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마술사들의 목숨을 건 경쟁
<더 프레스티지>(The Prestige)는 두 라이벌 마술사의 목숨을 건 치열한 경쟁을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로서, 2006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이 영화의 시대 배경은 19세기 말엽 정도로 보인다.
상류층 출신의 로버트 엔지어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알프레드 보든은 모두 뛰어난 마술가로서 둘도 없는 친구사이다. 그런데 두 사람의 사이를 갈라놓은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엔지어는 탈출 마술로 연일 관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 마술은 그의 조수이자 아내를 결박한 채로 투명한 물통에 넣고 이를 검은 천으로 가린 후, 물속에서 그의 아내가 결박을 풀고 탈출하는 마술이다. 이 마술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물통 속에 들어간 엔지어의 아내가 쉽게 결박을 풀 수 있도록 매듭을 만들어 결박하는 기술이다. 어느 날 공연에서 엔지어는 늘 하던 데로 그의 아내를 결박하여 물통 속에 넣고 천을 덮은 후 얼마 뒤 천을 벗겨 내지만 그의 아내는 결박을 풀지 못해 익사하고 만다. 아내를 결박한 것은 보든이다. 엔지어는 보든에게 어떤 결박으로 묶었느냐고 추궁하지만 보든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이 일로 친한 친구 사이였던 엔지어와 보든은 서로 원수 사이가 된다. 엔지어는 보든의 마술 공연에 관객으로 들어가 보든의 마술을 망쳐 버린다. 처음에는 참고 있던 보든도 계속되는 엔지어의 도발에 반격을 가한다. 이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마술 공연에 타격을 입힘으로서 둘 모두 큰 상처를 입게 된다. 보든은 손가락 두 개를 잃고 엔지어는 다리를 절게 된다. 그러나 이런 피해를 입고도 둘 간의 미움은 점점 더 도를 더해간다.
손가락을 잃은 보든은 순간이동 마술을 만들어 큰 인기를 얻게 된다. 그의 마술 비법을 알기 위해 엔지어는 여러 방법을 시도하지만 결국 그 비밀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엔지어는 스스로 대역을 이용한 순간이동 마술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 기술도 보든에게 간파당하여 엔지어는 관객들 앞에서 큰 망신을 당한다. 결국 엔지어는 조수인 올리비아를 보든에게 스파이로 보내
그 비법을 알아내려 하지만, 올리비아는 오히려 보든과 사랑에 빠져버린다. 엔지어는 보든의 조수 팔론을 납치하여 그의 목숨을 대가로 보든에게 순간이동 마술의 비밀을 알려달라고 한다. 보든은 어쩔 수 없이 그 비법은 미국의 과학자 테슬라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엔지어는 테슬라를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이렇게 불붙은 두 사람의 경쟁은 서로를 파멸로 이끌어 간다. 앤지어는 보든의 마술의 비법이 그의 쌍둥이 동생을 이용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 보든은 새로이 들고 나온 앤지어의 마술이 테슬라가 제작한 인간 복제기에서 만들어낸 클론을 이용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앤지어는 자신의 클론을 만들어 순간이동 마술을 한 후 그 결과로서 그의 클론은 매번 공연마다 죽어나가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둘은 모두 파멸의 길을 향해 걸어간다. 보든은 앤지어를 물에 빠트려 죽게 했다는 혐의로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는다. 그러나 실은 죽은 사람은 앤지어의 클론으로서 앤지어는 무사히 살아있다. 보든은 사형을 당하나 그는 다시 멀쩡히 살아 나와 보든의 유물을 정리하고 있던 앤지어를 총으로 쏜다. 그렇다. 사형을 당한 사람은 보든과 순간이동 마술을 하던 보든의 쌍둥이 동생이었던 것이다.
이 영화는 두 라이벌의 서로를 파멸시키고 죽이려는 음모를 그린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야기의 전개는 이외로 가볍다. 그렇지만 그 이면에는 앤지어의 아내의 죽음, 매일매일 죽어나가는 앤지어의 클론 그리고 보든 대신 사형을 당하는 보든의 쌍둥이 동생 등 여러 건의 살인과 죽음이 겹쳐있다. 이런 무거운 이야기를 가벼운 터치로 풀어나가는 것이 영화의 기술인지, 아니면 생명에 대한 둔감성이라 해야 할지 어느 쪽인지 잘 모르겠다.
테슬라는 미국의 실존하였던 미국의 과학자이다. 그는 에디슨과의 전력 공급 경쟁에서 직류 전기를 주장하는 에디슨에 맞서 교류 전류의 사용을 주장하였다. 이 경쟁에서 테슬라가 이겨 지금 전 세계는 교류전류를 이용한 전기의 황금시대를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테슬라는 현대 문명의 아버지라고도 부를 수 있는 사람이다. 전기 싸움에서 에디슨을 이긴 테슬라가 오히려 에디슨의 그늘에 가려 덜 알려진 아이로니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