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 귀국길

(2019. 11. 8-9) 하노이를 거쳐 귀국길에 오르다

by 이재형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천신만고 끝에 호텔에 도착하여 그대로 숙면. 아침에 일어나니 고통이 심하다. 침대에서 겨우 내려왔다. 어제 저녁 자기 전에 내일 아침 혹시 몸을 못 움직일 정도로 아프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그나마 움직일 수 있으니 다행이다. 몇 년 전 버스를 타려고 뛰다가 넘어져 그날은 멀쩡히 집에 들어갔는데, 다음날부터 며칠간 참대에서 꼼짝도 못했던 일이 생각난다.

당초 계획은 오늘 하노이 시내관광이었는데, 그럴 형편도 못되어 침대에 누워있었다. 밖에는 또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에어컨은 온도를 최고로 높였는데도 찬바람만 나온다. 밖에는 비오고, 방안은 춥고, 게다가 몸까지 아프니 "을시년스럽다."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병원에 갈까도 생각해봤으나 인터넷에서 베트남 병원 이용 후기를 보니 갈 마음이 안 난다. 내일이면 귀국이니 조금만 참자. 몸이 아프니 식욕도 없다. 그 맛있던 쌀국수도 안 당긴다.

호텔의 젊은 여직원이 무척 친절하다. 25살이라는데 얼굴도 예쁘고, 싹싹하며, 손님들에 대한 배려도 섬세하다. 며느리라도 삼고 싶은 아이다. 방이 따뜻하냐고 묻길래 춥다고 했더니 전기난로를 가져다준다. 방이 따뜻해지니 기분도 좀 풀린다. 그렇지만 자꾸 몸 걱정이 된다. 이제부터 다시 못 일어나게 되는 게 아닌가, 평생 장애로 사는 게 아닌가... 갖은 생각이 다 든다. 내일 귀국이니 일찍 자야한다. 누워서 몸을 뒤척이는 것도 힘 든다.


참자. 오늘밤만 자면 내일은 귀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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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귀국하는 날, 짐 쌀 준비를 위해 일찍 일어났다.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너무 힘 든다. 어찌어찌 일어나 짐을 싸 공항에 도착했다. 귀국 비행기에 예약이 되어있지 않다고 한다. 그럴리가...? 다시 비행기 표를 확인해본다. 비행기편이 1월 11일로 되어있다. 1월 10일로 철석같이 생각해왔고, 또 비행기 표도 그동안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이런 실수를.... 어쩔 수 없이 30만원 추가요금 내고, 오늘 편으로 변경하였다. 이번 베트남 여행 항공료로 가족 3명이 약 250만원 정도 지불한 셈이 되었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고 여행 촉박하여 티켓팅을 했기 때문이다. 보안검사에서는 또 배낭에 넣어두었던 과도가 문제가 되어 조금 트러블이 있었다. 이상하게 자꾸 일이 꼬인다.


겨우 인천공항 도착, 세종시행 리무진 버스에 몸을 실었다. 세종 터미널 근처에 밤늦게 까지 진료하는 정형외과를 찾았다. 엑스레이 대에 오르내리고 몸을 뒤척이기가 힘들어 엑스레이를 찍는 게 보통 고역이 아니다. 다행히 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엑스레이 상으로는 다른 특이한 현상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 충격으로 근육이 경직되거나 인대 일부가 손상되었을 수도 있는데 둘 다 큰 문제는 아니라 한다.


비로소 안심이 된다. 이제부터 곧 은퇴를 하면 본격적으로 놀아야 하는데 평생을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게 아닌지 며칠간 정말 마음고생이 심했다.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제는 정말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신체 기능이 점점 저하한다는 것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조심에 조심을 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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