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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마을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언덕에 도고성당이 있다. 해질녘에 도고성당에가면 아름다운 노을과 근처 도더지굴에 사는 고양이 레오를 만날 수 있다. 점심을 먹고 다시 놀러간 철물점에서 성당의 옛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이야 성당이 깨끗하지만 옛날에 그 터가 아주 못쓰는 땅이었어. 그 터가 원래 서울 사람 땅이야. 그 양반이 지금 성당 터하고 그 뒤에 산을 반 정도 갖고 있었는데 땅을 팔려고 그랴. 그런데 뭐 돈이 있나. 아버지가 가만히 생각해보니께 여기서 2km 떨어진 곳에 항아리 공장이 있어. 거기에 오 회장님이라고 우리 아버지보다 몇 살 위 되시는 분이 옹기 공장 사장이여. 돈도 많어. 아버지가 가서 도고에 땅이 있는데 성당을 짓고 싶다고 말했지.”
오회장님을 설득한 아버지는 쌀 열 한가마니를 주고 서울 사람에게 땅을 샀다. 땅을 샀지만 거친 땅을 골라야 했다. 깎고 다듬어서 쓸만한 땅으로 만들어야 성당을 지을 수 있으니 아버지는 신자들에게 ‘성당 터가 될 땅을 구했으니 와서 일하시유’하고 틈날 때마다 가서 호미질을 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땅을 보니까 묘가 다섯 개인가 여섯 개 있어. 면장한테 가서 말하니까 신문에 내야 한디야. 누가 있으면 파가라고. 신문에 내놓고서 기다리는 게 원칙이랴. 3월부터 5월까지 기다릴테니까 파가라고 신문에 냈는데 안파가드랴. 인제 무연고니까 그걸 우리가 처리를 했지. 나는 그 때 한 10살때니께 형들이 팠지. 다 정리하니까 땅이 넓어. 땅 놀리면 안되니까 무, 배추, 고구마, 호박을 심었어. 아버지가 거기서 나온 배추같은 거를 신자들 가져가라고 다 나눠줬어. 이걸 아산 군수가 알아서 ‘이응좌 천주교 회장님이 합덕서 이사와서 도고에서 좋은 일 많이했다’고 표창주고 발전 기금을 줬지. 그 때 돈으로 50만원인가 100만원 했어. 그걸 보태서 성당을 지었어.”
마을 사람들은 몇 달 며칠을 성당을 지었다. 사람이 한 50명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의자는 꿈도 못꾸고 바닥에라도 앉을 수 있도록 나무를 사다가 마룻바닥을 깔았다. 그렇게 도고성당의 처음이 만들어졌다.
*궁밭 이야기의 독자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금요일에는 에필로그가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