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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동급부 Aug 04. 2024

에필로그


30편 이내로의 축소가 가장 힘든 작업이었다.

삼순이 삼철이’의 각각의 사건들은 내 기억 속에 아픔 임과 동시에, 독자들께 공감과 함께 어느 정도 재미를 드릴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이야기들을 선별한 것이다.


이 외에 말 못 할 일들이 왜 없겠는가?

내가 알지 못하는 엄마의 아픈 사연들은 또 얼마나 더 많겠는가?


지금도 어머니는 똑같은 삶을 살고 계신다.

함께하시는 한 분, 아버지께서 변함없는 삶을 살고 계시니 당연하다.

두 분이 부부로 살아오신 세월은 70년이 가까워 오고 있다.


어머니는 오 남매 중에 나를 가장 예뻐하셨다.

그저 막둥이라는 것 외에도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짧다는 이유로 더 애틋하다고 자주 말씀하셨다. 나의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인해 단절된 긴 시간들이 있어 애틋함의 이유라면 차고 넘친다. 깊이의 차이는 있겠으나 그 마음은 나 또한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 글들 감정의 노정으로만 쓰이지는 않았다.

이는 화가 날 만큼 답답하고 미련스럽게 오직 한 삶만을 살아오신 내 어머니의 평생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자 평가이자 가치를 매기는 작업이기도 했다.


그 결론이 투영된 이 글자들의 집합체는 어머니의 삶에 대한 칭송이자 찬미이자 추존이기도 한 것이다. 어머니께서 나를 가장 예뻐하셨던 이유는 본 결론에 대한 설득력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자신의 여린 몸속에 자식을 품었던 50개월,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몸이었던 다섯을 키우기 위해 헌신하신, 이미 수차례 무너졌을 가정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어머니가 계셨기에 오늘의 내가 내 아이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다.




이곳에 글을 올리기 위한 준비작업부터 30편의 마지막을 적는 지금까지, 조금이라도 눈가가 촉촉해지지 않은 날은 하루도 없었던 것 같다. 무사히 발행을 해도 댓글들이 가만두지 않았다.


읽어 주시고 공감해 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내 엄마와 나의 삶에 격려와 응원을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내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게 또 용기 낼 수 있게 해 주신 브런치스토리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곳의 모든 분들 덕분에 행복한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나는 이 수필집이 출간되길 희망한다.

자랑스러울 리 없고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휴대폰 문자도 보내지 못하시는 어머니께서 읽으실 수 있도록 딱 한 권만이라도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뿐 아니라 독자분들께서,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어머니라는 한 사람을 생각하며 댓글로 전해 주신 그 진심들 또한 오롯이 내 어머니께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난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내 어머니께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앞으로 할 것 같지도 않다.

내 엄마도 내게 단 한 번도 그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머니와 내가 공유하는 정서는 차마 말로 담아낼 수 없는 사랑 이상의 어떤 것이기에 그렇다고 믿는다.

 

그래도 처음으로 브런치스토리에 기대어 부족한 말에 한  담아본다.



 

이 삼자 순자 내 엄마,

감사하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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