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ke Jordan - Duke's Delight
Artist - Duke Jordan
Title : Duke's Delight
Record Date : November 18, 1975
Release Date : 1976
Label : SteepleChase
Personnel
Charlie Rouse - Tenor Saxophone
Richard Williams - Trumpet
Duke Jordan - Piano
Sam Jones - Bass
Al Foster - Drum
*이번 리뷰는 앨범 전체에 관한 글로 갈음한다.
내게 있어 'Duke Jordan' 이란 이름은 끝내 완성되지 못한 미련, 아련함, 아쉬움 등을 상기시킨다. 아티스트에 대한 평가는 아니다. 그저 <Flight to Denmark>라는 앨범 재킷 속 눈 밭에서 허연 입김을 내쉬고 있을 것만 같은 듀크 조던의 실루엣이 가져다주는 느낌이다. 겨울조차 뜨거울 것 같은 뉴욕의 중심가에서 빼곡히 들어선 빌딩들 틈 사이로 택시를 몰고 다니던 듀크의 음악은, 정말로 춥디추운 북유럽으로 일종의 방랑을 떠나고서야 시작되었다고 할까. 많은 비밥 음악가들이 그러했듯, 듀크도 유럽으로 떠났다. 비밥의 태동지인 뉴욕보다 그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던 타국은 인정 많은 유모처럼 멀리서 떠나온 이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집중해 줬다. 음악가에게 있어 가장 든든한 지원은 돈이 아니라 그들의 소리를 사랑한다는 신호를 끊임없이 보내주는 일이기에, 유럽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휴양지이자 안식처가 됐을 터다. 듀크에게도 그 사실은 마찬가지였을 테고.
듀크는 평생 같은 종류의 음악으로 세월을 보냈다. 비밥과 하드밥, 전통적 의미에서의 스윙. 끊임없이 변화만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는 반면 듀크 같은 사람도 있다. 듀크의 즉흥 연주가 어렵게 느껴진 적은 없다. 심지어 처음으로 재즈를 듣기 시작했을 때도 그의 즉흥 연주는 어렵다기보다는 대화처럼 친숙했다. 곳곳에서 틀린 음들이 들리고 어수룩한 면모조차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듀크 조던은 완고하게 지켜낸 자신의 음악적 커리어를 통해서 나에게 얘기하는 중이다. '난 틀리지 않았어'.
찰리 파커의 밴드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 많았다는 일화는 이제 그만해도 될 듯싶다. 본 앨범 <Duke's Delight>를 통해 이해해야 하는 지점은 이것이다. 듀크 조던은 훌륭한 연주자였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작곡가였다고. 이미 유명한 그의 오리지널 'Jordu'를 제외하더라도, 그리고 본 앨범을 제외하더라도 듀크는 자신의 앨범에 끊임없이 자작곡을 수록했고 하드밥과 비밥의 본령에 충실히 순종하는 모습으로 빼어난 멜로디 감각과 센스를 발휘했다. 2번 트랙 'Solitude'- 듀크 엘링턴의 오리지널로, 듀크 조던은 그에 대한 존경에 의미로 스스로의 이름을 '듀크'로 바꿨다-를 제외하고 모든 곡들이 그의 오리지널이며, 3번 트랙 'Sultry Eve'는 쳇 베이커와의 협연으로 더욱 유명하다.
그와 함께 한 세션들도 전통적인 밥 연주에 통달한 이들이다. 트럼펫에 리처드 윌리엄스, 테너 색소폰에 찰리 라우즈, 베이스에 샘 존스, 드럼에 알 포스터까지. 앨범의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듣고 있노라면 어느 누구의 즉흥연주도 삐끗하거나 이탈하는 일 없이 밥 언어(Bop Language) 안에서 안정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알 포스터와 샘 존스는 조던의 곡들이 생명력을 얻을 수 있도록 안정적인 스윙을 제공하는데 즉흥연주 위주의 앨범 속에서 리듬이 이토록 강렬히 드러나는 것은 그들이 얼마나 출중한 실력의 소유자였는지를 증명하는 셈이다. 이들이 즉흥연주자들에게 최적의 반응을 해주고 있다는 것은 다른 이들이 마음 놓고 본인의 정체성을 뽐내고 있는데서 확인할 수 있다. 몽크의 오랜 고정 세션으로 유명한 찰리 라우즈는 조던의 밴드 안에서도 탁월한 해석력을 뽐내는 동시에 자신만의 개성을 확실히 알리는 연주를 들려주고 있으며, 리처드 윌리엄스는 노트를 끊어 연주하는 하드밥의 특징을 살리며 쉽지만 원리가 명확한 라인을 연주한다. 조던은 단순하고 명료한 컴핑과 직관적인 멜로디를 유지하는데 사실 이것은 그가 평생에 걸쳐 해온 연주다. 덴마크 이주 후의 앨범 작업들이 대부분 그렇다. 싱커페이션과 심플한 모티브를 살린 테마, 그 테마를 잃지 않도록 주제에 천착하는 즉흥연주. 그렇게 꾸준히 해온 일이 오늘날 우리가 기억하는 그를 만들었다. 어떤 이들은 너무 쉽기만 하다며 평가절하하지만, 그것은 듀크가 살아온 시대에 대한 개인적인 반응이지 대중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간편한 방식이 아니다.
앨범이 녹음된 때는 1975년. 이미 프리재즈의 광풍이 한 번 지나가고 퓨전과 펑크, 락, 스트레이트 비트 위주의 연주가 유행의 급물살을 타던 이때에도 듀크는 여전히 스윙하고 있었다. 그는 그전에도 그랬고, 그 후로도 그랬다. 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음악적 뿌리가 탄생했던 지점에서 버티고 서 있었다. 다만 그곳이 뉴욕이 아닌 유럽이었을 뿐. 한때나마 그를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간 사람'으로 착각했던 내가 잘못이었다. 정착하지 않는 것은 음악 그 자체였고 듀크는 버티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는 떠난 적이 없었다.
아래에 3번 트랙 'Sultry Eve'에서의 찰리 라우즈와 듀크 조던의 즉흥연주, 8번 트랙 'Duke's Delight(take4)'에서의 샘 존스의 즉흥연주 채보 파일과 영상 링크를 첨부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zxpbAq9uKUw
https://www.youtube.com/watch?v=uLs0DVMNl7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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