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창고에서 재즈 듣기-29마디

Clifford Jordan-Blowing in from chicago

by jazzyhyun


Artist - Clifford Jordan & John Gilmore


Title : Blowing in from Chicago

Record Date : March 3, 1957

Release Date : July, 1967

Label : BlueNote​



Personnel​

Clifford Brown - Tenor Saxophone


John Gilmore - Tenor Saxophone​


Horace Silver - Piano

Curly Russell - Bass​


Art Blakey - Drum


​​

Track Listing


1. Status Quo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되는 애플 뮤직에서는 이 곡의 제목이 'Staus Quo'로 잘못 기재되어 있다. 'Status Quo'가 정확하다.



코드 진행은 전형적인 밥(Bop) 스타일에 아트 블래키의 정력적인 하이햇 카운트가 듣는 이를 강제로 그루브 속으로 떠민다. 여기에 컬리 러셀과 호레이스의 실버가 만드는 강력한 질주감이 1950년대 후반의 전형적인 하드밥 사운드를 완성하는데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존 길모어의 즉흥연주다. 처음으로 앨범을 들었을 때는 이 소리가 존 길모어의 소리인지 클리포드 조던의 소리인지 헷갈릴 정도로 매끈한 솜씨였을 뿐만 아니라 선 라(Sun Ra)의 동반자인 그 사람이 맞는 건지 의아해질 정도의 정석적인 밥 언어(Bop Language)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평상시에 리뷰를 위해 글을 작성할 때에는 어떤 곡을 카피하는 것이 가장 유익할 까 염두에 두는 편인데, 이 곡은 듣자마자 결심이 설 정도로 연주의 질이 훌륭했다.


존 길모어는 전위적 연주의 선 라 아케스트라(Sun Ra Arkestra)에서 고정적인 멤버를 맡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 앨범에서만큼은 모든 곡을 통틀어 당시의 흐름이었던 비밥과 하드밥 사운드의 전형을 보이고 있다. 그의 즉흥연주는 단순히 주류를 흉내 내는 수준이 아니다. 완벽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밥 사운드에 자신의 개성까지 훌륭하게 버무려내는 단계이다.


아래에 존 길모어와 클리포드 조던, 호레이스 실버의 즉흥 연주 파일과 영상 링크를 첨부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sxcaCbquJUU





2. Bo-Till


클리포드 조던의 곡으로 아트 블래키스러운 느낌 충만한 라틴 리듬이 A 파트를 채우고, B 파트에서는 스윙 리듬으로 돌아가는 구조다. 이런 스타일의 리듬 구성은 'A Night in Tunisia' 등의 유명한 곡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보편적 진행으로 후대에도 많은 곡들이 비슷한 컨셉을 차용하여 주제 연주에 다양성을 더하고 다이나믹을 조절했다.


클리포드 조던은 동시대 하드밥 연주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언급이 적은 편인데, 그가 남긴 앨범이나 연주는 다른 이들에 비해 떨어질 것이 없다. 특히 이 앨범은 다른 연주자들을 포함한 하드밥 앨범을 통틀어서도 손에 꼽고 싶을 만큼 리듬 섹션의 기량이 훌륭하고 즉흥 연주에 있어서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다. 어떤 이가 말한 대로 이 앨범이야말로 가장 '과소평가'된 하드밥 앨범일 터다.



3. Blue Lights


4. Billie's Bounce


5. Evil Eye


두 명의 테너 색소폰 연주자가 동시에 멜로디를 연주한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닌듯싶다. 보통의 앨범들은 테너 색소폰과 알토 색소폰, 알토 색소폰과 트럼펫, 테너 색소폰과 트럼펫, 여기에 트럼본이나 바리톤 색소폰 등을 더하는 등 성격이 다른 악기를 배치하여 멜로디에 화음을 쌓거나 번갈아 가며 주제를 연주하는 방식을 취하는 편이다. 물론 본 앨범의 4번 트랙 'Billie's Bounce'에서도 존과 클리포드가 화성을 쌓아 연주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된 방식은 솔로 혹은 유니즌, 한 옥타브 차이의 유니즌으로서, 이러한 선택은 멜로디 연주에 있어서 색채감을 살짝 내려놓고 쭉 뻗어나가는 직선감을 취한 모양새로 보인다. 하긴 쭉 뻗어나가는 직선감이야말로 하드밥의 전형성 중 하나이긴 하다.


피아노 연주자라면 이 앨범에서 호레이스 실버가 해내는 컴핑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할 것이다. 오랜 기간 동안 아트 블래키의 재즈 메신저스에서 연주해 온 그의 공력은 멜로디가 휴식을 취하는 공간을 허투루 내버리는 법이 없다. 펑키함과 스윙을 동시에 갖추면서 감칠맛 나는 터치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호레이스 실버의 연주는 재즈 역사에서도 독보적이며 유일하다. 현란한 테크닉을 자랑하는 몇몇 피아니스트들과 비교하자면야 다소 단순하거나 심심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그는 들으면 들을수록 복잡한 매력을 자랑하는 훌륭한 연주자다. 버드 파웰을 위시로 하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비밥 피아니스트들의 결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듯한 실루엣이 묘하게 매력 있다고나 할까. 그의 독창성과 화성에 대한 높은 이해는 자작곡을 들을 때에 더 잘 느껴지는데 6번 트랙인 'Everywhere'가 마침 그러하니, 후에 다시 한번 언급하겠다.


3번 트랙인 'Blue Lights'와 4번 트랙인 'Billie's Bounce', 5번 트랙 'Evil Eye'는 호레이스 실버뿐만 아니라 컬리 러셀과 아트 블래키의 즉흥연주까지 모두 감상할 수 있는 훌륭한 블루스 녹음으로 각각 다른 템포와 키로 연주되며 그야말로 'Straight-ahead'한 하드밥의 전형으로 오늘날의 뮤지션들에게는 공부할 거리를 한가득 안겨주는 모범사례다.



6. Everywhere


앞서 들었던 곡들과는 분명 결이 다른 곡이다. 가장 앞서 등장하는 아트 블래키의 리듬이 약간의 시간을 지나가면 피아니스트가 썼을 법한 곡이라는 생각이 드는 멜로디가 들리는데, 두 명의 테너 색소폰이 동시에 연주하는 것이다. 직관적이며 노래하기에도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호레이스 실버의 곡 중에서는 비교적 단순한 셈. 코드 진행이 복잡한 것도 아니지만 아트 블래키의 비껴나가는 드러밍이 더해지다 보니 마냥 쉽게만 느껴지지는 않고, 길모어의 블로잉이 즉흥연주의 첫 마디를 강하게 휘어잡다 보니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호레이스 실버의 즉흥연주는 앞선 두 연주자에 비해 훨씬 더 멜로디에 천착해 있으며 코드 사이를 뛰어넘는다기보다는 엮는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침착성을 유지한다.



7. Let it Stand


클리포드 조던의 즉흥연주를 듣다 보면 고음과 저음의 적절한 배치, 리듬 배치(Rhythmic Placement)가 듣기 좋은 소리를 만드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된다. 음을 나열하는 것만이 연주의 전부는 아니다. 볼륨의 조절, 코드와 부딪히는 법, 코드를 피하는 법,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은 어디이며 어떻게 그곳으로 올라갈 것인지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을 위해서는 피나는 연습이 필요했을 테고, 클리포드 조던뿐만 아니라 비밥을 연주하고 하드밥을 연주하고 재즈를 연주하던 이들은 아마 그렇게 평생을 살았을 것이다. 이토록 신나고 활기찬 음악 앞에서 갑자기 숭고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단 한 번의 연주를 위해 그 외의 모든 시간들을 단련과 수련에 쏟아부었을 이들의 희생, 자기 소모가 절실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명하든 그렇지 않든, 그들은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르기 위해 그렇게 닳도록 연습했을 테다. 재즈에서의 성공이란 그런 것이다. 원하는 청각적 지경에 다다르는 것. 이 앨범은 성공한 이들의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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