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패할 때 마다 성공과 한 발짝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지난 화 '신입사원은 1년 365일 36.5°C를 유지해야한다'에서 짧게 언급했듯이 나는 현재 한화 더플라자라는 호텔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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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짜리 단기 실습활동인데 나는 첫 주부터 남들보다 일 머리가 없고 느린 사람임을 증명해버렸다.
그리고 드디어 2주차가 되었고 나는 알게 모르게 남들을 따라잡고 있다.
이번주에 있었던 크고 작은 나의 변화, 업적들에 대해서 공유하며 슬로 스타터인 나의 삶에 대해 기록해보려한다.
먼저 슬로 스타터라는 말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프로 스포츠 경기에서 시즌 초반에는 성적이 부진하지만, 경기를 거듭할 수록 본래 실력을 발휘해 개인 기록이나 성적이 뒤늦게 좋아지는 선수를 의히만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발동이 늦지만 한 번 발동이 걸리면 포텐이 터지는 사람을 뜻한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이 슬로 스타터의 대표 주자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호텔에서는 식사냅킨, 암 타월, 테이블 닦는 천, 내부에서 쓰는 암타월, 글라스 타월 등등 다양한 천들을 사용하고 각자의 용도에 따라서 접는 방식도 달라진다.
유치원~초중등시절까지 종이접기만 해도 어려워하던 나에게 호텔을 찾는 고객분들께 보여질 린넨 천들을 열심히 각을 살려서 용도에 맞게 접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일례로 첫째 주에는 10시간 근무(식사 시간 포함) 중 2시간 30분 동안 린넨 접기를 통과를 못해서 계속 린넨만 접은 날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을 겪고 2주차가 되니까 린넨접기는 나에게 껌이 되었다.
이제는 눈 감고도 접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주와 비슷한 갯수의 린넨을 30분도 안되어서 다 접었고 한 번에 선배님께 통과를 받았다.
혹시 몰라 2분의 선배님께 컨펌을 부탁드렸는데 두 분다 잘 접었다고 해주셨다.
두 번째로는 우유 스팀과 라테 아트!
다들 첫 주차에 스팀을 떼는데 나는 스팀을 떼지도 못했다.
대략 3분 정도의 선배님들께서 나에게 스팀을 알려주셨는데 그때만해도 선배님들이 자세를 잡아주시니까 스팀이 아주 잘 되었었는데 그때는 내가 이해하고 한게 아니라 그냥 잡아주신 자세대로 하다보니 내 실력이 아니었다.
그런 상태로 '00이는 할 줄 아니까.'하면서 넘어가다보니 2주차가 되었을 때
"뭐야, 스팀 안배웠어요?!"라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다.
그래서 약간의 꾸중과 곱지 않은 시선 속에서 4명의 선배님들께서 돌아가면서 스팀을 가르쳐주셨다.
정말 한편으로는 스트레스받고 무서웠고 한 편으로는 나의 멘토 선배님이 나 때문에 욕먹을까봐 3일간 밤새서 매일 유튜브에 우유 스팀 영상을 보고, 혼자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결국 바로 우유 스팀에 성공했다.
빠른 실습생들은 첫째 주 부터 라테 아트를 연습하기도 했는데 실제로 성공을 시키는 사람은 첫째주까지는 없었고 둘째주가 되니 어쩔때는 성공시키고 어쩔 때는 못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나도 이제 그들 중 한 명이 되었다.
즉, 나도 결국 라테 아트를 성공시켰다는 말이다!
물론 나도 계속 성공한 것은 아니고 딱 한 번 퇴근하기 전에 샷이 남아서 해본건데 얼떨결에 성공시켜버렸다!
비록 발동이 늦게 걸렸고 속상한 말들도 들었지만
좋은 일을 위해서는 많은 역경과 고난이 필요한 법이다.
나는 잘 했고 다음주도 잘 할것이다.
실패가 있기에 성공이 아름답고 빛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