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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 Muse Jul 17. 2023

사장에서 마담 뮤즈로 호칭을 바꾸고

점심 손님이 오늘은 일찍 가셔서 마담도 이른 점심을 먹었어요. 오래간만에 제대로 상을 차려 홀에서 앉아 먹어 보는 밥상 다운 밥상을 차려봤어요. 아직 밥이랑 수저는 놓기 전이구요.


점심시간은 워낙 정신이 없어서 이렇게 식탁에 앉아서 먹는 것만으로도 진수성찬과 다름없습니다. 반찬도 다양해요. 치즈가 들어간 소시지를 물에 데쳐서 염분을 많이 제거한 소시지, 골뱅이 채소 무침, 채소를 넣어 만든 감자 채전, 곱창 돌김, 그리고 남편이 먹고 싶다고 나중에 내 온 멸치볶음. (있는 것 안 먹고 또 딴 반찬 가지고 온다고 한 소리 들으면서도 꼭 저럽니다.)   

평소 같으면 Uncle.Cho 가 이른 점심을 먹고 회사에 들어가 봐야 해서 저 혼자 먹곤 하는데 그래도 일요일은 함께 점심을 할 수 있어서 덜 심심하긴 하죠.


사장, 마담이 되다.


 앞으로는 자칭  '사장'이란 표현 대신 '마담'이라고 하려고 해요. Madame.Muse, 꽤 멋지지 않나요? 원래 무슈나 마담 다음에는 성(姓)을 붙여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냥 제멋대로 마담 뮤즈라고 할까 합니다. 가게 상호를 따서 만든 이름이라 더 애착이 가기도 하고 뭔가 진짜 여신이 된 것 같은 착각마저 들기도 하고, 아무튼  그냥 기분이 좋은 이름이에요.


 그리고 술을 파는 가게의 여사장이니 마담은 마담이잖아요. 그러니 혹시나 저를 부르실 일이 있을 때에는 '마담 뮤즈'라고 불러주세요.

다음 국어사전에서도 이렇게 정의가 내려져 있습니다.

 그럼 다시 오늘 준비한 점심 이야기로 돌아가 볼게요.

먼저 골뱅이 오이 무침!  사실은 어제 토요일 밤에 무알코올 맥주랑 한잔하려고 닭똥집 튀김이랑 같이 만들어 놓은 건데요.  조금 덜어 놓았던 것을 오늘은 반찬으로 먹었어요.  (소면은 어제 다 해치움.)

소면이 빠진 골뱅이무침이죠.

그리고  준비 과정 샷을 위해 만들어 본 감자채 볶음이랑 김, 그리고 소시지. 감자채 볶음의 완성샷은 사진이 꽤 많은데 과정을 담은 사진들이 없어서 어제 새로 만들어 봤어요.

메뉴에 들어가는 소시지의 종류를 바꿔 보면서 새로 받은 샘플인데 맛이 어떤지 시식도 해 볼 겸 먹어봤어요. 발색제랑 염분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끓는 물에 한참 데쳤습니다. 치즈가 들어간 소시지인데 미국 수입품이라서 그런지 꽤 짠맛이 도네요. 이건 아웃! 다른 제품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소시지... 나이도 있고 건강을 생각해서 자주 안 먹으려고 하는데 오늘 아주 시식을 핑계로 제대로 많이 맛있게 먹어봤어요.

오래간만에 먹어본 소시지랑 엉클 조가 좋아하는 멸치볶음

멸치볶음은 제가 좀 잘 하는 반찬 중에 하나예요. 짜지 않고 많이 달지 않으면서 끈적이지 않고 바삭바삭한 식감을 잘 내거든요. (다 잘한대...) 그래서 엉클 조가 매 끼니마다 찾아서 먹곤 해요.  다음에 멸치볶음에 관한 이야기도 올려볼게요. 굉장히 간단해요!

식사를 하면서 멀리 세종대의 시계탑을 바라보는데 문득 '저 종탑의 종은 누가 칠까' 하는 궁금증이 들더라구요. 확대해서 볼까요?

세종대에서 마담이 가장 좋아하는 건물, 종탑

종탑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있는지, 종은 언제 치는지, 종탑 안에는 뭐가 있는지 마담의 궁금증은 점점 더 커지네요. 노트르담 성당에 화재가 난 이후 지금은 얼마나 복구가 되었는지, 문득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의 에스메랄다랑 콰시모도 생각도 나고.... . 의식의 흐름을 타고서 '벙어리 삼룡이'까지 생각나는 걸 보니 이제 글을 마무리할 타이밍인가봐요.


이런저런 생각과 궁금증이 꼬리를 무는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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