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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nnell Kelly Dec 04. 2022

제품만으로는 성공을 단정지을 수 없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파느냐에 따라 프로덕트는 달리 팔린다.

우리는 음식을 먹을 때 어떤 점에 매료되는가?

아무리 맛좋은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플레이팅이 엉망이면 입맛이 뚝 떨어진다.

레스토랑 분위기에 따라 누구와 함께 먹느냐에 따라서도 그 맛에는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이와 같이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에 따라 달리 팔릴 수 있다. 

그만큼 판매자는 제품 개발만큼이나 많은 것들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장소 선정

장소와 공간은 상품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길거리 노점인 만큼 빠르게 시선을 끌 필요가 있었고, 단시간에 소비자를 설득해야 했다. 설득에 앞서 우리는 위치에 따라서 소비자의 태도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술을 마시는 장소가 밀접해있는 지역이거나 연인들과 함께 귀가하거나 호텔을 들어가는 길목이라면 좀 더 포용력 있고, 관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청계천이나 잠실, 광화문과 같이 가족들끼리 가는 장소라던가 완전 도심가는 부정적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결국, 동네상권마다 타겟하는 소비자층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도 그에 맞춰 다른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 고려 요소를 뽑아 후보를 추려보았다.

우선, 


유흥가나 주점과 같은 술 문화가 자리 잡혀 있는 상권

호텔이나 모텔이 멀지 않은 지역

데이트 코스로 자주 활용되는 지역

당연히 유동인구가 많은 길거리

2030 세대가 자주 갈 만한 핫스팟


그렇게 나온 후보군들은

홍대, 이태원, 강남, 신촌, 한강, 명동

이었다.



이미 아는 상권들이었지만 다시 한번 꼼꼼하게 주변에 어떤 건물과 상권이 자리 잡혀 있는지, 분위기는 어떤지,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살폈다. 일부러 주말과 평일 모두 체크해서 유동인구가 적을 때, 많을 때 둘 다 고려해보고 싶었다. 아무리 장사를 크리스마스 시즌에 할 거라고 하지만 변수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했다. 후보군 지역들의 분위기를 살피고 나서는 어느 길가, 어느 장소에서 자리를 펼지 구체화에 들어갔다. 주변 상인분들께도 조언을 구했었는데 재밌었던 것은 길거리가 어쨌든 불법 아니겠는가? 그래서 장사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장사를 펼쳤다가 접았다가 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그분들은 그들 나름의 규칙이란 게 공공연하게 존재했었고, 우리가 함부로 들어와서는 안 되는 것처럼 분위기가 형성이 되어있었다. 그들은 그들만의 규칙 속에서 규율을 어기지 않고 그 시스템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외부인의 유입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퉁명스럽게 이야기하거나 많은 정보를 공유해주지 않았다. 인터뷰를 하고 나니  장소 물색을 할 때 주변 상인분들을 의식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들었던 중 심한 사례는 장사를 하고 있는 도중 와서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고, 쫓아낸다는 말도 있었다. 정말 쉽지 않았다. 독자분들은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산책을 가거나 명동의 먹자골목에서 길거리 음식을 먹어본 적이 있는가? 그것들은 전부 전쟁에서 승리한 이들의 산물이다. 절대 가벼이 여길 수 없는 분들이다. 뭐 어쩌겠는가, 신경은 쓰였지만 짧게 하고 빠질 우리였기에 무시하기로 하고 여러 스팟의 사진을 찍어 모아보았다. 어디까지나 가설에 그쳤지만 2030 세대가 많으면서 유동인구가 많고 상권 형성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있으면서 시즌에 맞춰 크리스마스 행사를 진행하는 "신촌"으로 정하게 되었다.



공간 기획

From 'Tribeca Printworks'


컨셉에서 정한 대로 아트갤러리와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었다. 갤러리를 조성할 때 우리의 공간을 칸막이와 같은 자재로 분리해놓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떠오른 게 군대에서 자주 활용했던 케노피였다. 어렸을 적 어묵을 먹고, 아버지들이 술을 기울었던 주황색 포장마차처럼 길거리와는 분리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케노피 내부 천막 벽면에 사진을 걸어서 갤러리처럼 구경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가운데에 책상을 배치하여 콘돔 상품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동선을 구상했다. 책상의 배치와 갤러리를 어떻게 조화롭게 배치할 수 있을까 정말 많은 연구를 하였다. 놀이동산 다트 던지기 부스와 같은 동선, 체험학습 부스 같은 동선. 다양한 경우를 놓고 고민하다가 갤러리 구경과 우리가 판매하는 상품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도록 책상을 가운데 배치하고 여분 공간에서 걸어 다니면서 갤러리를 구경할 수 있는 동선이 최적이라고 판단했다. 

문제는 사진을 어떻게 벽면에 거느냐인데 프레임을 사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던 데다가 벽면이 천막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무거운 무게를 견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그림을 프린트해서 테이프로 간이식으로 붙이기로 했다. 역시 상상과 현실은 다르다고 했던가. 그림을 A4지에 프린트해서 집 벽면에 붙여보았는데 웬걸. 초등학교 중간 수행평가보다 못한 퀄리티가 나왔다. 게다가 케노피 천막에는 테이프가 제대로 붙지 않는 재질이라 우리가 원하는 갤러리 느낌을 만들어낼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고민을 거듭했고 박스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박스를 잘라 면을 만들어 그림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빈티지 느낌을 내면서 케노피에 걸어 전시하는 게 적절한 방안이라고 생각되었다. 마치 모빌처럼 사진이 돌 수 있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도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간과 시간

아무래도 컨셉에 맞춰서 진행하기 위해 크리스마스날을 기준으로 결정하였다. 가장 피크인 날짜는 당연히 크리스마스이브부터 크리스마스 날인 24, 25일이기 때문에 23 - 25일 정도를 메인 기간으로 잡았다. 그런데 25일이 수요일이었기 때문에 평일 가운데여서 애매하였다. 평일에 휴일이 끼여버리면 주말에 위치한 것에 비해 유동인구가 많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테스트를 해보기 위해 전주 주말인 21,22일에 시범 테스트를 하고 본격적인 장사는 23, 24, 25일로 계획했다. 이후 판매 추정치가 대략적으로 잡히면 연말에 추가 장사를 할지를 그때 가서 다시 계획해보기로 하였다. 

우리가 겨냥하고 있는 고객은 명확하다. 크리스마스에 데이트를 하는 연인이기 때문에 늦은 저녁 4-5시 정도부터 밤 12시 정도가 적당한 시간대일 것이다. 우리를 페르소나로 잡고 생각해봐도 보통 분위기가 무르익거나 술을 기울이는 데이트라면 늦저녁대에 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의심에 여지없이 생각할 수 있다.



그렇게 우리는 디데이를 정하고, 본격적으로 물건을 주문하여 아이디어를 실체화해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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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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