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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Feb 01. 2024

[송강] 배우의 연기를 생각하며 만들어보는 캐릭터

어떻게 여기까지 / 오시환 


송강 배우의 연기를 생각하며 만들어보는 캐릭터 




이름: 오시환

제목: 어떻게 여기까지.


시환은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스스로 유학길까지 올랐다. 

하고싶었던 일은 건축과 관련된 일이었다. 

그냥 부모님 가업을 이어 농사를 지으라는 말을 모조리 무시하고서 였다. 

어떻게 어떻게 졸업은 했는데, 미국에서 살아남기가 무척 힘들었다. 


경력도 나쁘지 않고, 보수도 나쁘지 않았지만 중요한 건 마음이었다. 

여자친구인 엘리스와 헤어진 후 시환은 그렇게 절대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사장이었던 엘크의 딸 엘리스와 싸운 후, 좌철되다시피 한국지사로 파견된 것이었다. 

시환의 귀국에 절대로 얼굴 한 번 보지 않을 것 같았던 가족이 마중나왔다. 

동생 시영과 형 시찬과 엄마였다. 아빠는 안 나왔다. 

그럼 그렇지 생각했는데 위중하단다. 


병원으로 가는데 병문안을 거절하는 아버지, 아직 정신이 있고, 시환 같은 자식은 없단다. 

시환은 짜증이나서 병실 안을 무작정 들어가는데, 자신이 아는 아빠의 얼굴이 아니다. 

얼굴이 반쪽이 되고, 붙었던 근육은 온데간데 없고 뼈만 앙상하다. 


놀란 아빠, 더 놀란 건 시환이었다. 이미 두 눈은 거의 실명상태라 알아보지 못한다.

누구냐고 이렇게 함부로 문 열고 들어오냐고 으름장을 내놓는다. 

저 물려 받은 성격으로 미국에서도 지지 않고 살긴 했다만, 직접 당하니까 여간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시환은 그렇게 아버지의 상태를 확인하고 죄책감이 들긴하는데, 

회사는 잘 나간다며 위로해주는 가족들이 있었다. 


뭐. 그렇게 됐다고 하는데 오래전에 아빠가 자신에게 보여주었던 액자하나가 생각난다. 

그림 같은 집에서 가족들과 오순도순 잘 살거라고 했던. 


아빠 눈은 완전히 실명된거냐고 묻는데 그건 아니고 가끔 돌아올 때도 있다고 말한다. 

약 처방을 받고 먹을 때 좀 저런편이라고, 가슴을 뜰어내리는 시환이었다.


이렇게 피는 물보다 진하고, 뗄래야 뗄 수 없는 게 가족이라는 건가 싶다. 

이별의 아픔을 잊기위해 돌입해야할 프로젝트가 생겼다. 

회사에 사표를 내고 다음 날 가족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가족들 보고 잠시 나가 살라고 말한다. 

미쳤냐고. 이제와서 니가 무슨 권리로 말하는 가족들.


시환은 자신의 스킬로, 아빠가 바라던 그림 같은 집을 만들 거라고 한다. 

그러니 잠시 딴데 살다 오라고 말하는 시환이었다. 

엄마는 허락하고 형과 여동생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말한다. 


시환은 그렇게 과수원집을 리모델링 하기 시작한다. 

과수원 하나를 밀어버리고 카페도 하나 만든다. 자신이 살 곳이었다. 

허락은 없었지만, 용서가 쉽다는 게 한국인의 고유정서 아니겠는가? 

세계인의 정서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시환이었다. 

자신이 미국으로 날아갔던 일도 따지고 보면 마찬가지고, 

아직도 아빠는 허락도, 용서도 안 했지만.


집을 만드는 동안 같이 파트너로 일하게 된 하예와는 친해졌다. 

엘리스를 완전히 잊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엘리스의 자리를 모두 차지했다. 


집 건설을 빨리 해야하는데 완성되면 하예가 떠나게 되니까 고민에 빠진 시환이었다. 

그런 시환에게 자기도 여기 과수원에서 계속 살고싶은데, 

그걸 살게해 줄 남자가 허락을 해줄지 몰라 고민인데, 

시환에게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시환이 놀라 너 우리 형 좋아하는거였냐고.. 

묻는데 이 멍청한 놈, 미국 물 좀 먹어서 똑똑한 줄 알았더니? 

하고 따진다. 

이제야 눈치챈 시환은 하예에게 고백하게 되고 둘은 사귀게 된다. 


그렇게 자신의 실력으로 과수원을 리모델링한 모습을 아버지에게 보여주기 위해 내려온다. 

마지막 장례식도 함께 준비한다. 아버지는 이제 가망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자신이 평생 그리던 꿈 같은 집을 희미하게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 하던 아버지는 그 집의 모습을 보이는 척 연기한다. 


그런 줄 모르고 시환은 거봐 믿으랬지? 된다고 했잖아! 자랑하는데, 

나중에서야 아버지는 이런 집 보단 시환을 더 보고싶어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아버지는 행복한 표정으로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시환이 지은 집에서 였다. 


시환은 하예와 함께 과수원 옆에서 나무나 여러가지 도구를 이용해 작은 집들(미니어쳐)를 만들어 판매하는 집을 하면서, 어렸을 때 꿈꾸었던 그림 같은 집에서, 남은 생을 하예와 함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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