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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뜬구름 Feb 18. 2021

뜰구름


트렌드의 기준을 내 머릿속에서 세우지 않기.


시대의 트렌드를 읽어나가는 것이 너무 좋았다. 남들은 아직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 바삭하게 알고 내가 알려줄 수 있다는게 좋았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그래서 웹매거진을 만들었던 적이 있다. 1년정도 매일 같이 글을 썼고 어느새 트렌드의 기준을 내 머릿속에서 세우기 시작했다.

특히나 신생 브랜드의 색과 시즌별 컨셉에 대해서 집착했다. 그렇게 머릿 속에 마인드맵을 그려내면 "요즘은 이러한 컨셉이 대세구나"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이십대 초중반의 내 모습이다.

전시를 자주 보러 다니는 편인데 개인전의 경우 작가님들만의 노하우가 우러나오고 그 노하우들은 시대의 흐름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영화와 드라마, 글들은 흐름을 타는 경우가 보다 많지만 개인 전시는 한 작가만의 사골과 같은 진한 색이 나오기에 트렌드와는 다른 매니악적인 요소들이 묻어난다고 생각한다.

교만했던 나는 '이런걸 이제 와서?'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보지 않고 나온 경우도 있고 '이건 나도 하겠다'라며 마침표를 찍었다.

​시대의 흐름은 돌고 돈다는 것을 잊은채..
2010년대 후반에는 80-90년대 패션이 돌아왔고 급기야 레트로, 뉴트로 열풍이 불어났다.

​언젠가 이런 글을 본적이 있다. "10명 중 2명은 나를 좋아한다. 10명 중 6명은 나에 대해 관심이 없다. 10명 중 2명은 나를 싫어한다."

​세상의 기준을 나로 삼지 않을 것, 전시를 더 자주보려는 이유다.

서울을 처음 왔던 십년 전, 시골의 중학생 예술의 전당에서 포뮬러 전시를 봤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서울을 떠나는 날이 있다면 부산으로 내려가는 기차를 타기 전, 전시를 끝으로 마무리 하고 싶은 소망이 담긴 유종의 미도 상상해본다.

​그 전시는 어떤 전시일까, (그런 날은 오지 않았으면)

​이십대 후반에 서있는 지금 내게 바라는 것은 영감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것만 눈에 담기 보다 좀 더 크게 끌어안기.

2년 전, 내가 망할 원터치 라인드로잉을 들먹이며 티셔츠랑 케이스, 엽서를 브랜드라 들먹이며 만들어 팔았을 때도 위의 2명이 찾아줬다는 것에 감사하기.


새로 시작해나갈 어떤 아이템이든 사람들이 찾아줄까 라는 걱정은 접어두기, 트렌드의 기준을 내 머릿속에서 세우지 않기.

​안개에 가리워진 뜬구름을 머릿속에 그려보자.

동이 터 눈 앞에 나타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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