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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정애 Feb 28. 2024

여우나무

가끔은 어른도 동화를 읽어야 한다.

어제 도서관에 들렀다 우연히 '여우나무'라는 제목의 동화가 눈에 띄었다.

첫 페이지는 읽는 순간 숙연해진다.


다른 동물 친구들과 함께 살던 여우는 이제  너무 힘들어 쉬고 싶다. 평소 가장 좋아했던 숲 속 공터에 누워 영원한 잠에 빠져든다. 주위는 고요하고 평화롭다. 가만가만 눈이 내려 여우를 부드럽게 덮어 준다.

그 모습을 처음 본 부엉이부터 여우와 함께 놀던 숲 속 친구들이 찾아와 그동안 함께 했던 행복한 이야기를 꺼내며 여우를 추억한다. 누구에게나 오는 죽음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슬픔을 달래는 친구들이 사랑스럽다.

친구들이 여우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을 이야기할 때마다 여우가 누워있던 자리에서 오렌지 나무 싹이 자랐다.

오렌지색 털을 가진 여우와 같은 오렌지 색깔의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룬다. 그 숲 속에서 친구들이 여우를 추억하며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작가 '브리타 테켄트럽'은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리며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할머니와 함께했던 아름다운 추억을 기리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영원한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는 책이기도 하다.


나도 영원히 잠들게 될 때 가족, 친지들이 나를 아름답게 추억하길 바란다. 그러려면  좀 더 밝은 마음, 다정한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어주어야겠다.  할머니로서 손주들에게 좋은 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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