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관리자가 되면 절대 안 그럴 거야." 나는 교무실에서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며 또 한 번 중얼거렸다. 교감실에서 나온 연구부장이 "이번 달 말에 과학발명대회 나가야 한대요, 토요일에 학생들도 지도해야 한대"라고 말했다. 조퇴를 신청할 때마다 교감이 "무슨 일인데요? 정말 꼭 가야 하는 일인가요?"라고 물었고, 나는 그때마다 다짐했다.
10년 동안 도서벽지 년수 가산점을 꽉 채웠고, 교육청 주관 연구대회에서 두 번 입상했으며, 교무부장 경력 3년을 모았다.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고, 마침내 교감이 되었다. 첫 출근, 나는 부장들에게 말했다. "저는 대회 같은 거 강요 안 합니다, 선생님들 편하게 일하세요." 첫 교감 협의회에 참석했을 때, 다른 학교 교감들은 자기 학교 학생들의 각종 대회 수상 실적을 자랑했고, 교육장은 "올해 우수학교 선정 기준이 대회 실적이니 참고하세요"라고 말했다.
한 달 뒤 월요일 아침, 나는 부장들을 불러 모았다. "이번 학기 안에 시 단위 이상 대회 출전을 해보는 게 어떨까요? 우리 학교 위상을 위해서요." 부장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갑자기 그러시면.."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학교를 위한 일인데 당연히 해야죠"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