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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Feb 09. 2022

드라마: 도쿄여자도감
(東京女子図鑑)

현대의 평범한 일본 여자가 그럭저럭 살아가는 이야기

<도쿄여자도감>은 2016년에 방영된 일본 드라마이다. 이 이야기는 일본 동북지방의 아키타(秋田) 현의 시골에서 자란 한 여성이 직장을 얻어 도쿄에 와서 살면서 겪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사이토 아야((斎藤綾)는 아키타 현의 대학을 졸업하고, 시골 생활이 싫어 동경에 와서 어렵게 직업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 또래의 직장동료들과 함께 놀며, 남자들을 만나고, 회사에서 받은 월급은 유흥비로 쓰면서 그냥 그냥 하루하루를 나름대로 즐겁게 보낸다. 


적은 월급으로 생활이 쪼들리게 되자 더 많은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직장으로 옮기며, 남자들과 연애를 하면서 나이를 먹어간다. 그러다 문득 주위의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이 모두 결혼을 하게 되는 것을 보고 자신도 결혼이 하고 싶어 적당한 남자를 만나 결혼한다. 그러던 중 남편은 직장의 부하 여직원과 불륜에 빠져 아야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이혼을 승낙한 아야는 잠시 동안 독신생활을 하며 보내다가 다시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한다. 이렇게 아야가 2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까지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담히 그린 것이 드라마 <도쿄여자도감>이다. 


이 드라마는 모두 11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편은 주인공 아야가 동경으로 올라와 거주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처음에는 초보 여사원에게 어울리는 도쿄 변두리의 조그만 동네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와 동거하며, 그러다가 점점 경제적으로 여유를 가지게 되면서 조금씩 더 좋은 지역으로 주거지를 옮겨 가면서 조금씩 더 새로운 생활을 경험하게 된다. 


평범한 패션 회사에서 외국 명품 판매회사로 자리를 옮긴 아야는 직장에서 성공적인 여성으로 자리 잡는다. 회사일과 노든 데에만 정신이 팔린 아야는 주위를 돌아보니 옛 직장 친구들이 모두들 결혼을 해버렸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녀도 괜찮은 직장에 다니는 남자와 결혼을 하고, 동경의 강남이라 할 수 있는 토요스(豊洲)의 고층 맨션에서 살게 된다. 그렇게 일과 결혼생활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아야에게 남편의 외도라는 뜻밖의 사건이 발생한다. 남편은 아야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아야는 그렇게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살다가 다시 전남편보다는 경제적으로는 못한 남자를 만나 재혼하고, 다시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각 편의 소제목은 아야의 생활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드라마의 시간적 배경은 199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중반까지이다. 


제1화 서장: 아키타 태생의 여자아이가 어린 날에 본 지방의 정경

제2화 산겐차야편(三軒茶屋編): <선망의 도쿄 생활 서바이벌의 시작> 23세, 도시 여자의 제일보는 여기서부터 시작

제3화 에비스편(恵比寿編): <금요일 8시, 에비스 역전 집합>, 28세, 언제라도 벗을 수 있는 임전태세 만전의 여자들이 모이는 거리

제4화 에비스편(恵比寿編): <결혼하지 않는 사내>

제5화 긴자편(銀座編): <서른 근처의 여자의 분기점>, 31세 여성이 하여야 할, 긴자에서의 “고상한 생활” 성인 여자가 해야 할 일은?

제6화 긴자편(銀座編): <신데렐라 스토리>

제7화 토요스편(豊洲編): <브루트스 너 마저도 인가> 34세, 적령기의 여자가 부딪힌 “알아버린 불행”과 “알지 못하는 불행”

제8화 토요스편(豊洲編): <절멸하지 않는 절멸 희귀종>

제9화 요요기우에하라편(代々木上原編): <나는 아줌마가 되어버린가?> 37세, 자립한 “멋진 여성”이 사는 거리

제10화 요요기우에하라편(代々木上原編): <역시 그런 것이었나?>

제11회 최종 이야기: <욕심 많은 여자는 게임을 완료할 수 있을까?> 40세, 그래도 여자의 인생은 계속된다. 


이 이야기는 어떤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이 아니다. 현대 일본 사회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수없이 많은 여성들의 생활을 그냥 담담히 그려가고 있을 뿐이다. 이 드라마를 보고 선악을 판단한다거나, 등장인물의 삶의 방식이나 사고에 대해 어떤 가치를 갖고 그 좋고 나쁨을 판단하려 한다면 어리석은 일이다. 그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그냥 그대로 그린 것이다. 그러니까 여기에는 좋고 나쁘고의 판단이 들어갈 여지는 없으며,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사는 것이고, 나는 나대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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