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차이나 3국 여행(D+12)

(2022-10-28) 라오스 남부의 중심도시 팍세로

by 이재형

아침이 되어서도 집사람이 여전히 설사가 계속된다고 한다. 여행 스케줄을 바꿀 수밖에 없다. 당초 오늘은 라오스의 수도인 브옌티안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비옌티안까지는 버스로 약 20시간을 가야 한다. 도저히 그럴 형편이 아니다. 이곳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 팍세라는 도시가 있다. 팍세는 남부 라오스의 중심 도시이다. 일단 그곳에 가서 병원에 들러봐야겠다.


이곳 시판돈의 숙소는 경치를 즐기기 위하여 메콩강 변에 있는 개인이 운영하는 리조트 풍의 민박을 선택하였다. 그것이 실책이었던 것 같다. 가뜩이나 고온 다습한 지방인 데다 큰 강 옆에 있으니 습기가 무척 많다. 그런데 호텔과 같은 전문 숙박업소가 아니다 보니 습기 관리가 제대로 안된다. 방 전체가 눅눅한 데다 마루 바닥은 물방울이 고일 정도로 습도가 높다. 이래서야 몸에 탈이 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나도 어젯밤 무더위와 습기로 잠을 설쳤다.

시판돈을 뒤로 하며
시판돈 행 선창가 거리 풍경


30. 팍세로 이동


오전 11시에 배를 타고 돈뎃 섬을 나왔다. 몸은 피곤하지만 메콩강의 강바람은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준다. 선창에 도착하자 대기하고 있는 밴을 탔다. 그리고 2시간 정도를 달려 팍세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하도 장거리 버스를 많이 타 이젠 두 시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집사람이 웃는다. 팍세는 메콩강을 끼고 있는 도시로서, 라오스의 남부지방의 중심도시라 할 수 있다. 습기에 시달린 이틀간의 악몽을 벗어나려 좋은 호텔을 선택했다.


집사람도 좀 나아졌다고 한다. 병원에 갈까 망설여진다. 병원에 가서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가능할지, 그리고 의사소통이 된다 하더라도 한국의 병원에서 처방받아지어 온 약보다 더 좋은 약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라오스는 의료 수준이 높지 않아 좀 큰 병은 대부분 태국으로 가서 치료받는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에 가기도 찜찜하다. 그래서 집사람도 좀 나아진다니까 하루쯤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했다. 넓은 호텔 방의 보송보송한 침대에 누우니 마음까지 푸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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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세의 시장 풍경
팍세의 주택가 풍경

집사람이 식사 대신으로 바나나를 먹겠다고 해 바나나를 사러 나갔다. 여긴 지방도시라서 정말 영어는 전혀 안 통한다. 온갖 손짓 몸짓으로 겨우 시장을 찾아 바나나를 샀다. 바나나 큰 다발 하나가 1만 낍, 즉 900원 정도이다. 호텔 옆 식당에서 혼자 저녁밥을 먹으니, 라오 비어 큰 병 한 병 포함해 3만 낍이다. 정말 물가가 싸다.


내일은 집사람 컨디션을 봐가면서 이곳에서 하루를 더 묵을지 아니면 비옌티엔이나 방비엥으로 이동할지 정해야 할 것 같다.


31. 여행지에서의 돈 계산


해외여행을 할 때 제일 성가신 것이 돈 계산을 하는 일이다. 우리가 국내에서 돈 계산을 할 때는 일일이 지폐에 적힌 숫자를 확인해서가 아니라 돈의 모양을 보고 얼른 계산을 한다. 예를 들면 8만 7천 원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돈 모양만 보고 얼른 5만 원권 한 장과 만 원권 3장, 5천 원권 1장, 천 원권 2장을 꺼낼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5만 원권 2장, 혹은 5만 원권 1장에 만 원권 4장을 주고 거스럼 돈을 받을 수도 았을 것이다.


그런데 외국에서는 이게 잘 안된다. 돈의 모양이 생소하다 보니 지폐 한 장 한 장의 금액이 적힌 숫자를 확인하여야 한다. 특히 베트남과 같이 금액단위가 큰 지폐는 동그라미 숫자를 일일이 확인하여야 한다. 이렇게 지폐 한 장 한 장에 신경을 쓰다 보니 간단한 계산조차 잘 안된다. 큰돈을 내고 거스럼 돈을 받으면 제대로 받았는지 얼른 계산이 되지 않는다. 그런 데다가 지폐 종류는 얼마나 많은지...


우리나라 지폐는 5만 원, 만원, 5천 원, 천 원의 4종류로 간단하다. 그런데 베트남은 50만 동, 20만 동, 10만 동, 5만 동, 2만 동, 1만 동, 5 천동, 2 천동, 1천 동에 더하여 100 동대 지폐까지 있으니 복잡하기 짝이 없다. 캄보디아에서는 자국 화폐에다가 달러까지 함께 사용하니 이 또한 복잡하다. 그런데 돈 계산이 제일 힘든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라오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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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2만 낍과 10낍 지폐

라오스 돈의 금액을 표시하는 자리에는 얼른 보면 아라비아 숫자의 ‘6’과 닮은 모습의 현지 문자가 들어가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라오스 화례에 60,000 낍 짜리 지폐가 있나 하고 고개를 갸웃뚱 한 적이 있다. 라오스 지폐에도 물론 아라비아 숫자만으로 표기된 금액이 적혀 있다. 그런데 지갑에서 돈을 꺼내면 이 숫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기 때문에 지폐를 꺼내놓고는 항상 이게 얼마 짜리 지폐인지 이리 보고 저리보고 뒤집어 보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돈 계산할 때마다 짜증이 난다. 관광객들이 여러 종류의 지폐를 꺼내 늘어놓고 끙끙거리며 돈을 계산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라오스 경제는 지리적으로 매우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다. 내륙 국가로서 바다와 접해 있지 않기 때문에 수출을 하려면 태국이나 베트남의 항구를 이용하여야 한다. 라오스를 포함한 이들 국가 모두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물류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수출에 적지 않은 애로가 따른다. 이에 비해 라오스는 아주 좋은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나라 곳곳에 명승지가 많다. 관광산업이 앞으로 유망산업으로 될 수 있을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할 일이 해외 관광객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화폐 도안을 바꾸는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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