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돌고 돌까?
시절 인연이라고 했던가 모든 것이 때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만남과 헤어짐이 그 시기가 있으니 너무 애쓰지 말라는 그런 내용이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듯이 지금 유행하는 의류나 장식 컬러 등의 콘텐츠가 어느 순간 유행이 지나고 옛 것이 되어 버리는 때가 온다. 그런데 돌고 도는 유행의 흐름 속에서 예전에 유행했던 그런 것들이 다시 유행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는 그런 현상이 생긴다.
90년대 엄청 인기를 끌던 힙합 문화의 아이템들이 있었다. 길거리를 쓸고 다닐 정도의 통도 넓고 길이도 긴 청바지, 오버핏의 맨투맨 티셔츠 그리고 듀렉이라 불리는 머리에 쓰는 액세서리까지 지금은 잘 안 입는 그런 의류들이 한참 유행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시절 인연처럼 그 시기에 힙합의류 브랜드에 근무를 한 적이 있어서 입사 전에는 결코 입지 않았던 힙합의류를 입고 다니던 때였다. 그때는 그랬다. 그 이후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은 ….. 도저히 몸이 받아주지를 않는다 그때 그 힙(?)했던 의류들을…
오래전에 유행(?)했던 ‘아나바다 운동’이라는 것이 있었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라는 내용으로 환경보호와 자원 재활용 등을 위한 캠페인이었다.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고 실천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아나바다’라는 말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고 ‘아나바다’ 운동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이름만 잘 기억이 안 날뿐 환경 보호를 위해 자원 재활용과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등의 방법으로 변화가 되어 아직도 잘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자원의 재 사용이나 필요 없는 물건을 서로 나누고 바꾸는 문화는 예전보다 더 활발하게 진행이 되고 있다.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커뮤니티도 생겨나고 활발하게 바꿔 쓰고 나누어 쓰는 자원의 순환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안 쓰거나 필요 없는 물건을 무료로 나누어 주기도 하고 필요한 사람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하는 경우도 있어 파는 사람이나 사는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다시 시절 인연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유행은 돌고 돌고 패션도 돌고 도니 예전에 입던 옷을 계속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 다시 유행을 하는 시절이 올까? 새로 나타나는 트렌드에 맞게 옷을 사고 계속 그 옷을 보관하면 그것이 관연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이 될까? 글쎄 돌고 도는 유행에 대비해서 계속 옷을 보관하고 있는다면 집이 곧 미로처럼 되거나 옷 때문에 아주 불편하게 집에서 생활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집이 아주 크거나 창고가 있어 따로 보관할 수 있다면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집이 엄청 좁아질 것이다. 보통 유행이 다시 돌고 돌아 예전에 입던 옷을 입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 글쎄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그 유행이 죽기 전에 다시 올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래서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유행은 돌고 돌지만 언제 다시 올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 안 입고 보관하는 옷들은 과감하게 나누거나 팔거나 아님 재활용 수거함에 넣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 중에 집 정리를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전문가가 의뢰인의 집으로 방문해서 정리의 기준을 제시하며 집을 정리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또 얼마 전에 종영한 예능 프로그램 중의 하나는 의뢰인의 집을 방문해서 의뢰인이 안 쓰거나 필요 없는 물건들을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려서 판매를 하고 판매 수익금은 기부를 하는 그런 프로그램도 있었다.
예전에 쓴 글 중에서 했던 이야기이지만 재활용 원사를 이용해서 새로 만드는 것보다는 있는 의류를 필요한 사람과 교환하거나 아니면 관리를 잘해서 오래 입는 것이 환경을 위해서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이다. 무언가를 새로 만들면 그만큼의 자원이 새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누거나 바꾸는 방법이 아니라면 고쳐 쓰는 방법도 있다. 바로 리폼을 하는 방법이다. 예전에 리폼의류 브랜드를 론칭한 어느 디자이너를 만난 적이 있다. 패션 관련 전공자는 아니지만 옷이 좋아서 리폼의류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는 그 디자이너는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해서 유니크한 리폼의류를 만들고 있었다. 리폼을 하기 위해 디자이너는 중고 거래 시장이나 동묘시장 그리고 구제 매장 등에서 리폼의류를 매입해서 새로운 디자인의 유니크한 의류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나누고 바꾸고 그리고 고쳐서 입는 다면 새로 원단을 짜서 염색을 하고 봉제를 해서 만드는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