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칼로리

by 민정애

저녁 즈음 출출한 시간에 TV에서 여름 보양식 닭요리를 방영한다.

‘그래 오늘 저녁은 닭요리다.’

두 식구 사는 우리 집 냉장고에 반찬 재료들이 빈틈없이 꽉 차 있어 당분간 마트엔 가지 말아야지 했었는데 닭고기는 없으니 또 마트에 가기로 한다.

남편과 같이 마트로 향하며 냉장고가 복잡하니 닭 이외는 사지 말자고 둘이 약속을 했다.

닭고기 파는 곳으로 직진, 요리하기 좋게 잘라 놓은 닭고기 한 팩을 들고 계산대로 향하는데

여러 종류의 과자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세일을 하고 있다.

나는 오래전부터 건강을 생각해 칼로리는 높고 영양가는 없는 과자 종류는 먹지 않는다.

그런데 남편은 가끔 애들처럼 나 몰래 과자를 사다 놓고 먹는다.

쌓아놓은 과자 매대 앞에서 남편이 내 눈치를 보며 서성인다.

“여보, 이 과자 좀 사자, 일곱 개 골라 담아 반값이야, 가끔 과자도 먹어 줘야 돼.”

“이런 거 자꾸 먹으면 배 나오는데 참아요.”

남편은 내 말을 무시하고 어느새 일곱 개를 골라 담는다.

‘못 말려, 그러니까 배가 나오지’

속으로 투덜거리며 계산을 하고 집으로 걸어오는데 출출한 김에 내가 먼저 과자를 하나 뜯어먹자고 제안했다. 노부부가 같이 과자를 먹으며 걸어오는 길에 괜히 웃음이 나고 행복한 마음이 슬금슬금 삐집고 올라온다. 이게 무슨 마음이지? 동심인가?

이런 마음으로 먹는 과자는 0칼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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