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차이나 3국 여행(D+11)

(2022-10-27) 오토바이를 타고 시판돈 구경하기

by 이재형

어제 8시간이나 차를 타고 온 피로가 몰려 푹 잤다. 느지막이 일어나 식당으로 가서 메콩강을 내려다보는 테이블에 앉아 아침을 먹는다. 이번 여행 중에 숙소를 예약할 때는 모두 조식을 포함한 것으로 하였는데, 값싼 숙소임에도 불구하고 아침은 상당히 푸짐하게 잘 나오는 편이다.


이곳은 섬이라서 좁은 줄 알았는데, 섬 이곳저곳을 걸어서 할만한 거리는 아니다.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거나 툭툭이를 대절하여야 한다. 그 외의 방법으로는 여행사 투어에 참가하여 카약 투어 등을 즐길 수 있다.

메콩강 옆의 숙소
숙소에서 내려다보는 메콩강


27. 오토바이를 타고 돈뎃 섬과 돈콘 섬 투어


나는 오토바이를 렌트하기로 했다. 그런데 오토바이를 타 본 지가 너무나 오래되어, 매뉴얼 오토바이는 타는 법을 잊어버렸다. 오토인 스쿠터를 빌리기로 했다. 7만 낍, 우리 돈으로 6,000원이 조금 넘는 돈이다. 많은 렌트 오토바이를 진열해둔 가게도 있었지만, 그곳에는 오토가 없어, 오토 스쿠터 단 2대 만을 진열해둔 중년 아주머니 가게에서 렌트하였다.


오랜만에 타보는 오토바이라 운전이 영 서툴다. 일단 혼자서 연습을 해보았다. 길이 포장이 되어있지 않아 운전이 아주 힘들다. 10분 정도 연습을 한 후, 집사람을 뒤에 태웠다. 사람까지 한 명 더 태우고 나니 운전이 더욱 힘들어진다. 길이 단순히 포장이 안된 정도가 아니라 푹 파여 있거나 진창이 말라붙어 있는 곳이 많아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조금 가다가 집사람이 불안한지 좀 더 연습을 하고 오란다. 집사람을 돌려보내고 혼자서 오토바이를 달려본다. 마을을 벗어나 조금 가니 포장은 안되었지만 길은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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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뎃 및 돈콘 섬의 풍경

조금 더 달리니 길이 200미터 정도 되는 시멘트 다리가 나온다. 돈뎃 섬과 돈콘 섬을 연결하는 다리다. 다리 아래로는 누런 황톳물이 세차게 흐른다. 돈콘 섬으로 들어서자 길은 시멘트로 포장되었다. 섬 가운데 난 포장길을 곧장 달려본다. 길 옆으로 쌀을 수확하는 농부들이 보이기도 하고 또 좀 달리면 갈 양쪽으로 정글이 펼쳐지기도 한다.


드디어 돈콘 섬 끝에 다달았다. 주차장인듯한 넓은 공터가 있고, 주위에 몇 채의 건물들도 보인다. 이전에는 이곳에 집라인 등 체험 액티비티 시설이 있었던 것 같으나, 지금은 찾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거의 폐쇄된 것 같다. 섬 끝까지 왔으니 이제 돌아가야 한다. 왔던 길로 되돌아가려는데, 출발하자마자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이 보인다. 그 길로 가보기로 했다.

길 양쪽은 완전 정글이다. 정글 가운데 난 길을 한참 달리니 길 오른쪽에 세차게 흐르는 메콩강이 보인다. 그 길을 따라 강을 구경하면서 가다 보니 조금씩 걱정이 된다. 출발한 지 거진 2시간 정도가 되어 혹시 사고가 난 것이 아닐까 하고 집사람이 걱정할까 봐서이다. 일단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왔던 길로 되돌아서 한참을 달리니 좀 전에 건넜던 돈뎃 섬과 돈콘 섬을 연결하는 다리가 보인다. 그런데 다리에 조금 못 미쳐 왼쪽으로 포장도로가 있고, 폭포로 향한다는 작은 팻말이 보인다. 그리로 가보기로 했다.


28. 솜파밋 폭포의 위용


5분 정도 달렸을까 넓은 공터가 나오고 허물어질 듯한 작은 매표소가 보인다. 길 한쪽에는 음료수 등을 파는 노점이 있다. 노점에서 물을 한 병 산 후 노점상 아주머니에게 오토바이를 지켜봐 달라고 부탁을 하고는 표를 서서 폭포 쪽으로 갔다. 폭포가 가까워지는지 웅장한 물소리가 점점 커진다. 이곳은 시판돈을 대표하는 명소 가운데 하나인데 관광객은 나밖에 없다.

갑자기 거대한 폭포가 나타난다. TV에서 여러 번 본 적 있는 바로 그 솜파밋 폭포이다. 이 폭포는 리피 폭포라고도 하는데 몇 년 전 KBS에서 이곳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어부의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그 외에도 여러 TV 방송에서 이곳에 대한 프로그램을 제작한 바 있다. 솜파밋 폭포는 높이는 그다지 높지 않다. 대신 메콩강의 풍부한 물이 크고 작은 수많은 폭포를 만들어, 이들 폭포가 서로 엉키고 감기고 휘몰아치면서 언청난 물을 쏟아내고 있다.


감상 포인트가 여러 곳이 있지만, 일단은 호텔로 돌아갔다가 집사람과 함께 오기로 했다. 다니다 보니 툭툭이도 보여 집사람과 함께 툭툭이를 타고 관광하면 될 것 같았다.

숙소에 돌아오니 집사람이 몸 컨디션이 좀 좋지 않다고 하며, 관광은 않겠다고 한다. 점심을 먹고 다시 오토바이를 탔다. 먼저 좀 전에 다녀왔던 솜파밋 호수로 갔다. 폭포 조금 앞에는 키는 크지 않지만 둥치가 굵고 옆으로 넓게 퍼진 나무가 많이 서있은데, 둥치의 모습이 좀 이상하다. 가까이 가서 보니, 한 그루의 나무가 아니라 손가락보다 조금 굵은 크기의 대나무 비슷한 식물이 뭉쳐서 자라고 있는 거다. 원래 그런 나무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일부러 그렇게 만든 나무인지는 모르겠다.


이번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폭포를 충분히 감상하였다. 이번에는 나보다 앞서 젊은 서양인 남녀가 와있다. 이들은 폭포를 좀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폭포 쪽으로 접근한다. 폭포 쪽으로 가까이 가려면 불안한 모습의 좁은 외나무다리를 건너야 한다. 나도 폭포 가까이 가보려고 가다가 아무래도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것이 불안하여 그만두었다. 나이가 들수록 제일 떨어지는 기능이 균형감각이다. 괜히 만용을 부려 좋을 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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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콘 파펭 폭포


솜파밋 폭포를 나와 오토바이를 타고 섬 구석구석을 돌아보았다. 두세 시간 정도 그렇게 다니니 좁은 섬의 길은 안 가본데 없이 모두 돌아본 것 같다. 그런데 시판돈에는 여러 유명한 폭포가 있지만 사람이 접근할 수 있는 폭포는 3곳이다. 그중 한 곳은 배로 가야 하므로 육로로 갈 수 있는 곳은 솜파밋 폭포와 콘 파펭 폭포 2곳이다.


콘파펭 폭포: EBS 세계테마기행

그런데 나는 솜피밋 폭포 밖에 보지 못하였다. 섬의 구석구석을 모두 돌아봤다고 생각했는데, 콘 파펭 폭포는 찾을 수가 없었다. 오토바이를 반납하러 와서 주인아주머니에게 그 말을 하니, 10만 낍을 내면 자신이 데려다주겠다고 한다. 5만 깝으로 깎아 함께 가기로 했다. 나는 따로따로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걸로 생각했는데, 주인 여자는 자신이 오토바위를 타면서 나 보고는 뒷자리에 타란다. 그리고 자신의 허리를 잡지 말고 뒷좌석 뒤편에 있는 손잡이를 잡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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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파펭 폭포 가는 줄 다리

이렇게 오토바이 뒷자리에 타니 자세가 영 불안하다. 길이 울퉁불퉁하여 자리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손잡이를 세게 잡으니 온 몸에 힘이 들어간다.


콘 파펭 폭포 입구라는 곳을 가보니 내가 오늘 벌써 몇 차례나 지나 갔던 길이었다. 도로에 아무런 표시판이나 안내판이 없어 그냥 매번 지나쳤던 것이다. 나 혼자 왔으면 수십 번을 왔어도 이곳을 찾지 못했을 것 같다. 포장도로에서 울퉁불퉁한 좁은 길을 500미터쯤 들어가면 더 이상 오토바이가 들어갈 수 없는 좁은 숲길이 나온다.

메콩강의 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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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길을 조금 걸어 들어가면 좁은 줄다리가 나온다. 이 다리는 마치 <인디아나 존스> 영화에나 나올 법한 것으로서 바닥에는 구멍이 숭숭 나있다. 이 다리를 건너노라면 구멍 난 다리 바닥 밑으로는 메콩강의 세찬 물줄기가 굉음을 내며 급하게 흘러가고 있다. 이 다리를 지나면 곧 폭 20미터 정도의 좁은 강줄기가 나오며, 그 위로 아주 폭이 좁은 다리가 걸쳐있다. 다리를 건넌다기보다는 담장 위를 걷는 기분이다.

아슬아슬한 줄다리

이곳을 지나 1~2분 정도 더 가면 콘 파펭 폭포가 나온다. 이 폭포 역시 눈에 익다. 솜파밋 폭포와 비교한다면 폭포의 높이와 다양성은 떨어지지만 폭이 훨씬 높고 더 웅장하다. 폭포 아래에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가까이 가보니 통발로 고기를 잡고 있다. 바로 메콩강의 어부이다. 고기를 네댓 마리 잡은 것 같은데, 한 마리는 길이가 50센티가 넘어 보이는 큰 고기이다. 메콩강의 어부까지 봤으니 이젠 웬만큼은 본 것 같다.

메콩강의 어부

호텔로 돌아오니 집사람이 여전히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한다. 자꾸 설사가 나는데, 집에서 가져온 배탈약을 먹어봤지만 크게 나아진 것은 없다고 한다. 은근히 걱정이 된다. 만일 내일이 되어도 차도가 없다면, 내일로 계획되어 있는 비옌티안 행을 포기하고, 이곳에서 가까운 대도시인 팍세에 가서 병원을 찾아보아야겠다.

나를 위해 포즈를 잡아주는 동네 여자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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