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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SHOOP 리슙 Sep 0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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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49재



9월 3해가 질 무렵 강남역 5번 출구 지하에 위치한 꽃집에 들렀다. 문 바로 앞 하얀 국화 송이들이 두 개 통 안에 담겨있었다. 그 중 한 개는 절반쯤 비어있었다. 48일이란 시간 동안 계속 채워졌다 사라 꽃과 반대로 부당한 현실과 고통은 계속 극명해지고 커져다. 국화 한 송이 꽃잎 개수보다 훨씬 많은 30만 명이 9월 2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아스팔트에 모였고 다음날 9월 3오전에 용인의 한 고등학교 선생님이 생을 마감하였다. 모두 8월 31일 양천구 소재 초등학교 선생님과 같은 날 군산 소재 초등학교 선생님이 돌아가신 후 3일 동안 벌어진 일이다.

 

꽃들 밑으로 막대사탕 두 개가 보였다. 분명히 웬만한 어른들보다 훨씬 어른스러울 아이일 테다.


제자들의 편지도 함께 붙이신 한 선생님의 편지


공교육에 몸담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그들이 처한 현실을 너무나 늦게, 이제 겨우 손톱만큼만 알게 됐으니 어떻게든 가야만 했다.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건 다른 말로 해야 할 일이 분명하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해야만 한다. 재고 따지는 시간조차 아까울 때가 지금이다. 더 이상 아무도 져서는 안 된다. 사람은 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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