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는 10년 안에 8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화성 식민지를 만들겠다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테슬라가 화성에 가려는 이유는 남극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눈 대신 진흙을 뒤덮은 펭귄과 마치 핏빛으로 물든 듯 붉어져버린 눈. 여기는 지구 최남단 대륙, 남극입니다.
지난해, 역사상 처음으로 남극이 영상 20도를 기록했습니다. 이제껏 남극에서 녹아내린 빙하만 약 3조톤 이상인데요. 만약 지구의 얼음이 모두 녹아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남극에 있는 빙하가 녹으면 왜 문제가 되는 걸까요?
남극은 지구에서 5번째로 거대한 대륙으로 그 넓이가 1,42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합니다. 호주 대륙보다 거의 두배나 큰 수치죠. 그리고 남극을 덮고 있는 얼음의 두께는 무려 2km입니다. 국립 설빙데이터센터에서는 남극의 얼음이 모두 녹게 되면 지구 해수면이 평균 60m 상승할 것이라고 밝힌 적도 있습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우리나라만 해도 200개가 넘는 지역이 침수되기 시작합니다. 한국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그나마 다른 나라에 비해 침수 피해가 적은 편입니다. 해안쪽에 위치한 주요 국제 도시들이나 방글라데시, 호주와 같은 나라들의 대부분이 바다에 잠기면서 10억 명 이상의 환경 난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앙은 시작일 뿐입니다. 얼음은 태양빛의 90%를 반사합니다. 현재는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지구의 적정온도를 지켜주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빙하가 없다면 태양열은 바다에 고스란히 흡수되겠죠. 따뜻해진 바닷물은 지구의 온도를 더욱 상승시킵니다.
그에 따라 태풍, 폭염, 한파와 같은 이상기후가 잦아지고 작은 지진조차도 엄청난 쓰나미가 되어 찾아오게 되는 겁니다. 한국은 아프리카 사바나와 같은 기후로 바뀌고요. 사람이 살기 어려운 지옥이 되는 거죠.
생태계도 엉망이 되는데요. 남극의 얼음은 소금이 녹아 있지 않은 담수이기 때문에 얼음이 모두 녹아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바닷물의 염도는 대폭 낮아집니다. 이런 해안 환경의 변화는 산호를 비롯한 수많은 해양생물들을 죽음으로 내몰게 되죠. 거기다 동식물도 살아남기 힘든 환경에 전반적인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많은 인구가 굶주리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녹아내린 남극의 모습은 어떨까요? 2019년, 캘리포니아대학교의 마티외 교수는 남극의 얼음층 아래의 지각을 조사해 남극 지도를 새롭게 그린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남극의 진짜 모습은 커다란 본토 대륙 하나와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재밌는 건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는 것입니다. 두꺼운 빙하에 눌려있던 지각이 서서히 위로 융기하면서 원래 모습과 비슷해지는 겁니다.
남극 대륙 밑에는 석유를 비롯한 금, 구리, 백금, 우라늄 등 각종 지하 자원들이 풍부하게 매장돼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 국가나 기업들이 이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앞다퉈 남극으로 몰려들 확률도 높죠.
그런데 남극의 얼음이 모두 녹고 난 뒤에는 진짜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불리는 남극이지만 모든 얼음이 녹는 순간 동토층 안에 갇혀있던 미지의 병원균들이 깨어날 위험이 있습니다.
비슷한 예로, 5년 전인 2019년 이상고온으로 시베리아 동토층이 녹으면서, 얼어있던 동물 사체에서 탄저균이 깨어나 퍼졌습니다. 멀쩡하던 순록 2300마리가 떼죽음을 당했죠. 그러니까 남극의 얼음 속에는 인류가 한번도 접하지 못한 바이러스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지금도 매년 690억 톤의 얼음이 녹고 있지만, 하루 아침에 남극의 모든 얼음이 녹아내리지는 않을 겁니다.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늦었다고 포기하는 것보다는 각자의 노력과 실천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