 근린공원
<후포 근린공원>은 후포항을 좀 지나서 왼쪽에 있다. 공원은 높은 언덕 위에 있는데, 언덕 아래에 적당히 주차할 곳도 보이지 않고 해서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갔다. <후포 근린공원>은 이름 그대로 주민들을 위한 조그만 근린공원이다. 등대가 있는 높은 언덕 위에 등대를 중심으로 산책로가 있으며, 등대 옆에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오르니 동해바다와 함께 후포항이 발아래 펼쳐진다. 이곳은 오늘 찾았던 여러 공원들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그만큼 전망이 넓게 펼쳐진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후포항은 상당히 넓었다. 이곳에는 울릉도로 가는 여객항도 있다. 항구에는 여객 터미널을 중심으로 음식점, 기념품점 등이 있으며, 다른 쪽은 어항으로서 어선이 정박해있는 항구와 함께 수산물 공판장, 그리고 수많은 수산물 판매점들이 몰려있다. 후포항은 규모가 상당히 큰 항구로서 영덕과 울진을 통틀어 가장 큰 항구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만큼 항구 전체가 활기에 넘치는 것 같다.
아래쪽으로는 <스카이워크>가 보인다. 스카이워크는 바닷가 바위 언덕에서 바다 한가운데로 도보 다리와 전망대를 만든 것이다. 나는 스카이워크와 이곳 후포 근린공원이 서로 연결되어있다고 생각되어 이곳으로 왔던 것인데, 두 곳이 직접 연결되진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여기서 스카이워크로 바로 가진 못하지만, 푸른 동해바다의 전경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13. 등기산 스카이워크
후포 근린공원에서 내려와 큰길에서 200미터 정도를 가니까 내비가 스카이워크라고 알려준다. 내렸는데 뭔가 좀 이상하다. 길가에 있는 주차장은 차를 겨우 대여섯 대 주차할 정도의 공간이다. 울진 명물이라는 스카이워크의 주차장으로서는 너무나 초라하다. 그렇지만 일단 주차공간은 있으므로 주차를 하고 올라갔다.
스카이워크는 매표소가 있는 전망대에서 바다 쪽으로 100미터 정도 뻗어있는 바다 위의 도보 길이다. 이 도보 다리의 이름이 영화 스타워즈의 주인공인 스카이워커와 비슷한 스카이워크이다. 바다에서 높이는 30미터 정도, 길이는 150미터 정도 되는 것 같다. 스카이워크에 들어서니 신발에 덧신을 신으라고 한다. 왜 이렇게 귀찮게 하지? 덧신을 신고 조금 걸어 들어가다 보니까 이해가 갔다. 다리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다. 유리에 상처가 나지 않게 덧신을 신도록 하는 모양이다.
사람들에게 가장 공포감을 주는 높이는 10-20미터 정도라 한다. 높이가 낮으면 공포도 없지만, 높이가 아주 높아도 공포는 오히려 줄어드는 모양이다. 높이가 30미터라는 스카이워크도 공포를 주기는 마찬가지이다. 특히 투명 바닥으로 되어 있는 부분에 들어가면 공포감은 더욱 커진다.
스카이워크로 들어서니 탁 터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조금 가다 투명 바닥이 나오면 넘실거리는 바다 풍경이 발아래 펼쳐진다. 나는 고소공포증이 조금 있다. 그래서 높은 절벽 같은 곳에서는 절벽 언저리 근처로 잘 가지 않는다. 스카이워크 바닥이 튼튼하게 만들어져 이곳을 걷더라도 바다로 떨어질 가능성은 조금도 없다는 것을 머리로는 안다. 그렇지만 걸으면 가슴이 조마조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스카이워크 중간중간에는 따로 전망대를 만들어 두고 있으며, 스카이워크 맨 끝에는 조형물이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그곳은 둥근 전망대가 모두 유리 바닥으로 되어 있다. 스카이워크 옆에는 작은 바위섬이 있고, 이것을 <갓바위>로 이름 붙였다. 갓바위는 스카이워크와 잘 어울려 스카이워크를 더욱 빛내주고 있다. 이번 영덕 여행에서 최고의 장소로는 이곳 스카이워크를 꼽는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꼭 한번 찾아보라고 권장할 만한 곳이다.
스카이워크는 후포항 공원과 바로 연결된다. 남쪽에서 올라오면서 보자면 먼저 후포항 어항과 수산시장이 있고, 다음으로 여객항이 있으며, 이 여객항과 후포 공원이 연결되고, 이것이 다시 스카이워크로 향하는 도보길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래서 스카이워크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포항 공원 쪽에 주차를 하고 이곳으로 온다는 것을 알았다.
14. 월송정(月松亭)
후포항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월송정이 나온다. 월송정은 바닷가 백사장 옆의 해송 숲 속에 있는 정자이다. 잘 생긴 아름드리 해송이 하늘을 찌를 듯이 죽죽 뻗어있다. 이 해송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바다 쪽으로 가면 백사장이 시작되는 곳에 큰 정자가 서 있으니 바로 월송정이다. 월송정은 상당히 큰 정자인데, 만든지는 그리 오래된 것 같지는 않다. 정자 위로 오르니 눈 앞에 바다가 펼쳐지는데, 지금까지는 높은 전망대 위에서 동해 바다를 내려다보았지만, 이렇게 바다 가까운 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또 다른 느낌을 들게 한다.
백사장을 건너 바닷가로 간다. 파도가 쳐오고 있다. 그런데 파도와 백사장이 만나는 곳에 돌을 넣은 합성수지 포대 같은 것이 모래 속에 묻혀 있다. 아마 파도에 모래가 유실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같다. 모래사장을 이쪽에서 저쪽으로 걸으며, 또 파도의 뒤를 쫓아 바다로 들어갔다가 파도가 밀려오면 백사장으로 다시 올라오는 장난도 해본다.
이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옛날에 비해 우리나라 곳곳에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만들어져 있는 것 같다. 이제 구태어 외국에 나가지 않고 전국의 좋은 곳만 찾아가더라도 얼마든지 즐길 거리가 많을 것 같다.
15. 후포 수산시장
이제 저녁거리를 사서 휴양림으로 돌아가려 한다. 근처 전통시장을 찾아갔는데, 아주 조그만 시장인 데다 영업을 하는 가게도 거의 없다. 주위의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수산물을 사려면 후포시장으로 가야 한단다. 다시 후포시장으로 갔다. 후포 수산시장 쪽은 상당히 규모도 크고 또 붐빈다. 수산시장을 중심으로 번화가가 이루어져 있는데, 속초 대포항이나 주문진 수산시장을 연상하면 될 것이다.
횟집을 비롯한 음식점들과 횟감을 판매하는 가게가 즐비한데, 내 기호에 맞는 막회를 파는 곳을 찾았으나, 눈에 뜨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활어회를 뜰 마음은 내키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멍게 1.5킬로 정도를 사고 시장을 나왔다. 그리고 이제 휴양림으로 직행.
어제 먹고 남아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막회를 꺼낸다. 막상 접시에 펼치고 보니 양이 상당하다. 어제 먹은 양보다 훨씬 많다. 오늘 회를 새로 사 왔으면 거의 남길 뻔했다. 소주 안주로 막회를 푸짐하게 먹고, 또 회를 그득 넣어 회덮밥을 만들어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