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니다 보면
‘내 잘못이 아닌데도’ 내가 책임져야 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나는 그저 맡겨진 일을 성실히 했을 뿐인데,
결과에 대한 부담은 온전히 나에게 돌아오곤 합니다.
정작 책임져야 할 사람은 따로 있는데도 말이죠.
일을 잘했는데도 낮은 평가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부서 간 이슈였는데도
마치 내가 문제를 만든 것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사람은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내가 부족한 걸까?”
“내가 문제인가?”
“왜 나만 이런 상황이 오는 걸까?”
저 역시 이런 시간을 겪었습니다.
처음 정리해고를 당했을 때는
며칠, 아니 몇 주 동안 스스로를 탓했습니다.
“조금만 더 잘했어야 했나?”
“내가 뭔가 부족했던 걸까?”
하지만 사실은 이랬습니다.
팀 전체가 구조조정 대상이었고,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습니다.
회사의 방향이 달라졌을 뿐이었습니다.
경력사원으로 처음 들어간 회사에서도
억울한 평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대부분을 이끌었고
팀뿐 아니라 타부서에서도 인정받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고과 시즌이 되자
기존 멤버들을 챙겨야 한다는 이유로
낮은 평가가 돌아왔습니다.
그때도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못한 걸까?”
하지만 자료를 다시 들여다보며
조용히 깨달았습니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누군가의 점수를 대신 낮춰줘야 했고,
그 자리에 내가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회사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평가도, 구조도, 정책도 매년 흔들립니다.
조직의 이해관계,
정치적 흐름,
상위 조직의 방향 전환…
이 모든 것이 뒤섞여
누군가에게 불리한 바람이 몰아치는 순간이 생깁니다.
경력자가 멘탈이 무너지는 순간도 바로 이때입니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낯선 팀이라는 이유로,
내 잘못이 아닌데 책임을 떠안아야 할 때입니다.
그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말은 단 하나입니다.
“내 잘못이 아니다.”
이 말은 변명이 아니라
나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울타리입니다.
이 한 문장을 스스로에게 허락해야
흔들린 마음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누구보다 나를 먼저 믿어주는 것,
그게 경력사원이 살아남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