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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파랑 Nov 12. 2024

에필로그: 다시 도고

#청년마을 #지역살이 #아산여행

 도고를 그리워하던 사람들이 다시 도고로 모였다. 

글쓰기를 좋아해서, 사진을 좋아해서, 편지쓰기를 좋아해서 도고에 왔던 사람들이 겨울 도고를 찾았다.


영웨이브 밖에서 바라본 겨울 논 풍경


 도고에서 쌓은 따스한 인연들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러 오는 길이라 그런지 1호선 지하철을 타고 내려오는 길이 마냥 즐거웠다. 430번 버스가 도고에 가까워지자 황금빛이었던 논은 텅 비어있었지만 신언리는 여전히 포근했다.


 다시 찾은 대신 철물점 할아버지도 반갑게 맞아주셨다. 마지막 날, 할아버지 병원 일정이 있으셔서 직접 얼굴을 뵙지 못해 음료와 카드를 남겼었는데 그 카드를 눈에 띄는 곳에 보관 중이셨다. 만나자마자 바로 카드를 꺼내시며 병원에 동행했던 큰 아들도 카드를 읽었다고 환하게 반겨주셨다. 이제 도고에 인사드릴 어르신이 있다는 점에 더없이 훈훈하고 행복했다.

 

도고를 그리워하며 모인 사람들


 각자의 이유로 도고를 찾았던 사람들이 다같이 웃고 가까워지며 또다른 추억을 쌓았다. 모두 도고가 좋아서, 도고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좋아서 먼 길을 온 사람들이었다. 새로운 만남에 열려있는 분들이라서, 도고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도고의 노을과 홍시 햇님


 언제나 그렇듯 이번에도 고운 노을과 홍시같은 해를 보았다. 비로소 도고에 왔다는 점이 실감이 나면서 모든 시간들이 새삼스럽게 더 소중해졌다.


 나도 누군가에게 도고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생각만해도 편안해지는 사람까지는 아니더라도 안부가 궁금한, 조만간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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