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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림 Jul 02. 2024

사피엔스의 꿈

여든을 넘긴 미대통령 조 바이든의 건강 관련 뉴스가 연일 화제다. 2023년에 작고하기 직전 100세에 집필활동을 하고 그것도 회고록이 아닌 AI 이후의 세계를 조망하는 글을 쓴 헨리 키신저에 비하면 어린이 수준의 나이다. 그래도 부담스러운 연령대에 최고위 의사결정을 하는 권좌에 건강 리스크를 가진 이가 앉는 건 국가적 리스크일 수 있다.


아흔셋의 워런 버핏은 자신의 유산 문제를 거론하며 서서히 하산 준비를 하는 듯하다. 56세의 늦은 나이에 창업해 세계반도체 업계의 큰 산인 TSMC를 일군 대만인의 우상, 모리스 창도 93에 이르렀기에 후계자에게 경영 현안을 인계하고 거의 나서지 않고 있다.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가능한 100 세인들이 그득한 호모 헌드레드 시대는 아직은 멀리 보인다.

 

인간의 의사결정 구조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인간 스스로 직관이나 과거의 경험칙을 참고해 내리는 결정이 있다.

둘째, 기계를 응용해 일정한 데이터를 입력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경우다. 머신 러닝이나 딥 마인드 기능을 장착한 기계는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와 같이 인간의 특정한 능력을 뛰어넘는 경우가 많다.

기계가 아닌 문어에게 월드컵 승자를 물어보듯 다소 주술적이고 비과학적 방법도 인간이기에 기댈 수 있는 방법이다.    

셋째는 인간이 배제된 채 기계의 결정을 그야말로 기계적으로 따르는 경우다. 이런 시대가 언젠가 올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런 경우는 윤리적으로 기계의 결정을 쉽사리 현실에 적용하는데 따른 위험요인이 있다. 그럼에도 인류는 반 발짝씩 걸음을 내디디고 있고, 어느새 그것이 먼 미래나 공상과학 소설의 이야기만은 아닐 수도 있다. 이를 증명하려는 빅테크 관계자나 과학자들에게는 아주 치열한 현재진행형 과제가 되었다.


인류는 현재 두 번째 단계에서 세 번째로 옮겨가는 중에 있을 것이다. 레이 커즈와일은 2030년이면 인간이 비신경계통의 물질과 연결해 사고를 확장할 수 있다고 보았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는 '뉴럴 링크'라는 개념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인간의 머리에 일정한 칩을 이식해 사고를 확장하는 개념을 상정하고 이의 현실화를 야심차게 시도하고 있다.


AI병사나 AI운전자를 상정해 보자. 기계적인 결함으로 아군과 적군을 오인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주인이 잠든 사이에 과연 안전을 보장해 줄지 생명에 관련된 쪽은 쉽사리 미래의 문이 열리기 힘들지도 모른다. 작은 칩하나만 이식하면 대가의 지식을 금세 흡수하는 시대, 호모 마키나(machina)로 전환하는 데에는 녹록지 않은 벽이 기다리고 있지만, 차츰 인지장애인에 대한 치료 수준에서 그 보폭을 넓힐 수도 있을 것이다.


100여 년 후 건강리스크가 전혀 없는 성능 좋은 AI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고 캠페인을 벌이는 선거 운동원 인간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그건 아직은 지나친 픽션일까.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오프닝 인트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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