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꽃에 미혹이라도 된듯하다
제 아무리 정신을 차려보려고 해도
결국에는 네 앞에 도달하고 말았구나
뒤로 백 걸음을 물러서도
저만치에서 흘러나오는 향기에
다시 백한 걸음을 달려 나를 품게 한다
아, 아 제발 구원해다오
꽃에 매력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나를 본다면
분명 비극일 테지
지독한 꽃을 감히 품는다는 것은
나에게 그대가 가득 묻었다는 것을
이제 모두가 알게 될 테지
억겁의 꿈에서 깨워주시오
손에 밧줄을 묶고서라도 끌고 와 주시오
얼굴에 물이라도 가득 부어주시오
꽃향기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게 해 주시오
집어삼켜질지도 모르는 미래가 두렵구나
아, 아 죽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