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by RUKUNDO
관계(關係)
1.(명사)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 또는 그런 관련.
2.(명사) 어떤 방면이나 영역에 관련을 맺고 있음. 또는 그 방면이나 영역.
3.(명사) 어떤 일에 참견을 하거나 주의를 기울임. 또는 그런 참견이나 주의.
4.(명사)((‘관계로’ 꼴로 쓰여)) ‘까닭’, ‘때문’의 뜻을 나타낸다.

회사생활이라는 것.

사회생활이라는 것.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것.

이 모든 삶에서 흘러가다 보면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기에 마련이다.

관계에 대한 정의를 아무리 해봐도

관계라는 것은 상대적이고

상호 간에 발생되는 감정의 교류의 결과이기에

늘 다르고 공식화되질 않는다.

사람이 모이면 어떤 형태로든 관계가 만들어지는데 어릴 때는 그것에 대해 고민한 적이 없었다.

그때도 분명 만남과 헤어짐이 있었고,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관계의 형성이 있었을 텐데 말이다.


‘학생’ 딱지를 떼고 나서 관계는 큰 숙제로 다가왔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가장 당황스러운 것은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도 나에 대해 관계정립을 하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체적인 등급이 매겨진 후에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는 포커테이블에 앉은 것과 같다.

상대방이 나에게 매긴 등급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지만 여러 가지 정보들을 조합해 배팅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 사람은 ‘나’에 대해 어떤 정보를 수집했을까?

무엇을 보고 판단을 한 걸까?

일면식도 없는데 어떻게?

수많은 질문들을 뒤로하고 눈앞에 있는 상대만을 보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나도 그 사람에 대한 관계의 정도를 정하게 된다.


고려할 것들도 많아진다.

상대방의 지위, 소속, 나이는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호칭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겉으로 보기에 좋은 관계라고 해서 실제로 좋은 관계인 것이 아닌 것이 아이러니다.

회사에서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모두와 좋은 관계를 맺거나 아무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 적을 만들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는 싫은 것을 싫다 말하는 사람이 적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더더욱 적다.

그래서 ‘아니다’에 대한 대체어로 ‘ 검토해 보겠습니다’,

‘싫다’를 ‘대안이 있지 않을까요’로 대신 말하는지도 모른다.

진짜 검토하고 싶어서 검토하겠다는 건지 아니라는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은 개개인의 능력이다.


물론 빠르게 정보를 수집해 관계형성을 이뤄야 하는 자리가 있다.

거래처와의 만남과 회의가 그러하고, 첫 대면한 상사와의 만남이 그러하다.

그러나 그 뒤에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나가기 마련이다.

처음의 판단과 달라지는 경우고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왕왕 있다.


나와 상대방의 거리가 달라 벌어지는 오해도 많다.

어릴 때처럼 속 시원하게 대화를 나누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냥 말로 하면 쉽게 풀릴 문제들이 대부분이지만

형님놀이를 하는 유치원생들처럼 그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질 않는다.

암묵적인 법칙이다.


처음 가는 거래처 앞에서 선배가 말했다.

“나이가 어린 편이라 상대방이 함부로 대할 수 있으니 30살이라고 소개해.”

내 나이가 어때서. 그렇게 나는 나이를 잊었다. 거래처 사람들도 몇 년째 30살인 내가 의아하긴 했을 것이다. 진짜 정보가 아닌 것으로 시작된 관계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마음에 맞는 사람, 친우를 만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색안경을 끼고 사람을 대하는 것이 익숙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관계자체가 평생 풀지 못하는 난제로 남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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