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ron Parks - Find the Way
Artist - Aaron Parks
Title : Find the Way
Record Date :
Release Date : April 21, 2017
Label : ECM
Personnel
Aaron Parks - piano
Ben Street - Bass
Billy Hart - Drum
Track Listing
1. Adrift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되는 싱커페이션 패턴이 애런 팍스의 손에서 흘러나온다. 백전노장인 빌리 하트의 드러밍은 일부러 비트를 비껴 나가기라도 하는 듯 정확한 타이밍 대신 질감에 집중하는 하이햇 사운드로 도입부를 사로잡는다. 조금은 템포를 푸시하는 빌리의 계산 아래 베이스와 피아노가 마침내 조우하게 되고, 그닥 복잡하지 않은 멜로디가 아련하면서도 모호한 느낌을 주는 코드 진행 위를 흘러간다. 빌리는 그루핑과 모티브가 되는 리듬 연주를 통해 곡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데 그 특유의 하이햇과 라이딩 소리의 조절이 얼마나 세심하면서도 통찰력 있는지 매번 감탄하게 된다.
누구의 즉흥연주가 되었든지간에 이 세 사람의 합은 쉽게 정점을 향해 끓어오르지 않는다. 이런 특별함은 앨범 전체에 걸쳐 확인할 수 있는데, 관습적인 속주 연주나 예측 가능한 다이나믹의 상승, 합 등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사실이 지극히 세련되었으나 처음부터 그 매력을 느끼는 것 또한 쉽지 않게 만든다.
2. Song for Sashou
'Bossaish'라는 표현이 적합한 리듬에 이전 곡보다는 한층 밝은 분위기의 곡으로 리듬과 화성에 대한 벤 스트릿의 탄력적인 반응이 인상적이다. 탄력적이라고 한 것은 그가 독재적인 리듬으로 모두를 이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며, 그렇다고 소극적이거나 방관적인 태도로 관성적인 연주에 일관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나 들으며 또한 그 '듣는다'라는 행동에서 높은 경지에 이르러 있기 때문에 즉흥연주자와 타 연주자의 소리에 최적의 응답을 해낸다. 벤 스트릿은 각이 잡힌 연주와 흐르는 연주 모두에 익숙함을 증명하고 있다. 빌리 하트는 잠시 호흡을 죽인 채 잘 드러나지 않는 텍스쳐들로 흔적 정도만을 남긴다.
주제(theme)가 되었든 즉흥연주가 되었든 애런 팍스는 피아노 트리오에서 훌륭한 미덕이라고 할 수 있는 수려하고 부드러운 멜로디연주를 들려주는데 특유의 섬세한 톤이 단단히 한 몫을 하는 듯 싶다. 아마 다른 연주자가 그의 연주를 그대로 따라한다면 조금 더 딱딱하거나 거칠게 들렸을 것이다.
3. Unravel
13/8 박 리프가 흐르는 가운데 멜로디를 리듬의 규격에 딱 맞추지 않고 흐르듯이 풀어낸 애런 팍스의 작곡 능력이 두드러진다. 이 앨범에서 그는 거의 모든 곡을 자작곡으로 채웠는데 다양한 변박(odd-meter)사용과, 비슷한 템포의 곡을 다른 질감으로 새롭게 만드는 실력이 음악을 대하는 그의 넓은 시야를 증명한다.
빌리 하트는 그의 시그니처라고 할 만한 오픈 하이햇의 섬세한 컨트롤로 음악의 체간마다 마디를 새겨 놓고 벤 스트릿은 멜로디에 상응하는 자유로운 연주로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부드러움을 만들어낸다.
4. Hold Music
인트로에 등장하는 드럼 연주는 리듬을 통해 표현되는 멜로디 연주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깨닫게 해준다. 앨범의 중간에 위치한 이 곡은 크게 드러나는 주제나 즉흥연주 없이 악기들의 리듬으로 만들어지는 박동을 통해 유지되는 악흥을 선사한다. 제목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음악이 어떻게 시간 속에서 유지되고 변화하는지 느낄 수 있는 곡. 그러나 앞서 첫 곡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 매력을 처음부터 느끼기엔 쉽지 않다. 가급적 최대한의 집중을 쏟아 어두운 물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듯 나아가야 한다.
5. The Storyteller
느린 5/4 박자로 'unravel'과 같이 규칙적인 리듬의 강세 없이 흘러가는 변박 곡이다. 4/4박자나 3/4, 6/8 박자처럼 일반적인 곡에 비해 홀수로 만들어진 곡에서는 규칙적인 리듬 강세를 타고 연주하는 것이 편리한데(Dave Brubeck과 Paul Desmond의 'Take Five'도 기본적인 5/4 박자 리듬에 충실하다), 이 앨범의 세 연주자는 매끈하게 이어져서 솔기를 찾기 힘든 옷처럼, 강세에 의존하지 않는 고난이도의 리듬 연주를 너끈히 해낸다.
6. Alice
애런 팍스의 선택이 유독 빛나는 이유는 그가 앨범을 통틀어 홀로 튀지 않고 앙상블을 가장 최선에 두는 우선 순위를 정했기 때문이다. 다른 연주자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본 앨범은 유독 세 사람간의 인터플레이가 수려한 편인데, 마치 공동의 이름으로 발매하는 앨범인 것 처럼 세 악기간의 밸런스가 무척이나 훌륭하다. 작곡과 섬세한 톤으로 분위기를 조정하는 애런 팍스와 탄력적인 인터플레이로 각 마디마다 새로운 힘을 불어넣는 벤 스트릿, 주도적으로 리듬과 다이나믹을 직접 설정해 나가는 빌리 하트의 역할 분담은 이상적이라고 할 만하다. 'Alice'는 극적인 주제 뿐 아니라 세 사람의 조합이 얼마나 적절한지 맛보기에 적절한 트랙이다.
7. First Glance
모호하다는 표현은 칭찬이 될 수도 있다. 알 수 없는 흐름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한다면 말이다. 'First Glance'는 코드 진행과 보이싱에서 좋은 모호함을 지닌 편인데, 어렵게 들리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소리를 들려주지도 않기 때문이다.
8. Melquíades
이전의 곡들이 종종 변박을 사용해 왔다면 본 곡은 애런 팍스가 아예 마디마다 박자를 바꾸어 총체적인 'Odd-Meter'를 완성하는 수완을 뽐낸다. 나는 이 곡의 마디를 코드가 변하는 시점, 그리고 드럼의
라이딩과 다이나믹, 피아노의 컴핑이 등장하는 시점등을 통해 나누어 놓았는데, 관심이 있다면 아래에 첨부한 파일과 유튜브 링크를 통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9. Find the Way
본 앨범에 수록된 곡 중 유일하게 애런 팍스의 자작곡이 아니다. 교육자이자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는 'Ian Bernard'의 작품으로 앨범의 타이틀로도 사용되었다.
인트로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애런 팍스의 허밍을 듣는 것도 소소한 재미이지만, 발라드 분위기의 곡에 펑크 리듬을 조용하고 무심하게 쪼개어 넣는 빌리 하트의 드러밍도 흥미를 유발하는 지점이다. 앨범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트랙답게 잔잔하면서도 음악의 끝까지 감흥이 사라지지 않도록 다이나믹을 조절하는 세 사람의 음악적 배려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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