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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문수 Apr 17. 2022

생일 선물 소동

2021년 4월 7일. 소동 발발.




생일날. 많은 이들로부터 날아온 축하 인사. 얼떨결에 알게 된 사실. 


반가운 이들은 꼭 선물과 함께 축하를 해주었고, 


불편한 이들은 꼭 선물도 없이 쓸데없는 말을 보태었다. 




나는 속물인가? 이참에 속물이 되어버리자. 




여하튼 그 고마운 선물들 중에 나를 곤경에 빠뜨린 것이 있었으니,


바로 치킨이다.




닭!




대한민국에 치킨을 마다하는 이 누구 있으랴. 


나 역시 치킨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튀김류 음식을 사모한다. 


그러나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가끔씩 내 불행의 흑막이 될 때가 있다. 




그건 BBQ 황금올리브 기프티콘이었다. 


황금! 


드럽게 비싸다며 내 돈으로는 절대 사 먹을 리 없는 BBQ 치킨이라 


선물로 받으면 버선발로 반겨야 할 일인데, 


나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기프티콘을 바꿔달라 부탁했다. 


선물을 주는 사람에게 받을 선물을 흥정하게 된 꼴이었다. 


“그건 마음에 안 드니까 다른 거 줘.”하는 듯싶었다. 그래서 왜 그랬냐면




우리 집, BBQ 배달이 안 된다. 


동네에 BBQ는 있는데 기프티콘을 못 쓰는 지점이다.


일반적인 치킨집이 아니라, 맥주집의 형태인 ‘BBQ 치킨 앤 비어’였던 거다. 


결국 기프티콘을 보내줬던 친구에게 다른 기프티콘으로 바꿔달라 부탁했다. 


그게 작년 일이다.




그저께, 생일이 돌아왔다. 


잘해준 것도 없었는데 사람들은 값진 선물을 보내왔다. 


‘이 사람한테는 내가 뭐길래 선물을 보내지?’ 싶은 사람이 있었고, 


‘이 녀석은 내가 준 선물은 꿀꺽 삼켜놓고 보답도 안 하네!’라며 


나 혼자 섀도복싱을 하게 만든 사람도 있었다. 중헌 건 고거시 아니지. 




그러니까 ‘그 BBQ’가 돌아왔다. 


이번에는 두 명이나 BBQ 치킨 기프티콘을 보내온 거다. 


나도 안다. 집에 BBQ 치킨 배달이 안 된다는 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행여나 내가 BBQ가 마음에 안 들어 기프티콘을 마다했다고 여기진 않을까. 




사실은 말이야… 나도 좋아해 BBQ. 


사실 치킨이면 다 좋아… 미안해…     




생일 개꿀ㅋㅋ     


                                                                                                                                                              22.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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