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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하고도 안온한 일상

그런 걸 원했는데 말이지요


1. 

브런치를 너무 오래 비웠다. 압박하는 알림(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도 받았다. 이렇게까지 오래 안 쓸 생각은 전혀 없었다. 연재도 끝났겠다 이런저런 일들도 생겼겠다 이참에 잠깐 쉬어야지, 했는데 그 기간이 좀 길어졌다. 이제 짧은 글이라도 성실히 써야지.


2. 

사실 지난주쯤에는 글을 다시 쓰려 했었다. 그런데 모두가 아시는 그 이유로(나라 꼴..) 멘털이 완전히 붕괴되어 아무것도(말그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다들 아연실색하고 깜짝 놀라고 두려워했던 것 같기는 하지만, 내 경우에는 그 정도가 몹시 심했다. 뉴스에 그 사건(언급하기도 싫음)이 처음 나온 날은 밤을 거의 새고 출근했다. 그날부터 며칠 동안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회사에서도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쳐내야 할 일, 급한 일 정도만 간신히 해내고 나머지 일은 다 내팽개쳐둔 채로 하루종일 뉴스 새로고침만 했다. 


3. 

왜 나는 이렇게까지 감당 못할 정도로 힘들었던 것일까?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정신건강이 취약한 편이어서였을까? 사실 그 일 이후로 며칠간은 다들 멀쩡히 일어나서 출근하고, 회사 가고, 놀러 가는 현실이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다. 나는 가슴이 두근거려서 평소 먹는 약을 먹고도 청심환이라도 더 먹어야 하나 어쩌나 고민하면서 하루하루 버텼는데. 어떻게?


4.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아직도 정신적 상태가 썩 좋지는 못하다. 하지만 어쨌든 하루하루 살아간다. 시간이 좀 흐르고 이 문제가 잘 수습된다면 이후에 장문의 글로 내가 느꼈던 것들을 남기고 싶다. 일단은 이렇게 짧은 글로 생존신고만 먼저 해본다. 


5. 

편안하고 안온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던 것인지 새삼 다시 느낀다. 일하다가 열받으면 마음 속에 불이 확 타올랐다가도 '이런 일에 화낼 수 있는 일상이라니 럭키비키잖아~' 하게 된다. 앞으로도 부디 평안한 사회에서 나는 작은 일에만 화내고 즐거워하며 소소하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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