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8) 메콩 델타 투어
오늘은 메콩강 투어를 가는 날이다. 메콩강은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는데, 오늘 드디어 소원을 푼다. 이번 여행에서 반은 메콩강을 끼고 있는 도시를 찾아가므로 지금부터 메콩강의 경치는 실컷 감상할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메콩강 투어를 개별적으로 할지 아니면 여행사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할지 잠시 망설였다. 처음엔 개별 여행을 생각했으나, 어디가 어딘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리바리하다간 아무것도 안될 것 같아 결국은 여행사 투어를 이용하기로 했다.
메콩강 투어에 대해서는 여러 가격대의 여행상품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클록(klook)이 제공하는 가장 싼 상품인 1인당 23,000원짜리 투어를 찾았다. 비록 싼 상품이지만 갈 곳은 다 방문하는 프로그램으로 되어 있어 여행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투어에 참가해보니 비용에 비해 매우 알차게 되어 있어 이후 몇 번 더 클룩을 통해 투어를 예약하였다.
호텔 식당에서 아침을 먹었다. 종류는 많지 않지만 매우 깔끔한 음식이다. 쌀국수의 양이 적어 두 그릇이나 먹고 토스트에 다양한 열대 과일도 먹었다. 좁은 호텔방으로 인한 불평이 먹음직한 아침 식사로 눈 녹듯 사라진다.
여행사에서는 카톡을 통해 연락을 해온다. 그런데 카카오 며칠 전부터 카카오 전산센터의 불로 카톡이 먹통이다. 여행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여행사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데, 통신이 안되니 답답하다. 여행 출발 전날인 어제서야 겨우 카톡이 가능하게 되어 연락이 온다. 오늘 아침 호텔로 픽업을 오겠다는 것이다. 아침에 픽업을 하러 온 사람을 위해 집합 장소인 여행사로 향했다. 그런데 이럴 수가! 여행사가 바로 호텔 옆 두 집 건너에 위치하고 있다.
여행사에 이번 투어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모두 20명 정도가 되었는데, 우리 부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서양인들이다. 아주 명랑한 사람들이다. 처음 보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인사를 하고 웃는 얼굴로 대화를 나눈다. 조금 있다가 32인승 버스가 왔다. 버스를 타고 호찌민 거리를 빠져나간다. 호찌민 시는 옛 사이공의 도시 이름을 바꾼 것으로, 사이공은 옛날부터 “동양의 파리”라 하여 아름다운 도시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금도 베트남의 경제중심지라 한다.
나는 호찌민 시의 그러한 명성을 듣고 고층건물이 즐비한 현대식 도시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호찌민 시는 내 생각과는 반대로 낮은 건물과 좁은 길이 이어지는 좀 낡았다 싶은 느낌이 드는 도시였다. 도저히 베트남의 경제 중심지로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신도시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지금까지 요 며칠 동안 내가 보아온 호찌민 시는 낡고 혼잡하며 발전되지 못한 도시로 비쳤다.
골목길 같은 호찌민 시의 뒷길을 굽이굽이 돌아 시가지를 빠져나왔다. 출발한 지 1시간 반 정도 지났을까, 파고다라며 버스를 세워준다. 파고다라길래 나는 큰 탑이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제법 큰 사찰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베트남에서는 불교 사찰을 파고다로 부르는 것 같았다.
시간이 10시 가까이 되어 본격적으로 땡빛이 내리쬔다. 베트남의 햇볕은 따갑다. 사찰 앞에는 커다란 불상이 서있다. 모습으로 봐서는 약사여래 상인 것 같다. 상당히 규모가 큰 사찰인 것 같다. 사찰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둥치가 뒤틀린 어주 멋지게 생긴 나무가 우리를 반긴다. 이름은 모르겠지만 베트남에서 정원수로 많이 이용되는 나무인 것 같다. 구글로 검색해보니 대부분 베트남어로 된 설명들이다.
절 안에는 크고 작은 불상과 탑들이 세워져 있다. 황금색이 많은데 동남아의 사찰에 가면 황금색의 불상과 건물이 많이 보인다. 사찰 한쪽에는 배가 불룩하고 후덕하게 생긴 큰 불상이 앉아 있다. 이곳 사람들은 이 불상을 “행복 불상”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 불상은 아마 중국에서 미륵불의 화신이라 하는 포대화상(布袋和尙)을 의미하고 있는 것 같다. 포대화상은 길흉을 예측하고 풍족함과 행복과 만족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포대화상은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다. 그리고 절 저쪽에는 누각 형태를 한 중국식의 7층 탑이 보인다. 그리고 탑 뒤에는 좌불이 누워있다. 이 외에도 절 안에는 다양한 크기와 모습의 불탑, 그리고 불상들이 절 이곳저곳에 서있다.
버스는 우리를 선착장에 내려주었다. 선착장에는 상당히 큰 건물이 서있는데, 아마 여객 터미널인 것 같다. 앞에는 넓디넓은 메콩강이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메콩강은 "어머니의 강"이란 뜻이라는데, 과연 이름답게 넓고 풍요한 강이다. 황토색 물결이 넘실거린다.
약 30명 정도가 탈 수 있는 배를 타고 이곳 메콩강 델타에서 가장 크다는 유니콘 섬으로 갔다. 이곳 메콩강 델타에는 4개의 큰 섬이 있는데, 유니콘 섬, 피닉스 섬, 드래건 섬, 거북섬이 그것이다. 유니콘 섬에 내리니 작은 농장이 있고 과자나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있다. 큰 구렁이를 몸에 감고 사진을 찍게 하는 사람도 있고, 벌꿀이나 로열 젤리를 판매하기도 한다. 또 베트남의 전통 노래를 들려주는 코스도 있다. 특별한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다.
이곳 메콩강 델타에는 섬 안의 이동과 섬과 섬 사이를 연결하는 많은 운하가 있다. 운하는 폭이 5미터가 조금 넘는 정도의 좁은 물길이다. 승객 4명을 태울 수 있는 작은 배가 우리를 싣고 운하를 돌아다니며 운하의 모습을 구경시켜준다. 이전에 호이안에서 광주리 배를 타고 좁은 물길을 다닌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 작은 쪽배를 타고 운하 사이를 헤쳐 나가자 그때 생각이 난다. 이번 투어에서 이 운하 체험이 가장 재미있었다. 배를 젓는 사람은 대부분 중년 이상의 여자들이었고, 가끔 나이 많은 노인들도 섞여 있었다.
코코넛 농장으로 갔다. 이곳에서는 재배하고 있는 코코넛의 모습을 보여주며, 코코넛으로 만든 각종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나는 평소에 그 큰 코코넛을 즙만 먹고 버리는 것이 아깝게 생각되었다. 그래서 뭔가 좋은 제품으로 가공할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했는데, 이곳에서는 코코넛으로 설탕을 만든다고 한다. 코코넛 설탕 제조기는 아주 조잡히게 생긴 기계였는데, 코코넛 껍질을 벗겨내고 속을 기계에 넣으면 그것을 으깨어 마치 솜처럼 만드는 기계이다. 아주 조잡하여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는다. 아마 우리나라였다면 좀 더 편리하고 효율성 있는 기계를 만들어 낼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없는 기계가 없다. 뭔가 손이 많이 가는 일이 있으면 찾아보면 반드시 그를 해결하는 기계가 있다. 밤 까는 기계, 생강 까는 기계, 회 써는 기계 등이 바로 그런 것이다. 긴 일정을 고려해 이번 여행에서 물건은 절대 안 사기로 마음먹었건만 코코넛 캔디의 유혹에 넘어가 결국 세 봉지나 샀다.
이 뒤에도 10명 정도가 타는 작은 배를 타고 운하 관광을 하였으며, 전동 카트를 타고 섬을 돌아보기도 하였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친 후 악어농장으로 갔다. 이곳에는 많은 수의 악어들이 사육되고 있었다. 악어들은 움직이기 귀찮은지 대부분 축 늘어져 잠만 자고 있다. 통닭은 매달아 악어들을 자극하여 악어들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1인당 23,000원의 싼 투어 비용에도 불구하고 여기에는 점심도 포함되어 있다. 악어농장 한쪽에 있는 야외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아주 좋았다. 메콩강에서 잡았다는 물고기 요리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의 접시가 나왔다. 열대과일 후식을 끝으로 숭늉 대신 큰 코코넛을 한 개씩 안긴다. 여행도 좋고 식사도 좋아 여행사에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23,000원짜리 투어이지만 그 두배 이상을 달래도 기꺼이 응할 것 같다.
점심을 먹은 후 1시간 반 동안 낮잠 시간이다. 농장 뒤쪽에 있는 숲 속 휴게소에는 해먹이 비치되어 있다. 해먹에 처음 누워보는데, 이렇게 편한 줄 몰랐다. 집 어딘가에 10여 년 전에 태국에서 산 해먹이 있다. 집에 그것을 걸 장소가 없을까 잠시 생각해보았다. 이제 메콩강 투어는 끝났다. 참고로 메콩강 투어는 개별 자유여행은 불가능할 것 같다. 혹시 기회가 있는 분은 꼭 여행사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이번 메콩강 투어가 하도 만족스러워 같은 여행사에 들러 내일 구찌터널 투어를 예약하였다. 그리고 여행자 거리로 왔다. 여행자 거리는 호텔에서 10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위치해있다. 아직 이른 저녁이라 그런지, 아니면 요즘은 여행객이 적어서 그런지 대형 술집과 클럽, 그리고 바가 늘어서 있으나 손님은 거의 없다. 큰 바에 들러 식사를 하고 맥주를 한잔 하였다. 이곳은 다른 쪽의 음식점에 비해 음식값과 술값이 비싸다, 그렇지만 그래 봐야 우리나라의 호프집 정도의 가격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