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오전, 나는 복지관에서 한국무용을 배운다.
끝나는 시간은 12시 정각이다. 오늘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수업 끝나자마자 강당문을 열고 나선다. 자가용 기사님이 나를 데리러 오기 때문이다. 나는 70살에 드디어 나 만을 위한 기사 딸린 차가 생겼다. 언제부터인가 남편은 나의 성실한 기사가 되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언제 어디든 원하는 곳은 다 데려다준다.
정말 사람은 오래 살고 볼일이다. 나도 나만을 위한 전용 기사를 부릴 수 있는 날이 올 줄이야.^^
나를 데리러 와 있을 남편을 생각하며 엘리베이터를 기다린다. 강당 맞은편에 있는 식당 앞에 점심을 먹으려는 어른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길게 늘어서 있다.
오늘은 유난히 연세가 많으신 남자 어른들이 많다. 무표정한 얼굴로 서있는 어른들을 보는 순간 측은 지심이 우러난다.
남편을 생각한다. 나는 될 수 있으면 남편 혼자 밥 먹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럴 수밖에 없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까지 남편 밥은 내가 책임져야지 다짐한다.
기사님을 잘 모셔야 지금처럼 어디든지 편히 다닐 수 있지 않겠는가.
'박기사, 오늘 오후에는 합창 연습 있어요. 차 대기 시켜요.'
문득 라이너 쿤체의 '당부'라는 제목의 시가 떠 오른다.
당부 <라이너 쿤체>
나보다 일찍 죽어요. 조금만 일찍.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혼자만 와야 하는 이
당신이 아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